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 대학과 지역사회의 악수

  • 오피니언
  • 중도칼럼

[중도칼럼] 대학과 지역사회의 악수

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18-07-18 08:58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손종학 01086489915
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본격적인 학문 기관으로서 지금과 같은 모습의 대학이 처음 출현한 것은 중세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과 프랑스의 파리 대학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이후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북미 대륙에 수많은 대학이 설립되었음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신흥대학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나타났고, 이들 대학들을 통하여 인류와 세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주요 국립대학과 사립대학들이 세워져 조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끈 동량들을 배출하여왔다. 아마도 우리가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을 넘어 선진국의 문턱까지 옴에 있어 대학의 역할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유공훈장을 받아도 모자랄 듯싶은 대학들이 언제부터인지 위기감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위기감의 정체는 피상적으로야 향후 학생 정원에 미치지 못 하는 입학 자원의 부족에 따른 존폐의 문제이지만, 속살을 살펴보면 더 근본적인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금 대학은 이 사회에, 이 나라에 과연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라는 사회적 물음에 대학이 제대로 된 답을 내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과연 대학이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면, 대학은 어떤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인지에 관한 존재론적 의문에 이제 대학은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가 요구하는 대학의 역할은 어떤 모습일까? 시대와 상황에 따라 구체적 역할과 모습은 다르겠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학의 본질적 사명인 연구, 교육, 봉사를 통한 사회에의 기여야 말로 사회가 대학에 바라는 바의 요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달리 말하면 연구와 교육 그리고 봉사를 통하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대학이 해결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국 현재와 미래의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이를 위하여 학문을 연구하고, 이러한 학문 연구의 결과물과 길러진 인재를 통하여 이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여 더 나은 사회, 더 좋은 삶을 꾸려주는 것이 바로 대학에 바라는 사회의 요구이다. 이 준엄한 요구에 대학이 제대로 부응하지 못 한다면 사회는 대학을 외면할 것이고, 이 요구에 훌륭하게 대처해 나간다면, 사회는 대학에 충분한 지원을 하고, 그 결과 대학은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답은 대학만이 홀로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대학과 사회가 힘을 합할 때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는 성질의 문제임에 주목하여야 한다. 즉 대학의 사회 기여를 향한 끝없는 노력과, 사회의 대학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이 양방향으로 모두 수반되지 않는 한 대학의 발전도, 사회의 발전도 요원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주지하다시피 미국의 주요 대학은 유수의 대학평가기관들로부터 유럽의 전통 명문대학들을 제치고 상위 순위를 싹쓸이 하다시피 앞서가고 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미국에서는 각 주를 대표하는 주립대학들의 비약적 발전을 통하여 전체적인 순위 상승의 자리매김이 가능하였고, 이러한 주립대학들의 발전에는 각 주 정부의 주립대학에 대한 강력한 지원 그리고 지역민의 주립대학 발전에 대한 염원과 사랑이 큰 기여를 하였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대학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회와 대학의 상생의 중요성은 지역대학과 지역사회에서 더해진다. 우리 충청권의 경우 경제 규모, 사회·문화적 인프라의 양과 질 등 많은 면에서 수도권의 그것에 미치지 못 함은 물론, 타 지역인 영남권이나 호남권에 비하여도 일정 부분 부족함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충청권에서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유기적 협력이 더 긴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유기적 협력이야말로 우리 충청권이 처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여타 지역은 물론 수도권과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나라의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반대로 만일 우리가 대학 따로, 지역 따로, 소위 각자도생을 한다면, 그 결과가 어떠할 것인지는 굳이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인재와 지식의 보고인 대학과 대학의 존립 터전이 되는 지역사회가 서로를 인정하고 지원해줄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이것이 바로 사회와 대학의 상생이자 상호 발전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유기적 협력이 많이 부족하였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러기에 이제부터라도 시작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역과 대학이 상호간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상대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공생할 제반 정책들을 공동으로 입안,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즉 대학은 지역사회의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발전에 존재감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하여 먼저 이를 위한 풍토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고, 지역사회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대학에 재정적 지원을 포함한 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때마침 지난 7월부로 민선 7기 지방자치가 출범하였다. 새로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는 종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대학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 길이 바로 우리 충청 지역이 살 길이다. 폭염이 계속되는 성하의 계절이지만, 시장, 도지사는 대학의 총장들과 먼저 머리를 맞대고 지역과 대학의 상생을 도모해보자. 거기에서 발전의 해결책은 하나, 둘 나오게 되어 있다. 지역과 대학의 기분 좋은 악수를 기대해본다. 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특수영상영화제, 'DFX OTT어워즈' 대전의 가을 밤을 빛내다
  2.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24년 거버넌스의 한계… 충청의 물, 이제 유역 전체를 보자
  3. [2026 기초기본캠페인]학하초, 더 촘촘해진 RISE…학생의 '성장 속도'를 맞추다
  4. 예년보다 이른 '9월 독감' 유행…국가예방접종 어르신은 추석 이후
  5. 55년 만에 바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육감들 “재정 감소 검증해야”
  1. 충청권 초등 급식비도 지역차…충북 4322원·대전 3620원
  2. 6개월 아들 방치해 사망… 20대 부부, 살해 혐의는 부인
  3. 충남대 교수·간호사 부부 ‘해먹’에서 찾은 욕창 방지 매트리스 개발
  4. 건양대병원, 위험에 빠진 고위험 산모 새벽 응급수용으로 출산 도와
  5. 글로벌 식품기업 '아이씨푸드' 충남대병원에 5천만원 기탁

헤드라인 뉴스


충청광역연합 다시 기지개… 출범후 21개월만에 첫 협의회

충청광역연합 다시 기지개… 출범후 21개월만에 첫 협의회

2024년 전국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충청광역연합이 민선 9기에서는 충청권 4개 시·도의 진정한 구심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청광역연합은 17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제1회 충청광역연합 협의회'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연합장 박수현 충남지사를 비롯해 허태정 대전시장, 조상호 세종시장, 신용한 충북지사가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설치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공동성명'을 전격 채택하며 첫 공식 행보로 충남도 안건에 힘을 실었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

기업 10곳 중 9곳 "올 추석, 나흘 이상 쉰다"
기업 10곳 중 9곳 "올 추석, 나흘 이상 쉰다"

올 추석 연휴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 10곳 중 9곳이 나흘 이상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지난해보다 줄었고, 기업 절반가량은 추석 경기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7일 발표한 '2026년 추석 휴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7.0%가 올해 추석 연휴에 휴무를 실시한다고 답했다.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 중 휴무 기간이 '4일'이라는 응답은 76.5%로 가장 많았고, '5일 이상'도 14.2%로 조사돼 나흘 이상 쉬는 기업은 전체의 90.7%에 달했다. 반면 '3일 이..

충남교원 10명 중 9명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반대"
충남교원 10명 중 9명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반대"

충남지역 교원 10명 중 9명 이상이 초등학교 저학년 정규수업시간 확대에 반대하고, 교육시간 확대를 통한 돌봄 공백 해소 효과에도 부정적인 전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충남교총)는 정책 논의 기준을 도입 여부가 아닌, 교육적 타당성 검증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충남교총은 17일 충남 유·초·중·고 교원 1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논의에 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 정규수업시간 확대를 반대하는 교원은 93.5%, 찬성은 5.3%로 집계됐다고 발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