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장송곡 집회 논란… 노사 합의 후 뒤늦게 집회 제한한 유성서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초등학교 장송곡 집회 논란… 노사 합의 후 뒤늦게 집회 제한한 유성서

집회 금지 통고 놓고 경찰·교육계 '네 탓 타령'
경찰 "학교에서 요청해야 집회 가능 여부 검토"
교육청 "집회 유무 알지도 못해 3일간 피해"

  • 승인 2020-06-07 14:45
  • 신문게재 2020-06-08 5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구즉초2
학교와 바로 맞닿아 있는 집회가 열린 공사현장.
대전 유성구 봉산동의 구즉초등학교 옆 ‘장송곡 집회'는 유성경찰서가 충분히 금지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도일보 6월 5일 5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집회 장소가 학교 주변 지역으로, 학습권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엔 '금지 또는 제한 통고'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구즉초등학교와 맞닿아 있는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집회가 열리면서 발생했다.

집회를 주최한 노조는 노사 간 협상을 위해 5월에 집회 신고를 했고, 유성경찰서에선 집회 장소가 학교 주변임을 알았음에도 집회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초등학교 개학 일정이 불명확해 학습권 침해의 우려가 없었고, 집회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문제는 등교 개학이 시작되면서 나타났다. 등교를 시작한 후에도 '장송곡'이 계속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집회 때 사용하는 대형 스피커로 수업에 상당히 지장을 주기까지 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구즉초 관계자는 "(1일인) 월요일 이른 아침부터 장송곡이 학교 바로 옆에서 들리고 수업이 시작했음에도 소음이 잦아들지 않아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주민과 학부모가 찾아오기까지 했다"면서 "학교, 유성서 정보과, 서부교육지원청에서 관계자들이 나가 집회 자제를 요청해 소음은 줄고 장소도 일부 옮겼지만, (3일인) 수요일까지 집회가 이어졌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학부모들의 원성은 점점 더 커졌다.

구즉초의 한 학부모는 "신나서 등교하는 아이들 눈앞에서 담배 피우고, 장송곡 틀고 하는 노조 집회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교육이고 학교 옆에서 있어야 하는 장면인지 경찰에 묻고 싶다"고 쓴소리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상 경찰 임의로 집회 제한 통고는 불가능하고, 시설이나 장소 보호 측인 학교가 요청하는 경우에 '집회나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와 교육청 측에선 집회 여부도 몰라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다는 입장이다.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와 교육청에선 학교 바로 옆에서 집회가 열리는지도 몰라 3일간 일방적인 피해를 받았다"며 "구두와 공문으로 집회 자제와 금지를 요청했지만, 소음 측정하는 것 외엔 경찰이 조치한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는 노사 합의로 구즉초 옆 집회는 이어지고 있지 않은 상태로, 경찰은 뒤늦게 지난 5일 오후 '집회 제한 통고'를 노조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신고서
집회신고서 양식 일부.
한편, 2019년 대전서 열린 집회 및 시위는 총 2000건으로 해당 경찰서 순으론 유성서 624건, 둔산서 528건, 대덕서 271건, 중부서 228건, 동부서 203건, 서부서 147건, 지방청 9건 순이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2026년 노인일자리 7275명 확대 모집
  2.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3.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4.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5. <인사>대전시
  1.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2.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3.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4. 대전시, 반려동물산업 육성에 힘쏟는다
  5. [한성일이 만난 사람]김용교 전 아산시 부시장

헤드라인 뉴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민간주도 우주시대 첫발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민간주도 우주시대 첫발

27일 오전 우주로 날아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하며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을 알렸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전 2시 40분 누리호 4차 발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발사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배 부총리는 "누리호 4차가 성공했다"며 "오전 1시 13분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발사된 누리호가 고도 601.3㎞ 궤도 속도 7.56㎞/s, 경사각 97.75도로 태양 동기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으며 탑재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 위성이 모두 성공적으로 분리돼 궤도에 안착했고 남극 세종기..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대전시는 26일 시청 응접실에서 대전관광공사, ㈜인섹트바이오텍과 함께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를 위한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캐릭터 중심의 제품을 넘어 지역 재료·스토리·생산기반을 더 촘촘히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대전의 과학·바이오 정체성을 상품에 직접 반영하려는 시도다. 이번에 출시 준비 중인 '꿈돌이 닥터몽몽'은 인섹트바이오텍의 연구 포트폴리오로 알려진 자연 유래 단백질분해효소(아라자임) 등 바이오 효소 기술을 반려동물 간식 제조공정 단계에 적용해 기호성과 식감 등 기본 품질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섹..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열띤 경쟁 속에서 펼쳐진 공주시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25일 공주환경성건강센터에서 공주시와 중도일보가 주최·주관한 '2025 공주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안전 상식을 재밌는 퀴즈로 풀며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을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74명의 공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골든벨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본 대회에 앞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먼저 진행되자 학생들은 교사의 시범을 따라가며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라고 묻거나 친구에게 압박 리듬을 맞춰보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