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소멸 위험지역 단상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소멸 위험지역 단상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1-11-16 17:43
  • 신문게재 2021-11-17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충남발전협의회 금산군지부에서 금산의 미래를 걱정하는 포럼을 계획하면서 발제를 의뢰받았다. 어려운 주제이기에 고민했지만 또 다른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세상의 흐름은 큰 도시는 더 커지면서 대도시를 넘어 메가시티가 되었고, 작은 도시는 더 작아지는 현상을 겪으면서 농촌 금산은 자꾸 작아지고 있다. 인구 감소를 겪는 현실이 한/중/일 세 나라에서 공통적이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은 노령화와 저출산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소멸 위험'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걱정한다.



감사원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소멸위험 지역이 급속히 늘면서 2047년에는 229개 시군구가 소멸위험 지역으로, 그리고 2067년에는 216개 지역이 고위험지역이 될 것이라고 한다. 100년 후에는 인구가 1500여만 명밖에 되지 않아 70%의 인구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하니 겁이 덜컥 난다. 내가 죽고 나서 한참 뒤에 일어날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먼 훗날 얘기가 아니다. 당장 경기도를 제외한 대부분 도시에서 인구가 줄고 있다.

충남에서는 6개 군이 소멸 위험이 있고, 금산은 가장 가능성 많은 순위로 4위에 해당한다. 금산 인구는 최근 4년 간 연평균 800명씩 줄고 있고 이제 5만 지키기에 혈안인 실정이다. 노인 비율은 30%에 달하고, 80세 이상 노인 중 반은 1인 가구여서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많다.



소멸을 피하기 위해서는 인구가 늘어나야 하지만 모든 지자체에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데, 금산만 인구가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는 난망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제안을 하려 한다.

첫째, 잘 하는 일을 더 잘 하는 방법을 찾자.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사람이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장사 잘 되는 옆집 옷가게를 기웃거려봐야 답이 없다. 오히려 휴대전화를 더 잘 팔기 위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더 빠르다. 농촌 금산이 잘 살기 위해서는 농사를 더 잘 짓고,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만들어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금산은 전국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오는 만인산 농협이라는 전국 최고의 단위농협이 있다. 만인산농협의 시스템을 금산 전역에 확대하는 것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귀농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둘째, 교육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지만 출산지수 상위권은 모두 농촌 지역에서 차지하고 있다. 이 아이들을 잘 교육할 수만 있어도 이 아이들은 고향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교육에 힘을 쏟는 것으로도 지역민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셋째, 적극적인 이민정책이 필요하다. 농촌은 일손이 달리고 그 공백을 메우는 인력은 결혼이주여성들이다. 넷째, 행정구역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1995년에 대전과 광주시를 제외한 모든 광역시에서 농촌 지역을 편입시켰다. 인천은 두 개나 시켰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 대구시 달성군은 12만 인구가 26만으로 늘었다. 부산시 기장군은 6만 인구가 17만이 되었다.

대구시는 다시 군위군을 포함시키려 준비하고 있고, 광주시도 담양군과의 교감이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대전은 산업단지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용할 수 있는 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금산은 대전보다 더 넓은 면적에 인구 5만이 산다. 대전시에서 큰 프로젝트를 따내서 금산에 유치시킨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달성군과 기장군도 그렇게 성장했다. 이런 방법들을 나열해 보아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지자체장과 주민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릿(GRIT)이라는 단어가 있다.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줄임말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던 어느 심리학자가 발견한 덕목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끈기라고 했다. 누군가 나서서 이런 정책들을 끈기있게 추진하면 금산도 소멸위험지역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미추홀구, ‘시 특색 가로수길 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2. 강성삼 하남시의원, '미사강변도시 5성급 호텔 유치' 직격탄
  3. 대전시, 6대 전략 산업으로 미래 산업지도 그린다
  4. [특집]대전역세권개발로 새로운 미래 도약
  5. 대전을지대병원, 바른성장지원사업 연말 보고회 개최
  1. 대전상의, 청양지회-홍성세무서장 소통 간담회 진행
  2. 9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전 토론과 협의부터" 공개 요구
  3. 이장우 시장 맞은 충남대병원, "암환자 지역완결형 현대화병원 필요" 건의
  4.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5. 공공사업 낙찰 규모 계룡건설산업 연말에 1위 탈환할까

헤드라인 뉴스


도시 체질개선 통한 `NEXT대전` 만들기 집중

도시 체질개선 통한 'NEXT대전' 만들기 집중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 체질을 완전히 개선하며 'NEXT대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근대도시를 거쳐 철도 중심 도시와 과학도시를 거치면서 150여만명의 인구가 살아가는 대전에 공간은 물론 산업과 문화 구조를 변화시키며, 미래 일류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대전시는 기존에 갖고 있던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한 과학도시에서 6대 전략 산업 'ABCD+QR(나노·반도체, 바이오, 우주, 국방, 양자, 로봇·드론)'을 중심으로 육성하면서 기술 사업화에 초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할 수 있게 안산, 교촌, 원촌, 장대도첨, 탑립·..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