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2020-08-20
두 번 배접한 화선지를 붙이고, 중탕해둔 아교물을 두세 번 칠해 햇볕에 말리면 화판이 팽팽해진다. 스케치를 한 뒤 곱게 갈아둔 분채물감을 아교물에 묻혀가며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그림을 그린다. 밑 작업 없이는 결코 그려낼 수 없는 번거롭고 지난한 진채화의 과정이다..
2020-08-14
매년 새 학년도를 시작하면서 나 자신의 콘셉트를 정하는데 2020~2021시즌은 'LAST DANCE'로 정했다. 고3을 담당할 때는 이별의 시점을 정하고 출발하기 때문이다. 담임 선생님들에게는 '내년에 또 3학년 담임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게 하고, 제자들에게는..
2020-08-06
학교장에게 '코로나19'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무거운 과제임을 알기에 더욱 걱정스러웠던 한 해의 반이 지나갔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고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이때에 많은 사람의 안전을 책임..
2020-08-04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인류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 교육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갑작스럽게 온라인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 학기가 끝나가는 현시점에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2020-07-24
양지고는 원수산 아래 자리해 숲, 야생화 그리고 자연을 자연스레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학생들은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계절의 변화를 창문 너머로 바라보며 하루하루 자신들의 꿈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꿈이 자라나는 학교에서 교사는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할 수..
2020-07-16
선생님으로 불리고 선생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삶보다 축복이다. 선생님으로 첫걸음을 내디디며 첫 출근의 그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리고 가르침에 대한 긍지와 사명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그런 기억들과 날들이 하나하나 쌓여 이제 교장 선생님으로서 첫 출근이 나를..
2020-07-09
지난해 11월, 1학년 주제선택 국어 시간이다. 주제로는 UCC만들기, 보드게임으로 창의 인성 다지기 등의 활동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주제선택 국어 시간을 은근히 기다렸다. "선생님, 다음 주제는 뭐예요?" 기다리는 아이들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응, 이번 시간부터는..
2020-07-07
새 학교에 와서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는 요즘이다. 딱 2년 전 세종에 신규발령을 받아 처음 왔던 그때처럼 모든 것이 새로운 기분이다. 거기다 코로나19의 등장까지 더해 정말 태어나서 경험해보지 못한 학교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2020-06-25
아이들과 함께한 지, 어언 11년째. 코로나 19로 인해 유치원의 생활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하루 종일 끼고, 1m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점심시간에는 지그재그로 앉아 초록색 가림막을 마주하며 밥을 먹는다. 옹기종기 모여 4~6명씩 놀이하던 공간은..
2020-06-18
"교감선생님, 이번 시간에 학생들과 Zoom으로 쌍방향 화상 강의 했어요." 나를 보자 마자 우리학교의 일명 실버교사분의 자신감 넘치는 환한 얼굴을 잊을 수 없다. 실버교사란 50대 이후의 연령대 교사들에 대해 본교에서 부르고 있는 별칭이다. 이 별칭이 나오게 된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