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기후변화와 인구감소에서 순환의 의미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기후변화와 인구감소에서 순환의 의미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 승인 2023-02-14 10:08
  • 신문게재 2023-02-15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성수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전국적으로 폭설과 강추위로 언제 봄이 오나 싶었는데 어느 덧 입춘이 지났다. 날씨도 풀려 일교차는 있지만, 점심 먹고 산책 다닐 만하다. 예전에는 한반도 주위에 대륙성, 해양성 기압들이 대류하면서, 3한4온 같은 주기적인 온도변화를 보였겠지만, 요즘엔 일주일, 열흘 넘게도 한파가 몰아쳤다. 제트기류의 약화와 같은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래도 아직은(?) 다행스럽게도 봄이 찾아와 준다.

기후 이상이 빈번해지면서 더 이상 엘니뇨, 라니냐 같은 단어를 뉴스에서 뜸하지만, 한동안은 대입수능시험에서 다룬 적도 있었다. 수개월 동안 계속되는 엘니뇨, 라니냐는 태평양 수온 변화에 동반된 대기 순환에 의해 일어나는 기상 현상들로 이로 인한 폭우, 가뭄, 생태 교란 등 직접적 피해 외에도 세계곡물가격 포함하여,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도 여파를 미쳤다. 예를 들면 우리 나라에서는 잊히지 않는 IMF상황을 만든 97년 아시아 및 러시아의 금융위기를 들 수 있다. 해수면 온도 변화라는 피상적인 원인으로부터 예상되는 결과의 연결고리엔 고개가 갸우뚱할 수도 있다.

지난 6일 안타까운 뉴스가 전해졌다. 튀르키예, 시리아에서 7.8의 강진으로 2만명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정치적 관계를 넘어 인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진의 원인과 수습에 대해 대통령의 초기 발언에 문제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대체적으로 지표의 판(Plate)과 판의 경계지역에서 작은 지진들이 뜸했던 동안 응축되었던 에너지가 분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지진을 일으키는 판 아래엔 액체상 맨틀 대류(mantle convection)에 원인을 두는 해석도 있다. 앞서 기후 변화, 대지진의 원인을 살펴보면, 결국은 지구의 바다, 지각, 대기에서의 순환에 의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전쟁 외 최초의 인구감소 국이자 고령 국가였던 일본을 제친, 초고령 국가다. 물론 고령화, 인구감소, 출산율 등 인구 지표뿐 아니라, 1인당국민소득, 평균임금 등의 경제지표에서도 일본을 추월했다. 21년 기준 한국과 일본의 출산율은 각각 0.8과 1.3이다. 우리나라의 2025년 출산율 전망치는 0.5라는 통계도 있다. 저출산 문제를 젊은 세대의 결혼관, 맞벌이가족에 대한 정부 지원, 육아에 대한 사회적 배려 등 다양하게 접근하기도 하고, 그 영향도 경제, 사회, 정치 등과의 복잡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 최고 난도 문제로 꼽힌다. 난이도 높은 문제에는 상식적인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앞선 지진이나 기후변화처럼 저출산, 인구감소도 결국은 순환의 문제가 아닐까?



우리나라는 전국민의 반이 수도권에 모여있다. 진학 희망 대학은 인서울 여야 하고, 기업들도 인재를 구하러 수도권으로 옮기며, 균형을 위해 만든 행정수도 근무 공무원들은 월, 금엔 서울로 오고 가기 바쁘다. 집값도 서울에서 제일 먼저, 많이 오르고, 불경기엔 지방 집값이 먼저 떨어진다. 옛말에도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란다. 아마도 몽고(元)가 제주에 말목장을 세운 이후 일 테니 고려 이후에 생긴 말일 것이다. 고려, 조선 각 500년씩 대략 천년을 중앙집권으로 태평성대(?)를 누렸다. 그런데 문제는 초저출산국인 우리나라에서 살기 좋아 젊은이들이 모이는 서울의 출산율은 전국평균보다 훨씬 낮다. 중앙집권시스템엔 균형발전을 위한 인적, 물적 자원의 순환은 들어 있지 않은 듯 하다. 최근 백년지대계 교육 부문의 부총리께서 지방국립대학의 시,도립대 전환을 전제로 5년 1000억지원을 발표했다. 지역대학 육성책이 중앙정부의 부담떨이로 보이는 건, 근시안적 효율 계산과 백년교육을 묶어놔서일까? 기후변화든 국가균형이든 원활한 순환이 아니고, 쌓이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돌이키지 못하는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밖에 없다. 지난 컬럼에 이어 다시 한번 묻는다. 인구 감소와 수도권집중의 본질적 의미는 위정자가 아닌,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사)한국청소년육성연맹,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후원물품 전달식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