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르신들께 삶의 지혜 배우고, 우리 동네만의 이색매력도 찾고

  • 정치/행정
  • 충남/내포

마을 어르신들께 삶의 지혜 배우고, 우리 동네만의 이색매력도 찾고

[충남마을학교를 찾아서] 4. 홍성 마을학교 이야기
목공, 요리, 세계의놀이, 민화 등 다양한 수업
지도 참여하며 주민들도 숨은끼와 재능 발휘
마을의 매력 바로 알고 문화 공동체로 '거듭'

  • 승인 2020-06-03 14:59
  • 신문게재 2020-06-04 10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은하마을학교 '대천마을에 아이들 꽃 피우다'=대천마을이 문화·예술마을로 성장하고 있던 지난 2019년, 마을에 중대한 일이 벌어졌다. 학교 밖 학교, 마을주민이 선생님인 학교, 학교와 마을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인 '은하마을학교'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이 재산인 대천마을이 문화마을로 성장해가면서 마을주민들은 숨겨진 재능과 끼를 발견했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 목공을 잘하는 사람, 흙과 자연과 평생을 함께 해온 사람, 마을의 역사와 구석구석을 잘 아는 사람, 피아노와 미술을 전공한 사람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은 마을학교 운영과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과거에 아이들은 마을에서 뛰어놀며 성장했지만, 요즘에는 그럴 수 없어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어린시절 마을에서 뛰어놀고 어르신들에게 생활의 지혜를 배웠던 기억을 살려 이를 프로그램에 반영하기로 했다.



은하마을(옛이야기속 음식을 만나다)
은하마을학교 '옛이야기속 음식을 만나다' 프로그램 진행 모습.
지난해 은하마을학교의 컨셉트는 '대천마을로 가Go 놀Go 즐기Go~'였다. 옛 이야기를 들으며 음식을 만들어 보는 '옛 이야기속 음식을 만나다'를 비롯해, 신체활동과 미술활동, 실험활동을 함께하는 '미술과 퍼포먼스가 하나되다', 전통여행의 미적 체험 여행으로 '놀면서 알아가는 전통연희', 조약돌 아트와 팝아트를 통해 마을을 탐험하는 '우리마을 탐험가, 아티스트가 되다', 국가무형문화재인 강령탈춤을 바탕으로 종합연희를 체험하는 '얘들아, 탈춤이랑 놀자!' 등 총 5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은하마을(우리마을 탐험가 아티스트가 되다)
은하마을학교 '우리마을 탐험가 아티스트가 되다' 프로그램 진행 모습.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아이들은 학교 밖 마을이라는 공간에서 신선한 즐거움을 느끼게 됐고, 아이들의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마을은 활기를 되찾았다. 또 마을주민들은 각자 가진 재능을 풀어내면서 꿈과 끼를 마음껏 표출했다.

이처럼 지난 한해 은하마을학교는 학교 밖의 학교로서 놀이터·꿈터·배움터의 역할에 주력했다. 마을주민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함으로써 개개인의 능력을 키웠고, 이는 마을역량 강화에 도움이 됐다. 마을학교 운영을 계기로 마을과 학교가 만나 온 마을이 학교가 되는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공동체가 만들어지는 토대가 형성됐다는 점도 큰 성과다.

올해로 두 돌을 맞는 은하마을학교는 지난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벗어나 마을학교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마을속에서 더 행복한 아이들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올해 주요 테마를 '은하마을로 가자! 문화랑 놀자! 마음껏 즐기자!'로 잡고, 목공·요리·자연과 흙·플룻·탈춤·한국 및 세계의 다양한 놀이 등을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상반기에는 나무를 이용해 함께 만들며 노는 '나무놀이터', 우리 마을의 자연식재료를 이용해 함께 요리를 만드는 '우리마을 하나뿐인 밥상', 우리 마을의 자연을 알아가며 흙에서 자란 다양한 자연물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자연과 함께 하는 마을', 행복한 소리를 찾아 떠나는 플룻 여행 '행복을 주는 플룻 선율', 탈춤을 통해 전통문화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알아가도록 구성한 '덩 닥기 덩 딱 얼~쑤~'가 진행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프로그램들이 지연되고 횟수도 축소됐다. 이런 가운데 은하마을학교는 지난달 20일 첫 수업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만큼, 첫 수업은 마을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은하마을학교 관계자는 "마을과 학교와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함께 나눌 것"이라며 "오면 즐겁고 신나고 재미있는 마을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응노마을(목공목수)
용봉산이응노마을학교 목공목수 수업 모습.
▲용봉산이응노마을학교 '우리가 사는 마을 제대로 알아보아요'=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지던 등교 개학이 본격 시작됨에 따라, 용봉산이응노마을학교 선생님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용봉산이응노마을학교는 다른 마을학교와는 달리 지난 3년간 예술·인문교육을 중점 운영 중이다.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과 연계한 이응노마을 예술마을 조성에 힘입어 목공목수, 도자기공예, 천연염색공예, 현대서예·캘리그라피, 한국화, 전통악기와 함께하는 연극놀이, 마을자원알기와 신문 만들기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토탈공예(비즈·향초·비누 등)와 전통민화, 홈트레이닝 수업 등을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들에게 마을학교 수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등 더욱 다양한 예술·인문교육의 지평을 넓혀갈 예정이다.

이응노마을(한국화)
용봉산이응노마을학교 한국화 그리기 수업 모습.
용봉산이응노마을학교는 그동안의 반복적인 수업방식에서 탈피, 올해부터 융합수업을 진행한다. 융합수업이란 2개 이상 프로그램을 결합하는 수업방식으로, 도자기와 목공 혹은 한국화와 전통민화를 결합해 수업하는 방식이다.

용봉산이응노마을학교의 올해 교육 컨셉트는 '우리가 사는 마을 제대로 알기'다.

용봉산 권역의 4개 마을에는 남한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봉산과 함께 마을주민들이 딸기농사와 벼농사, 가축을 사육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 맞춰 아이들에게 마을의 자원을 제대로 알고 배우는데 초점을 맞춰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들 4개 마을 중 홍천마을은 홍성군쓰레기위생매립장이 위치하면서 '쓰레기마을'이란 오명을 쓴 마을이다. 지난 2011년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이 건립 개관하고, 이후 2015년 이응노마을 예술마을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오명에서 벗어나 예술마을로 거듭나고 있지만, 쓰레기매립장이 가동을 멈추지 않는 한 '쓰레기마을'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응노마을학교에서는 쓰레기 처리에 대한 환경문제와 예술자원화 과정을 수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천혜의 보물 용봉산에 숨겨진 생태 숲과 불교자원 등으로 결합한 수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응노마을(신문만들기)
용봉산이응노마을학교 신문만들기 수업 모습.
이처럼 이응노마을학교는 용봉산이라는 자연환경과 불교유적, 예술·인문적 요소를 결합하고, 쓰레기매립장의 환경문제를 진단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응노마을학교 관계자는 "홍성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마을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내포=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3.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4.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5.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1.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2.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5.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