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역갈등 '일본 판정패' 단정 빠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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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무역갈등 '일본 판정패' 단정 빠르지 않나

  • 승인 2019-10-23 15:25
  • 신문게재 2019-10-24 23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한일 무역갈등에서 일본이 사실상 판정패했다는 분석이 23일 나왔다. 여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내린 진단이다. 실제로 일본 기업에 부메랑이 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전체적으로 우리 기업 피해가 크지 않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피해를 본 기업이 있는가 하면 부품 수입이 언제 막힐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기업이 있다. 더 꼬여갈 때는 표정관리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주요 해외기관들의 평가처럼 딱 지금만 보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겼다고 단언하기엔 무리가 있다. 한국은행 견해처럼 경제적 파장을 예단하기 어렵다. 조성옥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계열사 거래를 부당 내부거래로 제재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비상 상황이다. 일본 수출규제가 최대 리스크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대처에 실패하면 일본 정부의 초기 구상대로 일본이 완승할 수도 있다.

물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한 경제보복이 의도치 않게 메기효과로 돌아오기도 한다. 반도체 핵심소재 규제 1호인 불화수소는 라인에 투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립 생산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대·중소기업 간 연쇄 차질이 없도록 공급망 재편도 필요하다. 승패를 논할 시간이 있으면 관련 기업 애로 수렴과 소재·부품·장비산업 생태계 조성에 쓰는 것이 생산적이다. 자화자찬이나 호언장담은 시기상조다.

동시에 외교 채널 확보를 포기해선 안 된다.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경색된 양국 관계의 첫 실타래를 풀기 바란다. 일본 변수에 살얼음판을 걷는 기업이 적지 않다. 소수지만 직접 타격을 입은 기업이 존재한다. 간접적인 피해를 보는 기업 숫자는 상당하다. 경제보복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민주연구원의 지적이 현재까지는 옳다. 그러나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하거나 강도가 강화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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