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주 수촌리 금제 귀고리 발굴의 큰 의미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공주 수촌리 금제 귀고리 발굴의 큰 의미

  • 승인 2019-12-02 17:03
  • 신문게재 2019-12-03 23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공주 수촌리 고분군(사적 제460호)에서 백제 금제 귀고리가 또 출토됐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19호 널무덤에서 찾아낸 금제 귀고리 1쌍과 목걸이 구슬들은 세공 기술뿐 아니라 4세기 말에서 5세기 전반의 한성 도읍기에 관련된 기존 통설을 더욱 굳힌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과 지방의 상호관련성을 품은 귀중한 자료다.

수촌리는 백제 두 번째 도읍지 웅진에 직접 포함되진 않지만 근접한 곳에 위치한다. 8년 전 8호 돌덧널무덤에서 나온 금제 귀고리와 같이 당대 지역 유력자의 소유로 추정된다. 백제 천도를 지방세력이 주도했다는 역사의 퍼즐이 여기에 담겨 있다. 이 유물들이 쓰였을 4세기 후반이면 고구려 광개토왕 출현 이후 백제가 타격을 받고 있을 때다. 신라는 또한 낙동강, 경북 내륙 등 주변 세력을 복속시키고 있었다. 고구려 남하와 연관 지어 지방 세력에게 주는 내부 결속용 하사품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근거다.

실제로 발굴된 금제 귀고리에서 한성(서울)이 왕도일 때의 웅진(공주) 지방세력 모습, 즉 백제 문주왕의 475년 웅진 천도 이전이면서 천도의 배경이 담겨 있다. 대참패를 맛본 백제가 웅진에서 극적으로 부활하는 연결고리가 금제 귀고리에 들어 있는 셈이다. 하사된 위세품이라는 판단이 사실(史實)에 부합한다면 당시 공주에는 제한적인 군사활동과 외교활동을 통한 지역 패권이 형성됐다는 유추까지 가능하다.

금장식이 그 무렵을 기점으로 유행했던 특이점에도 착안해야 할 것이다. 금과 구슬 제품의 동시 출토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한에서는 구슬을 옷에 꿰매어 장식하기도 하고 목이나 귀에 달기도 한다. 그러나 금은과 비단은 보배로 여기지 않았다(삼국지 위지 동이전)'는 기록과 대조해보면 흥미롭다. 발굴된 유물이 그저 유력자의 장신구를 넘어 실증적인 백제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됐으면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단양군엔 3억6000만원 내라면서…105억 발전소 수익은 감춘 한국수자원공사
  2. 대전역세권 복합2-1개발 무산 수순... 전략 재정비해야
  3.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4. 수사권 개편에 인력 몰아놓은 대전경찰… 생활치안 균형 ‘시험대’
  5. 글로컬대학 ‘통합’ 곳곳서 난항… 충남대·공주대 사업 향방은
  1. 농어촌 기본소득 내년 35개 군으로 확대되는데… 전산시스템 부재는 여전
  2. [한성일이 만난 사람]임영진 (주)로쏘 성심당 대표
  3. 세종시 복싱의 간판 '장동환', 29일 아시안게임 결승 정조준
  4.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5.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헤드라인 뉴스


가을산 즐기러 갔다가 ‘악’… 대전 산악사고 3년간 487건

가을산 즐기러 갔다가 ‘악’… 대전 산악사고 3년간 487건

가을철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대전 곳곳에서 산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길을 잃거나 산행 중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이어져 등산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대전에서 최근 3년간 발생한 산악사고는 모두 487건이다. 2023년 140건, 2024년 184건, 2025년 16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월에 55건, 10월에 56건이 발생해 두 달간 사고가 전체의 약 23%를 차지했다. 올해도 8월까지 100건의 산악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6일에도 대전에서는 구조·구급 활동이 이어졌다. 대전 보문산에서는..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길었던 11연패에서 벗어난 한화 이글스가 사실상 멀어진 가을야구 대신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점검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신인과 퓨처스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올 시즌 뚜렷한 주인을 찾지 못한 중견수 등 취약 포지션의 해법을 찾는 것이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한화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2로 승리하며 11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55승 76패 4무로 9위에 머물며 5위권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남은 경기의 초점은 승수..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수술 자체 충족률'이 전국 5대 권역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러 충청 소재 병원이 아니라 수도권 병원으로 간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비수도권 암 환자 중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진료받는 환자 역시 충청권이 가장 많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28일 제공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도별 10대 암 수술 자체 충족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2025년) 대장암과 폐암, 위암, 간암 등 10대 암 수술의 자체 충족률은 서울 9..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

  • 막바지 귀경길 막바지 귀경길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