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 문화
  • 문화/출판

[나의 노래]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 승인 2018-11-05 15:09
  • 수정 2018-11-05 23:23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프레디 머큐리
연합뉴스
오페라인가, 대중음악인가. 7분이라는 전무후무한 긴 시간의 팝 음악은 지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보헤미안 랩소디'. 화려한 사운드와 그룹 퀸의 천재적 음악성은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불멸의 음악으로 확고한 자리를 지킬 것이다.

대학 때 기숙사에서 늦은 밤까지 FM 라디오를 듣는 것은 유일한 낙이었다. 군사독재의 엄혹한 현실에서 캠퍼스의 낭만은 사치였다. 강의는 결강하기 일쑤였고 화사한 벚꽃 아래 봄꽃의 향기는 취루탄 냄새로 대체되었다. 오월의 봄은 퇴색된 지 오래. 독재자의 민심 수습용 올림픽은 무사히 치러졌지만 독재의 상흔은 아물지 않은 채 삶을 견디는 시간들은 더디 흘러갔다.

늦은 밤 카세트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모기소리만한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은 자 어디 있으랴. 귀를 후벼파는 기계음과 인간이 낼 수 있는 최고조의 고성, 화려한 아카펠라. 이건 뭐지? 꿈결인 듯, 현실인 듯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현기증을 불러일으키는 '보헤미안 랩소디'와의 랑데부는 오랫동안 각인되기에 충분했다.

이국적인 용모의 프레디 머큐리의 잘 빠진 몸을 드러내는 타이트한 옷차림과 화려한 액세서리. 그리고 짙은 콧수염과 뻐드렁니. 그 입에서 터져나오는 괴성같은 창법은 누구도 따라갈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마마, 사람을 죽였어요, 머리에 겨눈 총구로 방아쇠를 당겨 죽였어요, 난 죽기 싫어요, 난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프레디의 절규가 가슴을 후벼판다.



'퀸'의 재현이다. 지난날의 향수는 달콤하지 않다. 회한과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도 관객들은 일어설 줄 모른다. 프레디 머큐리는 갔지만 그의 신화는 굳건하다. 이민자의 설움과 외로움이 퀸의 자양분이었고 관객의 몫은 차고 넘친다. 안녕 프레디, 안녕 퀸.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찰청 경무관급 인사 단행… 충남청 2명 전출·1명 전입
  2. 우승 겨냥한 한화이글스 응원전 대전이 '들썩'…야구장에 7천명 운집
  3. 서산시, 제3회 온(溫)가족 축제 성황리에 개최
  4. 경찰 경무관급 전보 인사는 났는데… 승진 인사는 언제?
  5. [2025 국감] R&D 예산 삭감 여파·포스트 PBS 대응 등 과기계 현안 점검
  1. '아쉬운 첫 출발'…한화 이글스,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에 패배
  2. [대전시 국감]농수산물시장 도매법인과 하역노조 갈등 수면 위
  3. [르포] 한남대 학생이 체험한 행복동행 힐링축제
  4. [월요논단] 대전체육 역대 최고 성적, 최고 흥행
  5. 대전 동구, '2025 대전 동구동락 축제'… 3년 연속 흥행

헤드라인 뉴스


국비 문턱에 막힌 `대전 웹툰 클러스터`…2030년 완공 물 건너가나

국비 문턱에 막힌 '대전 웹툰 클러스터'…2030년 완공 물 건너가나

대전시가 추진 중인 '웹툰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국비 반영 난항으로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사업을 지역 콘텐츠산업 발전의 핵심 거점사업으로 보고 힘을 보태고 있는데 '돈 줄'을 쥔 기획재정부 예산심사에선 연거푸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초 2028년 완공 목표가 2030년 이후로 미뤄질 우려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7일 취재에 따르면, 시가 추진 중인 웹툰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올해 10월 중 중앙투자심사 상정을 목표로 했지만 국비 확보가 지연되며 심사 절차조차 착수하지 못한..

보이스피싱 등으로 93억여 원 편취… 지휘·통솔 체계 갖춘 캄보디아 범죄조직
보이스피싱 등으로 93억여 원 편취… 지휘·통솔 체계 갖춘 캄보디아 범죄조직

"속아서 범죄에 가담했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충남경찰청이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45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범죄는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지인들의 제안을 수락하거나 인터넷 광고를 보고 직접 범죄에 가담했다. 이 중 몇명은 카지노에서 돈을 탕진하고 새로운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에 가담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적으로 이들을 감금하고 폭행하는 등 강제로 범행을 시켰다는 정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건' 총책이 조직한 범죄집단에 가입했다. 이 집단은 총책을 정점..

경찰 경무관급 전보 인사는 났는데… 승진 인사는 언제?
경찰 경무관급 전보 인사는 났는데… 승진 인사는 언제?

경찰 고위직 승진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치안 정감·치안감 등 수뇌부 인사에 이어 경무관 전보만 이뤄졌을 뿐, 경무관·총경 승진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라 발표 시점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가 인사는 2025 'APEC 정상회의' 이후가 될 것이라는 내부전망도 나온다. 경찰청 본청은 10월 25일 경무관급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9월 25일 치안감급 30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한 것에 이어 한 달 만에 이뤄진 인사 조치다. 경무관 정원 83명 중 절반 이상이 자리를 옮겼는데, 수사 라인이 대거 교체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코스피 지수 사상 첫 4000선 돌파…4042.83으로 마감 코스피 지수 사상 첫 4000선 돌파…4042.83으로 마감

  • 초겨울 날씨에 두꺼운 외투와 난방용품 등장 초겨울 날씨에 두꺼운 외투와 난방용품 등장

  •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대전 시민들 한화 응원전 ‘후끈’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대전 시민들 한화 응원전 ‘후끈’

  • 2025 함께 가는 행복동행 힐링축제 성료 2025 함께 가는 행복동행 힐링축제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