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도르트문트시의 지역혁신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도르트문트시의 지역혁신

오덕성 우송대 총장

  • 승인 2022-05-10 10:14
  • 신문게재 2022-05-11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오덕성 우송대 총장
오덕성 우송대 총장
보르시아 도르트문트는 최근 경기에서 숙적 바이에른 뮌헨에 패하며 분데스리가 챔피언 자리를 내주었고, 챔피언스리그 4강에도 오르지 못해 다소 김이 빠진 느낌이다. 하지만, 보르시아 도르트문트의 연고지인 도르트문트시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독일 대표로써의 명성만큼 뛰어난 또 하나의 별명을 얻었다. 이른바 유럽의 "5대 첨단 기술집적지(Top 5 Technology Region)"이다.

도르트문트는 철강, 석탄 그리고 맥주산업의 3대 분야에서 60년대 말까지 번영한, '라인강의 기적'을 대표하는 독일의 공업 도시였다. 그러나 70년대 들어서면서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빼앗기고 석탄광산과 전통맥주양조장들이 문을 닫게 되면서 쇠퇴의 길로 접어들어가면서 독일 평균보다 30%이상 실업률이 높은 문제지역이 되었다. 80년대 중반, 도르트문트 지역의 쇠퇴기를 벗어나기 위해 리더들이 힘을 모아 해결책을 강구하고 지역혁신을 도모한 정책은 유럽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 선두에는 당시 도르트문트 대학의 총장인 펠징거(Velsinger)교수의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과 리더십이 있었다. 그는 지역의 정치가, 행정가, NGO들을 설득하여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쫓아가는 첨단산업 집적지역으로 도시를 탈바꿈 하여야 한다고 설득하였다. 펠징거 교수는 실리콘밸리를 중장기적인 지향목표로 하고 현 단계는 바다건너 영국의 캠브릿지에서 성공한 과학단지(Science Park) 모형을 도입하자는 수정제안을 했다.

도르트문트 과학·기술단지(Technology Park)라고 불리어지는 이곳은 도르트문트 대학 주변 자연녹지지역으로, 당시 420ha에 달하는 공지가 유럽의 5대 첨단 기술지역으로 바뀔 수 있으리라고 아무도 기대하지 못하였다. 초기의 혁신 허브로써의 계획은 대학과 주변에 입지해있던 공공연구소에서 일어나는 기술이전을 창업으로 이끄는 기술창업보육센터와 메이커스페이스로 출발하였다. 이와 더불어 유럽지역으로 진출하려고 하는 다국적기업과 독일의 중견기업 연구센터를 입지시킴에 따라 점차 이 지역에 신기술 분야의 연구 및 기술개발 기능들이 입지 하게 되었다. 도르트문트 대학에서 지역혁신 효과를 분석한 결과, 첨단산업분야의 16,000여개 일자리와 15조원 상당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거점대학 및 연구소를 기반으로 한 클러스터 전략을 통해서 이 지역이 ICT, BT 등 양대 분야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Top 5 지역으로 새롭게 등장하게 된 것이다. 도르트문트의 사례는 다음과 같은 2가지 관점에서 우리 지역의 혁신생태계 구축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첫째는 거점대학을 기반으로 한 산학연관 협력의 혁신생태계 창출이다. 지역대학이 배출한 고급 인력이 타 지역의 일자리를 찾아 나가는 인재유출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도르트문트 과학·기술단지의 성공을 통해 지역대학 출신의 고급 인재들이 지역 기업에 고용되고, 일부는 스타트업에 종사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지역 착근이 이루어졌다. 더욱이 신산업 발전이 촉진됨에 따라 새로운 인재가 필요했고, 타 지역에서 고급 인력들이 유입되어 혁신 생태계 구축의 핵심이 되는 고급인력 풀이 형성되었다. 이른바 인재중심의 지역혁신이 이루어진 것이다.

둘째는 미래의 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었다. 본래 도르트문트 대학에는 의과대학이 없는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경쟁상대였던 이웃 도시 보쿰(Bochum)의 의과대학과 병원을 끌어들여 독일 연방의 의과학 분야 혁신클러스터에 도전하였다. 그 결과 수세기에 걸친 역사를 지닌 베를린, 뮌헨과 더불어 독일의 3대 혁신 사업기지로 연방정부 과제에 선택된 바 있다. 이는 대전, 세종, 충남지역이 함께 초광역적인 지역혁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현재 우리 지역의 상황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첨단 기술집적지인 도르트문트가 '스타트업의 유럽 챔피언'으로 지역의 자랑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도 대전, 세종, 충남이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의 Top5 혁신기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4.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