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조한묵 대전건축사회 회장 "건축사 일할 환경 개선에 앞장"

[중도초대석] 조한묵 대전건축사회 회장 "건축사 일할 환경 개선에 앞장"

483명 회원과 '소통' 통해 협회 방향설정 노력
줄어드는 건축 허가 건수… 지속적 지원 구상
디딤씨앗통장 등 사회공원활동도 꾸준히 진행
"저만의 색깔을 가지고 협회 색을 더해 나갈 것"

  • 승인 2024-05-06 14:53
  • 신문게재 2024-05-07 9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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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묵 대전건축사회 회장.
'방향키를 제대로 잡고 선원들을 잘 이끄는 선장이 되겠습니다.' 조한묵 제17대 대전건축사회 회장의 캐치프레이즈다. 조 회장은 4월 1일 취임해 앞으로 3년간 협회를 이끌어간다. 운영에선 소통을 가장 강조했다. 483명의 회원과 소통을 통해 협회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겠다는 각오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이면 못 할 일이 없다는 게 그의 마음가짐이다.

2023년 건축 허가 건수는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그만큼, 건축경기 전반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얘기다. 조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원은 물론, 전반적인 건축 문화를 끌어 올려 회원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축사들이 제대로 된 대가를 받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조한묵 회장을 만나 대전건축사회의 방향성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소회가 궁금하다.



▲정신없이 한 달을 보낸 것 같다. 부회장과 이사진, 위원회별 위원들을 구성하고 할 일을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고 전체 위원회가 모여 위원회 통합워크숍 행사를 했다. 선거 때 내세웠던 공약들을 실천해 낼 수 있는 조직을 잘 정비하는 데 고심을 많이 했다. 이를 위해 기존 위원회를 통합 재편 또는 신설했다. 구성원을 인선하는 과정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위원들은 전 회원들을 대상으로 공개 모집해 회원 누구나 협회 일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협회조직에 몸담아 일을 해봐야 그 사정을 알 수 있고, 조직에 대한 애정도 생기기 마련이다. 부회장직을 역임한 경험이 있어 협회 활동이 아주 낯설지는 않지만, 앞에서 언급한 조직을 구성하고 이끌어 나가는 수장이라는 무게감이 크게 다가온다. 아울러 건축 관련 모든 정책과 제도를 잘 파악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며 의견을 개진해야 하는 자리인지라 항상 깨어있고 공부를 해야 한다. 앞으로 3년은 이렇게 생활해야 한다. 이 자리는 책임감을 가지고 그 일을 해내는 것을 즐기지 않으면 앉아있기 어려운 자리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재미있게 일해보려 한다.



-회원 현황과 주요 업무, 활동 등 대전건축사회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4월 30일 기준 등록회원은 483명으로 500명에 육박한다. 건축사사무소 개설신고를 한 건축사가 협회에 의무가입을 하도록 하는 '의무가입 건축사법'이 2023년 8월 4일 시행됨에 따라 회원 수가 급격히 늘었다. 1989년 대전광역시건축사회 창립 당시 회원 수는 92명이었는데 35년 만에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건축사시험 횟수도 1년에 두 번으로 증가하였고, 합격자 수도 과거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2024년도 제1회 건축사시험에는 모두 7100명이 응시해 합격 예정자는 721명으로 발표됐다. 합격률은 10.2% 정도다.

건축사협회의 주요 업무는 내적으로는 회원들의 업무 수행을 위한 보조 역할과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이고, 외적으로는 불우이웃 돕기 성금 기탁, 청소년 건축 여행, 건축문화제 등을 통한 대 시민 건축사 홍보와 건축문화 발전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10개 위원회(자문, 윤리, 조사, 법제, 감리, 사회봉사, 운영, 홍보, 교육, 협회발전위원회) 위원 57명, 이사 10명, 감사 2명, 부회장 2명, 회장 1명 등 모두 회원 72명이 봉사하고 있으며, 사무처에는 4명, 건축사협회가 운영하는 새마을금고에는 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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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묵 대전건축사회 회장.
-올해 회장이 바라보는 건축사회의 중점적인 방향과 목표는 무엇인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회원들이 잘 버텨낼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대 시민 홍보를 강화해 전반적인 건축문화를 끌어올려 회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공사비와 이자율 상승으로 IMF에 버금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잘 버텨내야 하는 시기다.

건축설계업계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어려움은 저가의 설계비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1994년도에 철근콘크리트 건물 기준 공사비는 평당 약 80만 원 정도였고, 설계비는 평당 6만 원 정도였다. 요즘은 같은 조건일 때 공사비가 약 8배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설계비는 30년 전하고 별 차이가 없는 평당 6~10만 원 밖에 되지 않는다. 1994년도 자장면값은 1800원 2024년도 자장면값은 6000원 정도로 3.3배가 뛰었다. 자장면값 상승비율로 설계비를 계산하면 평당 18~33만 원 정도가 돼야 정상이다. 30만 원대는 현재 관공서 발주 설계비 정도가 된다. 관급 설계비는 물가상승과 비슷하게 상승이 되었지만 민간 설계시장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민간 설계시장의 설계비가 하루빨리 정상화가 돼야 한다.



-경제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건축업계 상황을 진단한다면.

▲2023년도 건축 허가 건수가 전년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건축 허가 건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건축경기 전반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증거다. 건축설계가 줄면 당연히 시공회사와 거기에 딸린 여러 협력회사도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건축자잿값 상승과 높은 대출 이자가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여 임대건물에는 공실만 늘어나는 현실이니 건축설계시장이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신축설계보다 기존건축물의 용도를 바꾸거나 리모델링하는 일이 더 많아진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 더 우려되는 것은 경기가 호황일 때 추진해 온 구도심 재개발사업으로 인한 아파트 물량의 엄청난 증가다. 구도심 전체가 아파트 단지로 변할듯한 기세다. 인구는 나날이 감소하고 아파트 가격도 급감한 현 상황에서 제대로 분양이 될지 걱정이다. 도시는 여러 용도와 규모의 건물들이 조화롭게 잘 섞여 유기체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물량의 아파트가 지어짐에도 지역 건설경기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건축설계만 하더라도 대부분 아파트 단지는 서울의 대형건축사사무소에서 일을 수주한다. 시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축사회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소개한다면.

▲해마다 연말이면 5개 구청에 불우이웃돕기 성금(2023년 기준 구청별 300만 원 총 15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2023년도에는 대덕구 오정동 가스폭발 사고 피해가정 복구를 위해 720만 원을 지정기탁했고, 디딤 씨앗 통장이라는 제도를 통해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디딤씨앗통장 결연 후원은 2016년부터 8년째 진행 중인 후원 사업으로 대전지역 위탁아동 10명에게 디딤씨앗통장으로 결연해 후원하고 있다. 디딤씨앗통장이란 취약계층 아동이 사회에 진출할 때 필요한 초기비용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 운영하는 아동자산형 지원사업으로 건축사협회지원금 480만 원에 국가가 480만 원을 지원해서 총 96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 외에도 연탄봉사, 집 고쳐주기, 연말 차 나눔 행사 등을 필요에 따라 해 오고 있다. 건축사가 가진 직능으로 시민에게 봉사하는 건축사협회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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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묵 대전건축사회 회장.
-대전 건축 최대 현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명품건축물로 명품도시 대전을 만들고자 하는 대전시정의 방향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공공 건축물들을 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시에서도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명품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여러 시스템을 고민 중인 것 같다. 좋은 품질의 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시 차원의 이런 움직임을 건축사협회에서는 크게 환영하는 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움직임에 적극 의견 개진을 하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나누고 있다.

명품건축물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구성요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좋은 디자인, 둘째 좋은 품질, 셋째 좋은 사용성이다. 좋은 디자인을 위해서는 알맞은 현상 공모 방식을 선택해야 하고 공공건축가제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품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시공자 선정이 중요한데 입찰방식의 선정이 중요할 듯하다. 마지막으로 좋은 사용성을 얻기 위해서는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기획설계와 현상 공모를 진행해 사용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면 민간 건축물의 수준도 함께 올라가야 명품도시는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잘 완성된 건축물을 선정해 여러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사회를 운영하는 데 소신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저는 대전광역시건축사회 제17대 회장이다. 그동안의 선대 회장님들 마다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협회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의 색이 무엇인가 반문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다. 대전광역시건축사회라는 커다란 화폭에서 나한테 허락된 만큼만 잘 어울리게 색을 더하고 다음 회장에 붓을 넘기고 싶다. 480여 명 회원이 한마음으로 움직인다면 못해낼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소통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협회가 해야 한다. 좌우명이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신뢰하는 편이다. 모든 회원들이 한뜻으로 간절히 원하면 많은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사들이 제대로 된 대가를 받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데 일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대전시민과 회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 도시의 주인은 대전 시민이고, 시민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물리적 구조물을 그려내는 사람은 건축사이다. 그런 만큼 시민과 건축사가 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축사는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은 건축사를 전문가로서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면 살기 편안한 도시라는 대전의 좋은 이미지를 잘 발전시켜 어느 도시보다도 훌륭한 명품도시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대담=박병주 경제부장·사진=이성희·정리=조훈희 기자



조한묵 회장은 누구?

▲한남대 대학원 건축공학과(석사) ▲건축사면허 취득(2000) ▲건축사사무소 개소(2002) ▲전 대전광역시건축사회 부회장 ▲전 한남대 건축학과 겸임교수 ▲2012, 2019년 대전광역시장 표창 ▲2017~2019년, 2022년 대전광역시건축상 수상 ▲현 대전광역시건축사회 회장 ▲현 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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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묵 대전건축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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