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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D&C(조은클래스) 분양 사기 피해자들이 지난해 7월 2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변론 한 번 없이 2개월에 16억5천만원 황제수임료 요구한 악덕변호사를 규탄한다"며 변호사 A씨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이채열 기자 |
지난 2018년 부산 기장군에서 발생한 조은D&C 분양 사기와 관련해 분양 피해자들에게 "약정된 성공보수를 지급하라"며 변호사 A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성공보수의 60%만 인정한다"는 피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다.
8일 부산지방법원은 기장 조은D&C 분양 사기 사건과 관련해, 비상대책위 대표가 당초 약정대로 신탁사로부터 돌려받은 중도금과 계약금의 13% 가운데 60%만 담당 변호사 A씨에게 성공보수로 지급하면 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초 비대위 대표가 변호사와 성공보수를 약정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착수금의 액수와 변호사의 노력의 정도 등을 고려해 약정액이 과하다면 (성공보수) 감액이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변호사 A씨가 특별히 명성이 자자해서 선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피고들(분양피해자들) 별로 주장 내용이 다르지 않아 한 건의 사건으로 보이고, 기 지급된 착수금도 적은 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에 언론 보도와 집회 등의 영향이 컸으며, 사건이 미리 해결돼 변호사가 착수하지 못한 사무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A씨는 그간 조은D&C 분양피해자들에게 "약정된 성공보수를 모두 지급하라"고 주장하며 각 피해자들에게 소액재판을 거는 방법으로 소송을 진행해 왔다. 또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부동산 등에 가압류를 걸기도 했다.
지난해 변호사 A씨가 비대위 대표 한 명에 대한 소액재판에서 승리하면서, 비대위 소속 피해자 130여명에게 동일한 판결이 적용될 경우 전체 성공보수가 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판결로 인해 A씨에게 인정된 성공보수는 7.8%로 약 8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분양 피해자 B씨는 "이번 재판을 통해 그래도 아직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고, 한두 명이 아니라 백수십명의 목숨이 달린 재판이었기 때문에 더욱 간절했다"고 말했다.
해당 변호사 A씨는 "이번 판결은 평소에 보기 힘든 너무나도 이례적인 판결이라며 고등법원, 대법원 판단도 받아보겠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지난 2018년 조은D&C(조은클래스) 분양 사기 사건으로 수백명이 2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신탁사를 상대로 중도금과 계약금을 반환받기 위해 집회와 단식 투쟁 등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변호사 A씨를 선임했다. 그러나 정식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신탁사로부터 중도금과 계약금을 돌려 받게 돼 A씨의 성공보수가 논란이 됐다.
부산=이채열 기자 oxo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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