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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에 내린 호우가 하천설계 기준에서 최고 500년 확률강우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강은 100년 빈도에 맞춰 설계되었다. |
지역에서 폭우피해 극복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7월 13일부터 15일 사이 충청지역에 내린 강우량이 하천설계에 기준이 되는 100년 확률 강우량을 훌쩍 넘어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방기상청이 집계한 14~15일 누적강수량은 대전 327㎜, 청양 544㎜, 공주 489㎜ 청주 427㎜, 부여 423㎜이다. 짧은 기간에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와 침수피해, 다리 통행차단 등의 상황이 발생했다. 국가하천 설계 기준에서도 이번 비는 예상 가능한 수준을 넘어 선 폭우였다. 하천 폭과 제방 높이를 정할 때 그 유역에 100년에 한 번 기록될 확률의 강우량으로 정하는데, 대전은 48시간 누적 404㎜, 청양 348㎜, 공주 365㎜, 청주 377㎜, 부여 383㎜를 100년 빈도 강우량으로 기준 삼고 있다. 이 정도의 비를 극한의 강우량으로 가정해 금강의 깊이과 제방높이, 통수단면을 관리하는 중이다.
이번 폭우에서 대전은 20년 빈도 강우량이었으나, 청양에서는 500년 확률강우량을 초과하는 비가 내렸고, 공주는 금강 설계의 100년 빈도 수준을 크게 웃돌아 500년 확률강우량에 약간 못 미친 수치를 보였다. 청주에서도 500년 확률 강우량에 버금가는 양의 비가 쏟아졌고, 부여에서 200년 빈도 강수가 관측됐다.
특히, 500년 확률강우량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20년 충북에 큰 수해가 났을 때 대전기상청 진안관측소에 48시간 기준 399㎜ 강우량이 측정돼 이때도 500년 빈도의 폭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대청댐에서 하구언까지 금강 본류는 세종시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모두 100년 확률강우량을 감안해 제방을 설계하고 관리 중이라는 점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 때 금강 수압이 높아지면서 지천에서 빗물이 배수되지 않고 저지대 농경지 침수피해로 이어지는 현상도 잦아지고 있다.
유병로 한밭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짧은 기간 폭우에 금강본류 수위가 높아지면서 정비되지 않은 지천에서 배수하지 못해 제방이 유실되는 현상을 이번에 확인했다"라며 "지천 중 금강 본류에 연결된 구간에서 제방을 보강하고 달라진 폭우양상에 맞춰 배수능력을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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