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여자 장의사의 시체 문화유산 탐방기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여자 장의사의 시체 문화유산 탐방기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케이틀린 도티│임희근 옮김 │반비

  • 승인 2020-11-14 17:15
  • 수정 2020-11-15 08:04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k442633926_1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케이틀린 도티│임희근 옮김 │반비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를 쓴 케이틀린 도티는 여자 장의사다.

그녀의 직업을 모른 채 책 제목만 본다면 "도대체 무슨 소설이길래 이렇게 엽기적인 제목을…"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케이틀린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숭고한 죽음이다. 그러나 관행적인 마지막이 아닌 좋은 죽음을 위한 대안을 위해 그녀는 전 세계 죽음의 현장을 둘러본 소감을 전한다.

인도네시아의 마네네 의식, 볼리비아의 냐티나, 멕시코 망자의 날 축제, 일본 고쓰아게, 미국의 야외 화장과 자연장까지 그녀가 직접 목격한 죽음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존 한스의 가족은 그를 다시 관 속에 넣기 전에 새 옷을 입힌 그와 마지막 사진을 찍기 위해 시체를 일으켜 세워 함께 포즈를 취했다. 가족들은 그의 발 옆에 까맣고 윤나는 정장 구두를 놓고 그의 몸에 담요를 씌우고 가장자리를 잘 매만져 덮어주었다. 관 뚜껑을 닫고, 관 양옆을 광내듯 닦고 나서 관을 어깨에 메고 북을 치고 염송을 하며 길을 따라 내려갔다. 이것으로 존 한스의 신나는 나들이는 끝이었다. 3년 뒤에 관에서 다시 나올 때까지 말이다.'-75P 마네네 의식-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 토라자

'토니가 아침 일찍 손수 삽질을 해서 120㎝ 깊이의 무덤을 팠다. (생략)우리는 세퍼드 여사를 묏자리까지 직접 운구했다.(생략) 매장에 필요한 재료라고 해보아야 삽과 약간의 널빤지, 수의 한 벌과 고인의 시신뿐인 더할 나위 없이 소박한 장례였다.(생략)무덤을 흙으로 메우는 데는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연장 방식이 아닌 다른 묘지 같았으면 매장 과정에서 녹음을 파괴해 대칭적인 자연 풍경 한가운데 삭막한 무덤의 윤곽을 뚜렷이 남길 터였다. 그런데 토니네 팀이 일을 마치고 나니, 어디가 무덤이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이리하여 세퍼드 여사는 끝없는 사막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바로 이게 내가 원하는 죽음이었다. -214~215p 자연장-미국 캘리포니아주 조슈아트리

이슬아 작가는 서평을 통해 "삶은 필연적으로 크고 작은 죽음들의 총합이다.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바라본다. 어떻게 떠나고 싶은가. 어떻게 썩고 싶은가. 어떻게 순환하고 싶은가. 낯설고도 가까운 질문들을 이 책과 함께 시작한다"고 요약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밀양시 홍보대사, 활동 저조 논란
  2. [2025 국감] "출연연 이직 대책 마련 시급… 연봉보단 정년 문제"
  3. 응원하다 쓰러져도 행복합니다. 한화가 반드시 한국시리즈 가야 하는 이유
  4. 대전에서 날아오른 한화 이글스…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성공
  5. "대전 컨택센터 상담사님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1.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2.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여성 장애인들 대상 가을 나들이
  3. 김태흠 충남도지사, 일본 오사카서 충남 세일즈 활동
  4. 박경호 "내년 지선, 앞장서 뛸 것"…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도전장
  5. "행정당국 절차 위법" vs "품질, 안전 이상없어"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2년 연속 200만 명이 다녀간 대전시 '0시 축제' 운영 재정을 둘러싸고 여당 의원과 보수야당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뜨겁게 격돌했다.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민간 기부금까지 동원 우회 재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자발적 기부일 뿐 강요는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여당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에 따르면 3년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만 124억 7000만 원, 외부 협찬 및 기부금까지 포함..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대전·세종·충청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 국민의힘은 29%를 기록했다. 이어 개혁신당 4%, 조국혁신당 2%, 진보당 1%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14%에 달했다. 전국 평균으론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기본소득당 0.2%, 사회민주당 0.1%, 무당층 25%로 조사됐다. 충청권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도의 명산과 습지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 칠갑산을 비롯해 예산 덕산, 공주 계룡산, 논산 대둔산, 금산 천내습지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간직하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한다. 가을빛으로 물든 충남의 생태명소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양 칠갑산=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 가을 단풍은 백미로 손꼽는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