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마을학교를 찾아서] "원도심서 배우고, 마을 숲서 관찰하며, 도서관서 성장해요"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충남마을학교를 찾아서] "원도심서 배우고, 마을 숲서 관찰하며, 도서관서 성장해요"

10. 보령 마을학교 이야기

  • 승인 2020-07-15 17:03
  • 신문게재 2020-07-16 10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보령02
보령청소년자치마을학교 교사와 참가 학생들이 보령 도시재생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보령청소년자치마을학교 "원도심에서 지역의 미래를 찾다"

보령시 원도심에 있는 전통시장, 토요일이 되면 보령청소년자치마을학교에서 마을을 공부하는 대천여고 학생들이 마을교사들과 함께 나타난다. 보령에는 4곳의 전통시장이 있는데 마을교사들은 청소년들이 원도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고민하도록 안내한다. 청소년들은 마을교사들과 함께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원도심 곳곳을 누비며 무엇이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를 자세히 살펴본다.



보령01
보령지역 전통시장 중 한 곳인 현대시장을 찾아간 청소년자치마을학교 학생들.
보령 원도심은 한때 중심지로 들썩였던 곳이지만, 이젠 새로 조성된 신도시로 시가지 기능이 옮겨가면서 썰렁하기만 하다. 보령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재생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마을학교 청소년들은 도시재생 사업이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책과 철학은 무엇인지를 배우고 있다.

요즘 마을학교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원도심에서 청소년들이 놀아보는 것'이다. 마을교사와 함께 청소년의 시각과 입장에서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거의 모든 것을 주도하며, 스스로 탐구하고 대안도 찾는다. 청소년들은 실제로 상징물을 디자인하기도 하고, 원도심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추억이 될 만한 즐거운 놀이도 준비하고 있다.



조형석 마을교사는 "마을학교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자치'를 경험해보고 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좋은 추억을 쌓으면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즐거움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령03
보령펀펀마을학교 교사가 마을공원에서 아이들에게 나뭇잎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령펀펀마을학교 "따로 또 같이 놀아요"

지난 어느 목요일 오후 동네 초등학생들이 보령시 동대동 휴먼시아 아파트 옆 마을공원에 모여있다. 보령펀펀마을학교 마을교사의 나뭇잎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아이들은 나뭇잎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 속에는 벌레가 파먹은 구멍이 있고 여러 가지 색깔이 들어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애벌레로 옮겨가더니 식물의 광합성에 필요한 햇빛과 세상에 있는 다양한 색상으로 확장된다.

아이들은 평소에 생각 없이 스쳐 지나치던 나뭇잎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다. 마을공원 이곳저곳에서 나뭇잎을 파먹는 애벌레를 찾다가 곤충을 발견하기도 하고 땅벌을 잡기도 한다. 물론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도 빠질 수 없어 아이들과 함께 웃음꽃을 피운다.

보령04
애벌레와 곤충을 찾아나선 아이들.
펀펀마을학교는 숲해설가와 전래놀이전문가가 중심이 돼 만든 학교다. 마을교사들은 늘 아이들 곁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몸이 땀에 흠뻑 젖도록 신나게 교육한다. 전래놀이 시간에는 비석치기, 제기차기, 빙고게임 등 다양한 공동체놀이를 주로 한다. 구르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마을주민과 아이들이 하나 되는 소중한 시간이다.

한편 독서교육에 많은 경험이 있는 한 마을교사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들고 마을공원을 찾아 자연과 교감하는 독서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옆 마을공원은 재미난 놀이터이자 색다른 학습공간이 된다.

펀펀마을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나무와 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함께 손잡고 노는 공동체놀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06
보령책놀이마을학교 체험수업 모습.
▲보령책놀이마을학교 "모두 다 소중한 우리 마을 아이들"

학교가 끝나면 집에서 돌볼 수 없는 아이들과 학원을 가지 않는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 학교 돌봄교실과 지역아동센터만으로는 모든 아이들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령에는 학교가 끝난 후에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적지 않다.

보령행복교육지구 사업을 계기로 도서관활동가들과 학부모들이 의기 투합해 만든 곳이 '보령책놀이마을학교'다.

보령책놀이마을학교는 매주 화·수·목요일 오후 5~7시 운영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오후 3~4시에도 마을학교를 찾아오곤 한다. 이때부터 마을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간식을 챙겨주고, 돌보는 등 바빠지기 시작한다.

마을학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책읽기를 중심으로 미술, 음악, 언어, 공예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요즘 마을교사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보령시내 곳곳을 찾아다니는 마을 마실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교사들은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인 마을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고, 마을주민들 또한 아이들이 모두의 아이들로 자라도록 관심을 갖도록 힘쓸 계획이다.

보령07
서정문 보령교육장이 보령책놀이마을학교의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보령책놀이마을학교를 방문한 서정문 보령교육장은 "보령의 모든 마을학교에서 애쓰시는 마을교사께 감사드린다"며 "마을학교 참여를 희망하는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교육활동에 누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내포=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3.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4.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5.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1. 국립한밭대 교수 연구팀, 데이터센터 설비인프라 연구 성과 입증
  2. 충남콘텐츠진흥원 지원기업, 데이터 창업대회 대통령상 쾌거
  3. 행복청, 2026년 4월 중앙동 전진 배치...행정수도청 시동
  4.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5.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