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정부는 엊그제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기존 교육과 병역, 행정 시스템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혁이 필요하다며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우리의 인구구조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이다. 어찌 보면 진작부터 예고된 사항들로 원인 해소보다는 별도리 없이 또 결과를 쫓아야 하는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 씁쓸하다. 저출산·고령화 여파는 당장 학령인구와 병역의무자 감소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그런데도 발등에 불 떨어지고 나서야 교원 수 수급계획과 부족한 병역자원 대책을 검토하는 것은 늦어도 한참 늦은 반응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예측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에 맞춰 학교운영모델 개발은 일선 교육현장에서 줄기차게 요구돼왔다. 운동장이나 체육관 등을 지역과 공유하는 대신 학교 규모를 축소하는 유럽식 학교현장은 오래전부터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늘 한쪽으로 비켜나 있었던 사실은 지금 상황에서 아쉽기 그지없다. 병역자원 감소에 따른 첨단 전력구조 개편 역시 한시가 급하다. 여군 간부를 늘리고 귀화자 의무복무제도로는 이를 감당하기 벅차다. 저출산·고령화의 그늘이 본격화됐다. 앞다퉈 준비해도 부족할 판인데 뒤쫓기에도 급급하다면 대책이 못 된다. 인구구조 변화는 코앞의 상황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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