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전기 없이 세균 감염성 질환 1시간 내 진단기구 탄생… 오지서 용이 기대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영상]전기 없이 세균 감염성 질환 1시간 내 진단기구 탄생… 오지서 용이 기대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오지서 세균감염·내성 진단하는 수동 기구 발명
인도 현지서 진단 실시… 무분별했던 항생제 오·남용 사례 대폭 감소 기대

  • 승인 2020-05-19 09:50
  • 수정 2021-05-13 16:27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ㅇ
피젯 스피너와 진단용 스피너. IBS 제공

전기 없이 간단한 작동으로 1시간 내 세균 감염을 진단할 수 있는 기구가 개발됐다. 최대 일주일이 걸리던 감염성 질환 진단을 시간 단위로 대폭 단축하고 100% 진단 정확도에 진단 비용까지 저렴해 인프라가 부족한 오지에서 항생제 오남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조윤경 그룹리더(UNIST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진은 장난감 '피젯 스피너'를 닮은 수동 진단 기구를 발명했다고 밝혔다.

적은 힘으로 빠르게 오랫동안 회전하는 피젯 스피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연구진은 손으로 돌리는 미세유체칩을 구상하고 조윤경 박사가 지난 2014년 개발한 'FAST(fluid-assisted separation technology)' 기술을 응용했다. 일반 미세유체칩은 시료를 거르는 필터 아래쪽에 공기가 있어 시료를 통과시키는 데 높은 압력이 필요한 반면 필터 아래쪽에 물을 채우는 FAST 기술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은 압력으로 시료를 통과시킬 수 있어 손힘으로도 충분하다. 

 

 


 


연구진은 회전으로 병원균을 농축한 다음 세균 분석과 항생제 내성 테스트를 순차적으로 수행하도록 기구를 설계했다. 진단용 스피너에 소변 1㎖를 넣고 1~2회 돌리면 필터 위에 병원균이 100배 이상 농축된다. 이 필터 위에 시약을 넣고 기다리면 살아 있는 세균의 농도를 색깔에 따라 육안으로도 판별할 수 있고 추가로 세균의 종류도 알아낼 수 있다.

세균 검출 후에는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진단용 스피너에 항생제와 섞은 소변을 넣고 농축시킨 뒤 세균이 살아 있는지를 시약 반응으로 확인한다. 이 과정은 농축에 5분, 반응에 각각 45분이 걸려 2시간 내 감염과 내성 여부를 모두 진단할 수 있다. 

ㅇ
기존의 세균 검출 과정(위)과 진단용 스피너(아래)

연구진은 인도 티루치라팔리 시립병원에서 자원자 39명을 대상으로 병원의 배양 검사와 진단 스피너 검사를 각각 진행해 세균성 질환을 진단했다. 실험 결과 진단스피너로 검사 결과를 1시간 이내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배양에 실패한 경우까지 정확히 진단했다. 현지에서 일반적인 처방으로 59%에 달했을 항생제 오남용 비율을 0%로 줄일 수 있었다.



복통·유산·뇌졸중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감염성 질환은 진단에 보통 하루 이상 걸리는 배양 검사가 필요하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최대 일주일가량이 소요되기도 해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조윤경 그룹리더는 "이번 연구는 미세유체칩 내 유체 흐름에 대한 기초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미세유체칩 구동법을 개발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항생제 내성검사는 고난도인 데다 현대적인 실험실에서만 가능했는데 이번 연구로 빠르고 정확한 세균 검출이 가능해져 오지에서 의료 수준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제1저자인 아이작 마이클 연구위원은 "진단용 스피너는 개당 600원(재료비 기준)으로 매우 저렴하고 비전문가도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기초과학의 진흥을 위한 연구 지원과 공동 연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연구기관으로 국내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이 기대되는 기관 중 하나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성추행 유죄받은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 촉구에 의회 "판단 후 결정"
  2. 김민숙, 뇌병변장애인 맞춤 지원정책 모색… "정책 실현 적극 뒷받침"
  3. 천안 A대기업서 질소가스 누출로 3명 부상
  4. 회덕농협-NH누리봉사단, 포도농가 일손 돕기 나서
  5. "시설 아동에 안전하고 쾌적한 체육시설 제공"
  1. 천안김안과 천안역본점, 운동선수 등을 위한 '새빛' 선사
  2. 세종시 싱싱장터 납품업체 위생 상태 '양호'
  3.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4. '세종교육 대토론회' 정책 아이디어 183개 제안
  5. ‘몸짱을 위해’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론분열을 자초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초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속 민생과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 통합이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되려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절차 없이 해수부 탈(脫) 세종만 서두를 뿐 특별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구체적 로드맵 발표는 없어 충청 지역민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10일 이전 청사로 부산시 동구 소재 IM빌딩과 협성타워 두 곳을 임차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물 모두..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2012년 세종시 출범 전·후 '행정구역은 세종시, 소유권은 충남도'에 있는 애매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해 7월 폐원한 금강수목원. 그동안 중앙정부와 세종시, 충남도 모두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한 탓이다. 국·시비 매칭 방식으로 중부권 최대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모두 놓쳤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인접한 입지의 금남면인 만큼, 금강수목원 주변을 신도시로 편입해 '행복도시 특별회계'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다. 무소속 김종민 국회의원(산자중기위, 세종 갑)은 7..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전국 부동산신탁사 부실 문제가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토지신탁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뒷돈을 받은 부동산신탁회사 법인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4부는 모 부동산신탁 대전지점 차장 A(38)씨와 대전지점장 B(44)씨 그리고 대전지점 과장 C(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시행사 대표 D(60)씨를 특경법위반(증재등)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 부동산 신탁사 대전지점 차장으로 지내던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시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몸짱을 위해’ ‘몸짱을 위해’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 ‘시원하게 장 보세요’ ‘시원하게 장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