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런 식의 인구구조 변화 대책은 곤란하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이런 식의 인구구조 변화 대책은 곤란하다

  • 승인 2019-11-07 16:32
  • 신문게재 2019-11-08 23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한참 오래전이다. 뉴밀레니엄 시작과 함께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경고도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미리 방지하는 차원이라기보다 따라잡기에도 급급하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결과로 드러난 사실이 그렇다.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출산율 0명 시대'가 대표적이다. 2000년 이후 지금까지 300조 원가량 예산을 퍼붓고도 출산율을 끌어올리기는커녕 줄곧 내리막을 치닫고 있는 데는 아찔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엊그제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기존 교육과 병역, 행정 시스템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혁이 필요하다며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우리의 인구구조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이다. 어찌 보면 진작부터 예고된 사항들로 원인 해소보다는 별도리 없이 또 결과를 쫓아야 하는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 씁쓸하다. 저출산·고령화 여파는 당장 학령인구와 병역의무자 감소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그런데도 발등에 불 떨어지고 나서야 교원 수 수급계획과 부족한 병역자원 대책을 검토하는 것은 늦어도 한참 늦은 반응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예측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에 맞춰 학교운영모델 개발은 일선 교육현장에서 줄기차게 요구돼왔다. 운동장이나 체육관 등을 지역과 공유하는 대신 학교 규모를 축소하는 유럽식 학교현장은 오래전부터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늘 한쪽으로 비켜나 있었던 사실은 지금 상황에서 아쉽기 그지없다. 병역자원 감소에 따른 첨단 전력구조 개편 역시 한시가 급하다. 여군 간부를 늘리고 귀화자 의무복무제도로는 이를 감당하기 벅차다. 저출산·고령화의 그늘이 본격화됐다. 앞다퉈 준비해도 부족할 판인데 뒤쫓기에도 급급하다면 대책이 못 된다. 인구구조 변화는 코앞의 상황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2.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3.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4.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5.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1.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2.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3.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4.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5.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헤드라인 뉴스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논란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논란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국 거점국립대 9곳 모두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예상과 달리 평가에 따라 일부 대학에 예산을 몰아주거나 차등 지원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여기에 일반 국립대와 사립대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건의까지 속출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전날인 18일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한 국회 예결위 예산소위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한 '국립대학 육성' 사업비 심사를 보류한 것으로..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