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맹주' JP 별세 1년… 충청 정가 현주소는?

  • 정치/행정
  • 대전

'충청 맹주' JP 별세 1년… 충청 정가 현주소는?

구심점 리더 역할 여전히 부재
대권주자 조사에 이름도 못올려
식어가는 '충청대망론' 부활해야

  • 승인 2019-06-20 16:26
  • 신문게재 2019-06-21 3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018062401002072400094471
▲김종필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 DB
23일로 고(故)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서거 1주년을 맞는 가운데 그동안 충청은 '맹주' 부재에 따른 공백을 절실히 느꼈다. 차기 대권주자에 이름도 못 올리며 지역의 숙원인 충청대망론은 안갯속에 빠졌고, 구심점 역할을 해줄 리더가 없다 보니 지역 차원의 역량 결집도 아쉬움이 컸다.

JP는 지난해 6월 23일 숙환으로 영면했다. 향년 92세. JP는 격동의 한국 현대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5·16 군사정변에 주역으로 가담했고, 한국 최초의 현대적 정당인 민주공화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박정희 정부에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단초를 제공하는 등 총리로서 실권도 행사했다.

첫 대망론 주자로서 대권에 가장 근접하기도 했다. 물론 '3김(JP·YS·DJ)' 중 유일하게 대통령에 오르지 못했지만, 박정희 정권부터 김대중 정권까지 장기간 권력의 핵심에 있었다. 고향인 충청에도 일인자로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을 창당해 지역의 목소리를 대표·대변했다.

정계를 떠난 뒤에도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하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때문에 지역 인사들은 새해면 어김없이 JP를 찾아 고견을 구했고, '포스트 JP'를 꿈꾸며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JP가 세상을 떠난 뒤 1년, 충청 정가는 JP의 공백을 메울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먼저 대망론 불씨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가장 큰 문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불명예 퇴진했고, 이완구 전 총리가 "대망론은 꺼지지 않았다"며 내년 출마를 공식화했지만, 큰 파괴력을 불러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한국당 정우택 의원도 대권레이스를 이탈한 바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역 현안에 드라이브를 걸며 대망론 후보로 부상 중이나 본인이 "대통령 선거에 나가고 싶어도 나는 대중성이 없다"고 밝혀 대권 경쟁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이렇다 보니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충청 출신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고 있다.

그런 만큼 지역에서 새로운 대권주자에 대한 갈증과 대망론 실현을 바라는 갈망 또한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각에선 지역정당의 향수 또한 감지될 정도다. 중심을 잡아줄 맹주 부재에 따른 단합과 결집도 부족한 실정이다. 충청권 현안 해결을 위한 역량 결집이 시급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충청 4개 시도엔 현안이 즐비하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이전, 국회 세종의사당·대통령 집무실 설치, 2030 아시안게임 충청권 공동유치 등 추진 동력을 확보해야 할 사업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역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뜻을 함께하거나, 공동 행동에 나서지 않는 실정이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대사 전체를 봤을 때 JP는 공과가 갈리지만 충청엔 대망론 주자이자, 일인자로서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JP 서거 이후 1년간 대망론 주자를 새로 키우지 못한 점과 구심점 역할을 해줄 지역 맹주를 발굴하지 못한 건 충청 정가의 피해이자,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총리 1주기 추도식은 23일 오전 11시 충남 부여군 외산면 가덕리 소재 가족 묘원에서 거행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연수구, 지역 대표 얼굴 ‘홍보대사 6인’ 위촉
  2. 시흥시, 별빛 축제 ‘거북섬’ 점등식
  3. "아산으로 힐링 가을여행 오세요"
  4. 행정수도와 거리 먼 '세종경찰' 현주소...산적한 과제 확인
  5. 대전 방공호와 금수탈 현장 일제전쟁유적 첫 보고…"반전평화에 기여할 장소"
  1. 호수돈총동문회, 김종태 호수돈 이사장에게 명예동문 위촉패 수여
  2.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김성욱 경장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3.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비인간적 범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4. "일본에서 전쟁 기억은 사람에서 유적으로, 한국은 어떤가요?"
  5. KAIST 대학원생 2명중 1명 "수입 부족 경험" 노동환경 실태조사

헤드라인 뉴스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대전과 세종, 충북을 급행철도로 연결하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가 민자적격성조사 문턱을 넘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한 CTX의 조기 개통 로드맵 마련을 주문했다. 황 의원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스알(SR)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50번에는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있고,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전국 접근성 개선에서 서울에서 1시간 전국 주요 도시에서 2시간 접근 가능한 교..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과학과 예술의 도시, 대전시가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에 우뚝 섰다. 21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2025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연합회(AAPPAC) 대전총회'가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지역적 영감에서 세계적 영향으로(From Local Inspirations to Global Influences)'를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세계 20개국 80여 개 공연예술 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지역이 품은 창의성과 상상력이 세계로 확산되는 길을 함께 모색했다. 첫 번째 세션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K-컬처'에서는 한국 문화예술이..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유성구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원자력안전 교부세 신설이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입법이 좌절된 이후 올해 초 또다시 관련법이 제출됐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 나아가 144만 대전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 사안인데 행정당국의 이슈파이팅 부족으로 현안 관철은 멀기만 해 보인다. 21일 취재에 따르면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유성을)이 대표발의 한 이른바 '원자력안전교부세법'(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안) 7월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현재 위원회 차원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