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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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구축이 시급하다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 승인 2021-04-08 14:17
  • 수정 2021-04-16 09:20
  • 신문게재 2021-04-09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황순욱 NEW
인공지능(AI) 산업은 오일 산업에 자주 비유된다. 오일 산업에서 원유의 채굴과 정제를 통해서 수많은 석유화학제품이 나오듯이 인공지능 산업에서 데이터는 수집과 기계가 학습할 수 있도록 가공된 후에 학습과 추론을 통해서 수많은 AI 제품과 서비스가 나온다. 지난 2019년 7월 5일자 필자의 칼럼 '인공지능의 핵심 인프라 슈퍼컴퓨터와 미중 패권전쟁'에서 AI 기술 혁신에 있어 고성능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HPC)의 역할에 대해서 언급했다.

AI 경제 시대를 맞이해 세계 각국은 HPC를 국가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라 인식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8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 의회 연설에서 차세대 슈퍼컴퓨터에 80억 유로(약 10조 6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EU고성능컴퓨팅공동사업(EuroHPC)은 2021~2022년에 3.6억 유로(약 4조 8000억 원)를 투입해 슬로베니아·불가리아 등 EU 8개국에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8개 중 3개는 프리엑사스케일(수백 페타플롭스급) 시스템이고 8개 총합 성능은 엑사플롭스 이상이다.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구축 선두 주자는 단연 미국이다. 2021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 1.5엑사플롭스 이상의 '프론티어', 2022년 아르곤 국립연구소에 1.0엑사플롭스 이상의 '오로라', 2023년 로렌스 리버모아 국립연구소에 2.0엑사플롭스급 '엘캐피탄' 슈퍼컴퓨터가 구축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18억 달러(약 2조 원)가 투입된다. 일본은 지난해 6월에 국가센터인 이화학연구소에 0.5엑사급 '후가쿠' 시스템 구축했다. 약 1.5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일본의 경우에 도쿄대학·나고야대학 등 9개 슈퍼컴퓨팅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센터는 3~5년마다 새로운 시스템 구축하고 있다. 각 시스템당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국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데이터혁신센터(Center for Data Innovation)에서 발표한 '미국 슈퍼컴퓨팅 접근성 향상을 위한 방안'(How the United States Can Increase Access to Supercomputing)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은 국가센터급 슈퍼컴퓨터 구축은 에너지부(DOE)에서, 지역센터급 슈퍼컴퓨터 구축은 국립과학재단(NSF)에서 각각 담당하며, 매년 총 5~7억 달러(약 5.6~7.9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매 5~6년 주기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기상청에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약 1000억 원 내외의 예산을 투입하는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최고 슈퍼컴퓨팅 환경인 미국도 HPC 자원 공급이 연구자들의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으며 그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AI 연구자들에게 HPC 접근이 제한될 경우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하면서 미국 의회는 향후 5년 동안 100억 달러(약 11조 3000억 원)의 HPC 예산을 제공해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다.

AI 연구자들이 HPC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미국 데이터혁신센터 보고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의 HPC 환경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조만간 우리나라는 AI 후진국으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하루라도 빨리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6호기를 구축해서 국내 AI 연구자들의 HPC 자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EU·일본처럼 국가센터와 지역센터를 연계한 국가 차원의 슈퍼컴퓨터 공동활용체계 구축을 통해 국내 AI 연구자들의 HPC 자원 요구에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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