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허술한 해양 경계망 이대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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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허술한 해양 경계망 이대론 안 된다

  • 승인 2020-05-25 17:29
  • 신문게재 2020-05-26 19면
해양 경계망이 또 뚫렸다. 지난 23일 태안군 한 해변에 버려진 소형 보트를 주민이 발견, 인근 육군 초소에 신고했다. 군과 해경은 이 보트에서 중국어가 쓰여 있는 구명조끼와 낚시대, 음식물 등을 발견한 후 추적 중이다. 21일 오전 마을 방범 카메라에 버려진 보트와 비슷한 보트가 움직이는 모습이 촬영됐고, 거동이 수상한 6명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금까지 정황대로라면 이틀간 군·경의 '경계 공백' 이 빚어졌다는 얘기다. 군·경은 보트에 레저용 엔진이 장착된 점을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해양 경계망이 뚫리는 사건이 반복되는 데 있다. 지난해 6월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은 군의 경계 실패는 물론 축소·은폐 의혹에 대한 논란까지 불렀다. 정부는 합동조사에 나섰고 결국 '군의 경계 실패'를 자인하고 사과했다. 지난 3월에는 민간인들이 제주 해군기지에 무단 침입해 2시간 가까이 활보했지만 군은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철책선만이 최전선은 아니다. 서해안과 동해안, 남해안 모두 적과 범죄자의 침투 가능성을 봉쇄해야 하는 최전선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목선과 정체불명의 보트 한 대가 군과 해경의 방어막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면 심각한 일이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해양 경계망이 뚫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 전체적인 해양 경계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군이 운용하는 해안 감시 레이더가 무용지물이 되고, 마을 주민이 보트를 발견하기 전까지 군·경이 인지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관계자 몇 명 징계하고, 당국자가 사과한다고 덮어질 일이 아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배가 우리 앞바다를 제집 안방 드나들듯이 하고, 승선자들이 육지에서 활보하는 상황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를 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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