문예공론
2021-01-21
'부화뇌동'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문자가 가진 그대로의 뜻은 우레소리에 맞춰 같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부화뇌동이라는 말은 논어 자로 편에 나오는 말이다. "군자는 화합하되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되 화합하지 않는다. 즉, 군자는 남을 자기 자신처럼 생각하..
2021-01-18
나무의 삶이 쓰러졌다 더 솟구치고 싶은 욕망이 해체되었다 숲의 지도가 바뀌고 잘려나간 밑동에 눈이 소복이 쌓여있다 연한 바람에 눈은 녹아내리고 잘려진 나이테를 손으로 어루만지면 아직도 피가 도는지 싹 하나가 솟을 것 같다 도시의 지친 마음을 붙들던 푸른 그늘이 아쉽다..
2021-01-14
겨울을 품은 흐린 하늘을 읽어요 구름에서 번식된 흰 눈이 회색 공중을 열고 무수히 쏟아지면 수정할 수 없는 폭설이 지상의 풍경을 바꿔요 허공을 점유하며 내리는 눈발이 어느새 몸의 둘레에 촘촘히 쌓여요 대설이, 온 세상을 빠뜨리고 눈이 쌓인 바닥에는 어제가 들어있어요 아..
2021-01-12
전생에 무슨 피치못할 업보이기에 마주 할 수 없는 인연으로 태어났을까요 아버지와 저는 단 한번 의 짧은 만남도 허락되지 않았나요 가혹한 형벌입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아프게 상처를 내며 눈물강이 흐릅니다. 고희를 한참 넘었는데도 보고싶은 아버지 그리움 다독이는 한편의..
2021-01-07
기갈로 메말라 버린 감성은 따스한 우정의 햇살로 움츠러든 심상에 기지개를 켠다 힘들어 아파할 때에 전파를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 자신의 마음인 양 위로해 주는 친구 쓰지 못하는 글을 쓰면서 허공만 주시하며 방황한 시간은 보약처럼 쓰디 쓴 외침 소리에 식어버린 시어가 생기..
2021-01-04
평온하다 기쁘다 그러니 행복하다 오늘은 얼마나 웃음꽃이 피어날까 그대를 생각하면 웃음꽃이 함박꽃으로 변한다 어떻게 이렇게 변했을까 자문해 본다 함박 웃음꽃으로 답한다 그녀에게도 물어본다 벙글벙글 벙글어 흐드러진다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언어다 느낌으로 표..
2021-01-04
* 설렘의 눈부심을 머리에 이고서 사랑의 햇살 안고 바람 한 점 재우며 눈 덮힌 하얀 길 위을 푸드득 날어오른다. * 하늘을 알 수 없는 스산한 꽃샘 앞에 싸늘한 바람에도 네가 있어 설 수 있고 살포시 꽃물 올리는 네 소리를 듣는다. * 앞길을 열어주는 새싹들의 격려에..
2020-12-30
달랑 혼자 남았다. 힘든 마음 서러운 눈물 끈질긴 구애도 아린 가슴으로 뿌리쳤는데 열한 고비 고통의 시간 아직도 목에 가시처럼 남아 있을 것인가 하하 호호 웃음소리 잦아들고 찬바람에 손끝이 시려 오는데 아쉬운 시간 그래도 따뜻하게 속삭이는 태양이 있으니 남아있는 애환의..
2020-12-28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흰 눈 내리는 새벽 세시, 루돌프 사슴이 이끄는 썰매에 탄 산타가 공중에서 휙 던진 선물이 마당 끝 소나무 가지에 탁 걸린다. 소나무 왼쪽 가지에 선물 하나, 가운데 쪽에 또 하나, 오른쪽 소나무 가지에 선물 한 개 더 추가. 매년 크리스마스..
2020-12-23
겨울철 불쑥 나타나는 의기양양 동장군 칼바람 몰아치는 해 저문 저녁 무렵 손발 시려 종종걸음 문풍지 울어대는 인기척 끓긴 겨울밤 깊어만 가는데 유등천의 물길 얼음 꽃을 피운다 돌멩이 하나 얼음으로 던지면 물 마시러 나온 백로 포물선을 긋는다
2020-12-21
빨간 단풍 노란 단풍 스산한 바람타고 한 잎 두 잎 여행한다 추억만 남긴 채 그리움 속으로 묻혀 간다 가슴 속 파고드는 아쉬움 이제 그만 보내야겠다 떠나는 가을 아쉬움으로 달래다 보니 어느새 내 얼굴의 주름살과 함께 성큼 다가와 거울 속에 비친다. 아! 세월의 빠름 누..
2020-12-17
하얀 버선에 시린 발 숨기고 밤새 달려 온 넌 나의 첫사랑 가냘픈 나래 허공을 맴돌다 사뿐히 내려앉은 목련빛 밀어 은밀히 찾아와 설렘 한 줌 남겨 놓고 홀연히 떠나버린 하얀 미소.
2020-12-15
그대가 보고싶어 일기장 열어보니 찬바람 불어와서 가슴에 파고든다 오늘도 그대생각에 먼 하늘만 봅니다 주름진 세월 끝에 피었다 진 당신모습 잊으려 애를써도 환하게 떠오르고 오늘도 그대생각에 새벽잠을 깨우는가 한세상 오래도록 웃으며 살고픈데 나의 손 뿌리치고 홀연히 떠난..
2020-12-07
탁탁탁 도마의 목소리가 사라진 지 오래 이른 아침 붉은 해를 썰고 이슬을 끓이던 도마 소리에 내 하품과 귀를 막은 적도 있었지 오늘은 어머니 손맛이 그리운 날, 소리가 멈춰버린 저 도마에는 어머니의 사랑과 따뜻한 손길이 담겨있다 어머니가 그리운 날 칼 하나로 도마의 목..
2020-12-01
2020-11-18
케이블카를 타고 싶다며 할머니를 조르는 개구쟁이 손자 녀석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발길이 가는 대로 호남의 금강산 대둔산으로 가을 나들이 낭만이 깃든 케이블카 아래 펼쳐진 금강 계곡은 한 폭의 수채화 바위동산에 홀로 선 소나무 포효하는 곰 바위가 애처로워 보이고 벌거벗..
2020-11-17
들 숲의 한가운데 바람으로 돌아서면 길 깊은 어두운 산속 가쁜 호흡 차올리며 비탈길 숨 고르시고 올라가신 언덕빼기 수 많은 걸음걸음 이겨내던 시간 속에 굽이친 깊은 강물 주름지는 얼굴 아래 말없이 흘리신 눈물 소매자락 젖어간다 그리워 지친마음 뜨겁게 감싸주며 다정한 토..
2020-11-12
그대가 그리워 가슴을 부여잡아본다. 울지 않으려고, 아니 아무에게도 우는 나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꿎은 국화꽃만 바라보며 그대는 무엇이 그리 바쁜지 젊은 날의 우리 추억, 배낭을 메고 걸음을 재촉하며 내 앞에서 사라지려한다. 영원히 바라볼 수 없을 거 같아 너의..
2020-11-08
"앗 뜨거워 뜨거워." 겨울밤 저녁 먹고 출출할 때쯤 되면 아버님께서 고구마를 구워서 주신다. 단물이 줄줄 흐르며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군고구마. 어찌나 좋아하던지 밤마다 먹었는데 아침에 쟁반을 보면 고구마 껍질이 한가득 되었었다. 그 당시엔 날마다 먹어도 질리지 않고..
2020-11-02
1) 어릴적 내 별명은 부지런한 새벽까치 첫새벽 눈을 뜨면 방마다 돌아가며 모두들 일어나라고 이불을 뒤집었네 2) 눈 뜨며 웃는 얼굴 모두들 던지는 말 왔구나 새벽까치 알았다 일어나마 귀찮은 표정속에도 사랑담은 눈망울 3) 반가운 까치소리 하루의 운을 빌고 오늘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