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與野 행정수도에서 정략빼라

  • 정치/행정
  • 국회/정당

[세상읽기] 與野 행정수도에서 정략빼라

  • 승인 2020-08-05 13:35
  • 수정 2021-05-02 12:53
  • 신문게재 2020-08-06 18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2019110601000578900021381
출퇴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 9호선은 말 그대로 지옥철이다. 조금 과장하면 열차 문이 열리면 스스로 발을 옮기지 않아도 뒷사람에 떠밀려 자동 승차가 가능한 '웃픈' 광경이 연출되기 일쑤다. 콩나물 시루인 열차 안은 발 디딜 틈도 없어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3년간 KB주택가격 동향을 근거로 서울 전체 주택 가격이 34%, 아파트 값은 52% 상승했다. 서울 집값 상승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정부도 인정한다. 국토부는 한국감정원 자료를 근거로 같은 기간 서울 주택 11%, 아파트값 14%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매일 반복되는 서울의 출퇴근 전쟁이나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은 과밀화로 봐야 한다. 국토 11%에 불과한 서울과 수도권에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이 모여 살다 보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보수야당에서 서울 집값 상승의 책임을 전적으로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돌리려는 주장은 이같은 과밀화의 폐단을 지나치게 간과한 것이다.

반면 지역은 어떤가. 인구와 일자리 감소로 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기준 소멸위험 지역은 지난해 5월 93곳(40.8%)에서 올해 4월 105개(46.1%)로 12곳 늘어났다. 소멸위험 지역은 특정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로 나눈 값으로 알아볼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소멸위험 지역은 각각 4곳 증가했는데 올해는 12곳으로 크게 늘어나 지역 소멸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갈수록 비대해지는 서울과 시간이 지날수록 쪼그라드는 지역. 이에 대한 처방전은 없을까. 비만이 만병의 원인이듯 서울도 갖가지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비워야 한다. 반대로 영양실조에 걸린 지역은 살을 찌워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은 맞춤형 처방전이다. 행정수도는 일극 체제를 다극 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비정상의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는 첫 단추인 셈이다.

2004년 헌법재판 관습법 위헌 판결 이후 16년 만에 행정수도 이슈가 정국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당내 TF를 만든 민주당은 연말까지 특별법 제정, 국민투표, 개헌 등 3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 로드맵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여당 속도전 대해 2년 뒤 대선 충청권 표를 의식한 행보 아니냐는 의심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통합당 지도부는 행정수도 이슈와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있다. 정권탈환을 위해 부동산 정책 등 문재인 정부 실정 부각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여당발 메가톤급 이슈에 휘말려 득 될 것이 없다는 계산을 한듯하다. 오히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수도이전 공약을 걸어야 한다고 여당에 역공을 가하고 있다. 통합당이 이렇게 나오자 민주당도 야당과 합의 없는 행정수도 이전은 없다고 속도조절 중이다. 16년 전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과 MB정부 세종시 수정안 파동을 겪었던 충청권으로선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시대적 백년대계가 여야 정쟁으로 또다시 동력을 잃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당장 오늘이라도 여야는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논의테이블을 차려야 한다. 여든 야든 행정수도에서 정치적 셈법을 걷어내면 길이 보일 것이다.
<강제일 정치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수영구,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 시 50만원 지원
  2. 경북도, 올 한해 도로. 철도 일 잘했다
  3. 천안신방도서관, 2026년에도 '한뼘미술관' 운영
  4.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2025년 평생학습 사업 평가 협의회 개최
  5. 세종충남대병원, 공공보건의료계획 시행 '우수'
  1. 2026년 어진동 '데이터센터' 운명은...비대위 '철회' 촉구
  2. 종촌복지관의 특별한 나눔, '웃기는 경매' 눈길
  3. [중도일보와 함께하는 2026 정시가이드] '건양대' K-국방부터 AI까지… 미래를 준비하는 선택
  4. 유철, 강민구, 서정규 과장... 대전시 국장 승진
  5. ㈜상록골프앤리조트, '가족친화인증' 획득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 지원을 위한 범정부적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가속페달이 밟히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둘러싼 여야의 헤게모니 싸움이 자칫 내년 초 본격화 될 입법화 과정에서 정쟁 증폭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경계감도 여전하다. 행정안전부는 24일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과 관련해 김민재 차관 주재로 관계 부처(11개 부처) 실·국장 회의를 개최하고, 통합 출범을 위한 전 부처의 전폭적인 특혜 제공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이날 회의에서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세부 추진 일정을 공..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대선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 두 사안은 올 한해 한국 정치판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는 연초부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 들어갔고,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이어졌다. 결국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궐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헌법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인 올해 6월 3일 조기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임기 만료에 따른 통상적 대선이 아닌,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선거였다. 선거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꺾고 정권..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배를 띄운 것은 국민의힘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다. 두 시·도지사는 지난해 11월 '행정통합'을 선언했다. 이어 9월 30일 성일종 의원 등 국힘 의원 45명이 공동으로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여당도 가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충청권 타운홀미팅에서 "(수도권)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남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전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충청특위)를 구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