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판 조희팔 사건' 조은D&C 분양피해자들 "정의 살아있다"

  • 전국
  • 부산/영남

'부산판 조희팔 사건' 조은D&C 분양피해자들 "정의 살아있다"

16억 '황제 수임료' 논란에 부산지법, "변호사 성공보수 7.8%만 인정"
약 8억 정도 인정될듯... 변호사 "너무나 이례적 판결" 항소 뜻 밝혀

  • 승인 2020-04-09 14:31
  • 이채열 기자이채열 기자
고등법원 황제수임료
조은D&C(조은클래스) 분양 사기 피해자들이 지난해 7월 2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변론 한 번 없이 2개월에 16억5천만원 황제수임료 요구한 악덕변호사를 규탄한다"며 변호사 A씨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이채열 기자
일명 '부산판 조희팔 사건'이라고도 불리는 조은D&C(조은클래스) 분양 사기 피해자들과 변호사 간의 16억원 수임료 소송 건에 대해 부산지법이 "변호사 성공보수 7.8%만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지난 2018년 부산 기장군에서 발생한 조은D&C 분양 사기와 관련해 분양 피해자들에게 "약정된 성공보수를 지급하라"며 변호사 A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성공보수의 60%만 인정한다"는 피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다.

8일 부산지방법원은 기장 조은D&C 분양 사기 사건과 관련해, 비상대책위 대표가 당초 약정대로 신탁사로부터 돌려받은 중도금과 계약금의 13% 가운데 60%만 담당 변호사 A씨에게 성공보수로 지급하면 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초 비대위 대표가 변호사와 성공보수를 약정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착수금의 액수와 변호사의 노력의 정도 등을 고려해 약정액이 과하다면 (성공보수) 감액이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변호사 A씨가 특별히 명성이 자자해서 선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피고들(분양피해자들) 별로 주장 내용이 다르지 않아 한 건의 사건으로 보이고, 기 지급된 착수금도 적은 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에 언론 보도와 집회 등의 영향이 컸으며, 사건이 미리 해결돼 변호사가 착수하지 못한 사무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A씨는 그간 조은D&C 분양피해자들에게 "약정된 성공보수를 모두 지급하라"고 주장하며 각 피해자들에게 소액재판을 거는 방법으로 소송을 진행해 왔다. 또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부동산 등에 가압류를 걸기도 했다.

지난해 변호사 A씨가 비대위 대표 한 명에 대한 소액재판에서 승리하면서, 비대위 소속 피해자 130여명에게 동일한 판결이 적용될 경우 전체 성공보수가 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판결로 인해 A씨에게 인정된 성공보수는 7.8%로 약 8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분양 피해자 B씨는 "이번 재판을 통해 그래도 아직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고, 한두 명이 아니라 백수십명의 목숨이 달린 재판이었기 때문에 더욱 간절했다"고 말했다.

해당 변호사 A씨는 "이번 판결은 평소에 보기 힘든 너무나도 이례적인 판결이라며 고등법원, 대법원 판단도 받아보겠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지난 2018년 조은D&C(조은클래스) 분양 사기 사건으로 수백명이 2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신탁사를 상대로 중도금과 계약금을 반환받기 위해 집회와 단식 투쟁 등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변호사 A씨를 선임했다. 그러나 정식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신탁사로부터 중도금과 계약금을 돌려 받게 돼 A씨의 성공보수가 논란이 됐다.


부산=이채열 기자 oxon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INS 기밀 유출 있었나… 보안문서 수만 건 다운로드 정황에 수사 의뢰
  2.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3.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4. [춘하추동]새로운 시작을 향해, 반전하는 생활 습관
  5. 수도권 뒤덮은 러브버그…충청권도 확산될까?
  1.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2. 3대 특검에 검사 줄줄이 파견 지역 민생사건 '적체'…대전·천안검찰 4명 공백
  3.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4. aT,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 위해 총력 대응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