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밖에서 본 우리 모습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밖에서 본 우리 모습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3-06-06 16:18
  • 신문게재 2023-06-07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오랜만의 긴 출장으로 방문한 호주에서 우리의 국력이 커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멜버른에서 한식당을 찾다 발견한 짜장면, 짬뽕과 비빔밥, 제육볶음을 같이 파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은 중국인 젊은 여성들이었다. '리틀 라멘 바'라는 이름의 일본 라멘집을 운영하는 사람은 한국의 젊은이였다. 들어서며 아내와 우리 말로 얘기했더니 직접 담근 김치도 서비스해주고 너무 친절하게 대접을 해주어 고마웠다. 게다가 음식 맛까지 너무 좋았다.

공항 가기 위해 탄 우버의 기사는 한국에서 유학 비자로 왔던 친구가 있다며 '소주, 맥주' 등의 단어를 안다고 자랑했고, 시드니 해양박물관에서 접수 보는 여성은 한국인이 '한 달에' 3000명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인은 100명밖에 오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드니 공항에서 출국하기 위해 자동인식기에 여권을 집어 넣었더니 바로 한국어로 '카메라 앞에 서세요' 하는 멘트가 나오는 것을 비롯해서 수많은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한껏 자부심을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매스컴에서 'K' 자가 들어간 많은 이야기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고, 바로 며칠 전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U-20 대회에서 강호 나이지리아를 꺾고 4강에 진출하면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불과 2-30년 전만 해도 꿈도 꾸지 못했던 발전을 이루었다.

지금 우리의 발전을 영국이 산업혁명을 통해 유럽 2등 국가에서 세계 최고의 국가로 발돋움하던 시기와 비교한다면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일까? 지금은 과거의 영광을 많이 잃었지만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영국이 18세기에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의 공적에 힘입어 방적기와 방직기를 비롯한 기계의 발명으로 엄청난 발전을 했다면 우리는 반도체와 자동차, 2차 전지 등의 무기로 세상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영국은 당시 점유하고 있던 수많은 식민지를 시장으로 물건을 팔 수 있었기에 비교적 쉽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던 반면에 우리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 사이에서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리고 발전하는 시기에 소외되는 사람들은 빈곤층과 서민이라는 사회적 문제는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국 역사상 서민이 가장 살기 힘들었던 시기가 가장 발전하던 산업혁명 시절이라고 역사가들은 지적한다. 귀족과 평민의 구도에서 산업과 무역으로 큰돈을 버는 부르조아라는 새로운 사회 지배세력이 생겨나면서 수많은 농민들이 도시 노동자로, 또 빈민으로 전락했다고 한다.



우리도 홀로 외롭게 늙어가는 분들, 고독사하는 분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있고, 젊은이들이 결혼과 자녀 갖기를 주저하는 사회 현상을 비롯한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다. 농업은 소외되고, 농촌 인구는 더 빨리 줄어들면서 도시 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금산과 많은 인연이 있는 농촌유토피아연구소의 장원 교수가 말씀하는 '7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7년 안에 인구 7만의 금산을 만들자'는 요지의 강연을 들었다. 귀가 번쩍 띄는 느낌을 받았다. 걱정하는 수많은 얘기와 다소 허황되어 보이는 뜬구름 잡는 얘기들만 듣다가 실제로 곡성군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사례들을 들으면서 가능할 것 같다는 희망을 보았다. 이 프로젝트들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일치된 마음과 지역 공직자들의 노력, 그리고 지자체장의 의지가 필요한데, 그중 한 가지라도 빠지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기는 했다.

영국이 처참할 정도로 서민들의 삶이 어려웠던 산업혁명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현대 국가로 우뚝 섰듯이 우리도 삶이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가면서 새로운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슬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농촌 마을에 살면서 줄어드는 인구를 걱정만 하며 살 때가 아니라 스스로 헤쳐 나갈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힘으로 얼마든지 우리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나는 믿는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기록누락 등 부실도
  2. 이철수 폴리텍 이사장, 대전캠퍼스서 ‘청춘 특강’… 학생 요청으로 성사
  3. 고교학점제 취지 역행…충청권 고교 사교육업체 상담 받기 위해 고액 지불
  4.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치매안심센터 찾아 봉사활동
  1.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2. 세종 BRT예정지 미리알고 땅 매입한 행복청 공무원 "사회적 신뢰 훼손"
  3. "치매, 조기진단과 적극적 치료를" 충남대병원 건강강좌
  4. 새 정부 교육 국정과제 '시민교육 강화' 대전교육 취약 분야 강화 기대
  5. [세종 다문화] 군사 퍼레이드와 역사 행사, 다문화 가정이 느끼는 이중적 의미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5년간 11조 투입해 서해안 수소벨트 구축

충남도 5년간 11조 투입해 서해안 수소벨트 구축

충남도가 석탄화력발전소 밀집 지역인 서해안 일원에 친환경 수소산업 벨트를 구축한다. 도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 활용까지 국내 최대 수소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글로벌 수소 허브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다. 김태흠 지사는 18일 서산 베니키아호텔에서 열린 '제7회 수소에너지 국제포럼'에서 19개 기관·단체·대학·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해안 수소산업 벨트 구축 본격 추진을 선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 지사와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 대사, 니쉬 칸트 씽 주한 인도 대리 대사, 예스퍼 쿠누센 주한 덴마크 에너지 참사관 등 500여 명이 참석..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리얼 야구 예능 '불꽃야구'가 대전 한밭야구장(대전 FIGHTERS PARK)에서 21일 오후 5시 직관 경기를 갖는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한밭야구장을 불꽃야구 촬영·경기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한 협약 이후 시민에게 개방되는 첫 무대다. '불꽃야구'는 레전드 선수들이 꾸린 '불꽃 파이터즈'와 전국 최강 고교야구팀의 맞대결이라는 예능·스포츠 융합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경기는 수원 유신고와 경기를 갖는다. 유신고는 2025년 황금사자기 준우승, 봉황대기 4강에 오른 강호로, 현역 못지않은 전직 프로선수들과의..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충청권 경제 단체들이 추석을 앞두고 대전지역 전통시장을 찾았다. 내수 침체로 활력을 잃은 지역경제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캠페인을 위해서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는 이상천 대전세종중소벤처기업청장이 취임 직후 첫 공식일정으로 민생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대전세종충남경제단체협의회(회장 정태희)는 지난 17일 오전 대전 서구 한민시장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캠페인'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상천 중기청장을 비롯해 정태희 회장(대전상의 회장), 김석규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장, 송현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전지회장, 김왕환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