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문제의식과 사회성 결여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문제의식과 사회성 결여

양동길/시인, 수필가

  • 승인 2024-03-1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일가친척이 모인 자리, 특이하게도 동성에게 쉽게 마음 문을 여는 남자아이가 있어 관심 있게 바라보았다. 몇 번 눈이 마주치자 손을 잡기도 하고 안기기도 한다. 성별 구분도 그렇고, 여성에게 쉽게 가지 않는 것도 별일로 느껴져 보는 이에게 관심거리가 되고 밝은 웃음거리가 된다.

낯가림은 친숙하고 친숙하지 않음을 가려서 대한다는 말일 게다. 아이가 사물 인식이 시작되면 친숙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대게 피하거나 울음을 운다. 인지능력 발달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성장 과정이리라. 자라면서 점점 그 정도가 약해진다. 생각해보니, 성인이 되어도 반응 상태가 달라질 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다 그러지는 안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낯선 사람에게 쉽사리 다가서지 못한다. 반대로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쉽게 친숙해지거나 적극적으로 사귀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사교성 또는 사회성이 좋다고 한다. 사교성이라 함은 다름 사람이나 사물,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능력이다. 자연스러운 경우도 있겠지만, 능동적 창의력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나아가 친화력, 교감 능력이 된다. 일종의 자연친화 지능이다. 공존과 상생을 위한 능력과 노력이 긍정적으로 사회에 나타난다. 때문에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 하지 않겠는가?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능력일 게다. 당연히, 양지가 있으면 그늘이 있다. 공생이나 유기적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되면 얼마나 좋으랴. 제아무리 좋은 능력도 악의적으로 사용하면 악마로 돌변한다. 집단화하여 얼마든지 공동선을 파괴할 수 있다. 너무도 잘 알지 않은가? 여럿이 하나를 바보로 만들기는 너무도 쉽다. 집단화하여 다른 집단을 와해시키는 것도 다르지 않다. 집단과 집단이 상생을 위한 공기가 되어야지, 서로 죽이기 위한 살생 도구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살려고 만든 힘이 공멸의 도구가 되어서야 될 일인가? 개인 능력도 동일하다. 나눠주기 위한 것이 되어야지 챙기기 위한 것이 되면, 악의 도구가 되고 만다.



정당이라고 다를 리 없다. 공동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 될 때 상생하게 된다. 상대의 이상을 짓밟으려 하면 공멸할 것이 자명하다. 정치마당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한 공생의 장이 되어야 서로 산다. 서로 죽이기 위한 전쟁터가 되면 공멸의 장이 되고 만다. 파괴적 정쟁은 전쟁과 다르지 않아, 파멸, 적어도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게 된다. 싸워서 이기고자 하는 쪽보다 서로 보듬어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쪽에 투표해야 하는 이유다. 그것이 오른 선택 아니랴.

문제의식이 없으면 변화와 발전이 없다. 의식은 사물에 대한 인식과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다. 불가에서는 고통으로 여겨 비우려 하기도 한다. 필부가 생각하기엔 최소한 또는 원초적 욕망을 제외한 것일게다. 비우겠다는 생각, 노력, 이런 것조차 의식이 아니고 무엇이랴.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과는 다른 것이다. 그가 말한 것은 별다른 의지 없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 잠재의식이다. 의식이 아니라 의지에 가깝다. 의식이 없으면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죽음 또한 두려워할 필요가 없기에 비울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속인이 말하는 의식은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의식의 폭을 넓히는 것이 문제의식이다. 의식의 폭을 넓히지 않는 것 또한 죽음으로 생각한다. 곧 문제의식이 없는 것은 잠든 의식, 죽은 의식이 된다. 문제의식은 변화의 바탕이요 동력이다. 그 방향이 화두가 된다. 긍정적 문제의식, 선의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선거에서 드러나는 마타도어, 거짓은 부정적 문제의식이다. 조직을 붕괴시키는 단초가 된다. 상대 조직뿐이 아니다, 자신의 조직도 붕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의식이 있다면 긍정적 변화를 도모해야 되지 않으랴?

긍정적 문제의식으로 바른 사회성에 투표하고 싶다.

양동길/시인, 수필가

양동길-최종
양동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수능 앞 간절한 기도
  1.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2.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3. 대전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 1만 6131명… 교육청 "수험생 유의사항 필독해야"
  4.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5. 충남 청년농 전용 '임대형 스마트팜' 첫 오픈… "돈 되는 농업·농촌으로 구조 바꿀 것"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