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원로 부재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원로 부재

박병주 경제사회교육부 차장

  • 승인 2021-03-01 19:19
  • 수정 2021-04-28 16:40
  • 신문게재 2021-03-02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박병주
박병주 경제사회교육부 차장
지역 최대 경제단체인 대전상공회의소가 원로(元老) 부재를 실감하고 있다. 현안은 물론 수장 자리를 놓고 회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구심점을 잡아줄 리더가 없다 보니 중요한 상황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지역 상공업계에 '큰 어른'이 없는 건 아니다. 정성욱(금성백조 회장) 현 대전상의 회장과 박희원 라이온켐텍 회장 등이 원로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하지 못한다.

이들 또한 경선으로 상의 회장직에 오르다 보니 선뜻 중재에 나설 수 없는 처지다. '포용'과 '화합'을 강조하고 싶지만,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행동이 조심스럽다.

이번 선거에서도 최대한 몸을 움츠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들을 두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24대 상의회장에 출마하는 후보 캠프에서 "전임 회장이 회원으로 남아 있을 이유가 없는데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원로들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면서다.

자칫 서로 간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더 이상 확대되진 않았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대전이 가장 어려운 것은 어른이 없다는 데 있다. 부산과 대구 등은 경제계 원로들이 필요할 때 목소리를 내면서 건전한 방향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상의 내부 갈등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대 선거에서 송인섭 진미식품 회장이 김광철 대전교통 대표이사와 경선을 치르며 50여 년간 이어졌던 합의추대 전통을 깼다.

이때부터 지지세력이 양분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봉합 기회도 없진 않았다. 20대 수장으로 송 회장이 연임하면서 합의추대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3차례 (21~23대) 선거에서 경선으로 회장을 선출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4대 선거 또한 후보 간 양보를 하지 않으면서 경선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들과 달리 상공업계는 화합을 위한 합의추대를 바라고 있다.

지난 9년 동안 전임 회장들의 감투싸움에 피해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일부 회원사는 회사 운영에도 애로를 겪을 만큼 후유증이 컸다.

회원사들은 이런 폐습을 없애고 힘을 모아 최소한 상공인 이익집단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자성 분위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지역 경제계 원로들이 나서지 않으면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선배 경제인으로 전임 상의 회장으로써 상의 회원의 권익을 대변하고, 경제적·사회적 지위 등을 높여 상공업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본다.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 화합된 상의를 이끌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이들의 '희생'을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가원학교 건물 흔들림 현상에 학생·교사 대피…경찰 조사 중
  2. [기고] 충청도 정신의 영원한 정치지도자 JP!
  3. [종합] 과밀 특수학교 가원학교, 건물 흔들림으로 학생 대피 후 귀가
  4. 항우연·천문연 경남 사천 이전? 연구자들 "말도 안 되는 소리"
  5. 장마철 앞두고 적십자사 구호물품 준비…‘유비무환’
  1. [사설] '해수부 결의안' 채택 못한 세종시의회
  2. [사설] 대전영화대전, 지역 영화 생태계 마중물 되나
  3.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 9월 3일 시행… N수생도 응시 가능
  4. 대전문화재단 ‘AI&문화예술’ 포럼 개최… “AI, 예술 창작의 미래를 열다”
  5. [시작된 장마, 준비는?] 금강 홍수취약 227곳 전국 최다…"지역협의체로 보완"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집권초 격랑빠진 충청… 흔들리는 행정·과학수도

李정부 집권초 격랑빠진 충청… 흔들리는 행정·과학수도

이재명 정부 집권 초기 충청권 미래성장 동력인 세종 행정수도와 대전 과학수도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정부 차원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추진에 더해 대덕연구개발특구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을 경남 사천으로 빼내 가려는 PK 정치권 일각의 움직임까지 표면화되면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셈법이 깔린 격랑에 충청권이 휩싸이는 모양새인데 지역 핵심 자원을 지키기 위한 총력 대응이 시급하다. 국민의힘 서천호(경남 남해·사천·하동) 의원은 17일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항우연과 천문연을 경남 사천으로 이전하도록 하는 '우주항공청..

코스피 3000선 코앞인데…숨 고르는 지역 상장사
코스피 3000선 코앞인데…숨 고르는 지역 상장사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가 3000선 문턱에서 일주일 째 숨을 고르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악재도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자본이 국내 시장에 지속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에 많이 분포한 지역 상장사들의 주가도 현재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일부 해소하는 분위기다. 18일 코스피 지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0.74%포인트 오른 2970.40으로 집계됐다. 오전 거래 시간 2980선까지 오르며 기대를 모았지만, 3000선 돌파는 다음으로 미뤘다. 새 정부 출범에..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9. 대전 서구 관저동 일대 치킨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9. 대전 서구 관저동 일대 치킨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영면 하소서’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영면 하소서’

  • 전기차 화재 대응 ‘하부 관통형 소화장비’ 시연 전기차 화재 대응 ‘하부 관통형 소화장비’ 시연

  • 장마철 앞두고 적십자사 구호물품 준비…‘유비무환’ 장마철 앞두고 적십자사 구호물품 준비…‘유비무환’

  • 여름철 해충 퇴치 여름철 해충 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