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넘버원(Number one)이 아닌 온리원(Only one)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넘버원(Number one)이 아닌 온리원(Only one)

  • 승인 2024-04-16 16:22
  • 수정 2024-04-22 16:54
  • 신문게재 2024-04-17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원구환 한남대 링크사업단장
원구환 한남대 기획조정처장
얼마 전 TV의 한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딸아이와 아빠의 전화 통화 장면이었다.

딸아이가 아빠에게 신이 나서 전화를 걸었다. "아빠 나 시험 100점 맞았다?"

아빠는 기뻐하면서도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반에 100점이 몇 명이야?"

그러니 딸아이는 "나 혼자야!"

그제야 아빠는 "아이고 우리 딸 잘했다. 정말 잘했어!"라고 기쁨의 칭찬을 퍼부었다. 아빠는 아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한 칭찬보다 반에서 몇 등인지가 더 중요한 듯하였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자연스럽게 '비교문화'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비교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된다. 아니 어쩜 태아에서부터 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은 태어난 후 영유아 검진을 받는데, 키, 몸무게, 머리둘레 등을 검사받는다. 보통 아이의 부모들은 "우리 아이 키는 상위 1%이고, 머리둘레도 또래 아이보다 엄청 작다고 해요! 비율이 좋은 거죠!"라고 다른 아이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을 자랑하듯 이야기한다. 사실 아이가 잘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척도로 알려주는 것인데 말이다.

비교는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둘 이상이 존재해야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내가 남과 비교해서 더 우월하면 사회적으로 보상이 따른다. 보상의 형태는 경제적이든, 사회적 가치이든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보상의 욕구는 사회적 경쟁을 촉발하게 되며, 끊임없는 비교의 시작점이 된다. 부모에 의해, 사회에 의해 강요되는 경쟁이 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비교와 경쟁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흔히 경쟁이라고 하면 올림픽 선수들이 새로운 신기록을 경신하듯이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를 만드는 순기능이 존재한다. 그러나 오늘을 만들어 준 어제의 성공 공식에 안주하여 상대방에 대한 비방만을 통해 자신의 우월성을 입증하려는 잘못된 경쟁은 사회적 통합을 어렵게 한다. 경쟁 상대를 밟고 올라가는 것이 아닌 나만의 원천 기술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말이다.

콜라 회사의 경쟁 상대는 누구일까? 다른 콜라 회사, 타 음료 회사도 아니다. 인간의 몸에 70% 이상을 차지하는 '수분'이 콜라 회사의 경쟁 상대이어야 한다. 또한 OTT회사의 경쟁 상대는 누구일까? 역시 타 회사가 아닌 인간의 '수면 시간'이 경쟁 상대이어야 한다. 타 회사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경쟁은 고객의 관심을 잠시 끌 수도 있지만, 지속적 비교우위를 확보해 주지는 못한다. 오직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을 주요 경쟁요인으로 설정해야 한다. 모두가 같은 지점을 바라보고 한 길로 간다면 순위가 생길 수밖에 없지만. 독보적인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자의 방향으로 간다면 순위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즉 넘버원(Number one)이 아닌 온리원(Only one)되어야만 진정한 경쟁이 된다. 노래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펼치는 가수들이 살아남고 있다. 넘버원은 언제든지 경쟁을 통해 순위가 바뀔 수 있지만, 온리원은 대체 불가하다.

작은 그릇에 담긴 내 지식과 경험은 가득 차 보이지만, 큰 그릇에 담으면 부족해진다. 작은 그릇으로 큰 그릇과 경쟁하는 것은 온당치 않을 수 있다. 내 그릇이 작을 땐 상대방과 경쟁하며 에너지를 쏟지만, 내 그릇이 크다면 부족한 만큼을 채우기 위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게 된다. 경쟁의 에너지를 오직 자신을 개발하는 에너지로 활용한다면, 세상은 대체 불가능한 온리원이 존재하는 사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국회의원들의 경쟁 상대는 타 당이 아니다. 국민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경쟁 상대이어야 하며, 큰 그릇에 자신을 담는 온리원으로서 존재해야 한다. /원구환 한남대 기획조정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호남에 반도체 짓는데 송전선로는 충남으로?… 지역 주민 반발 확산
  2. [대전 선도지구 정비사업장을 가다] 인태섭 둔산 14구역 추진준비위원장 “선도지구 선정은 모두 주민들 덕"
  3. 우주서 25㎝ 해상도 지구관측 광학위성… 대전 우리별1호 잇는 '스페이스아이T'
  4. [인터뷰]중도일보 오피니언면 <문화인> 칼럼 쓰는 이희성 교수
  5. 대전 대덕구의회 두달 넘게 파행…주민 불편 현실화
  1. 적립금 늘고 등록금도 올랐다… 대전 사립대 살펴보니
  2. 둔산서 사건은 유성서로… 대전경찰도 ‘가족 사건 상피제’
  3. 천문연 연구진, 은하단 1만 개에 하나 나옴직한 '원시초은하단' 발견
  4. 충청권 주민 '원정 의료' 고착화… 지방 의료 환경 변화 숙제는
  5. 한밭대 신임 총장 임용 1순위에 윤린 기계공학과 교수

헤드라인 뉴스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안이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공주대에서는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 모든 직군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지만, 충남대에서는 학부생과 직원들의 반대가 크게 나타나면서 통합안이 부결됐다. 양 대학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충남대는 투표 대상자 2만4346명 가운데 1만8426명이 참여해 75.6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직군별로는 교원의 경우 924명 가운데 591명(63.96%)이 찬성했고 333명(36.04%)이..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 건설임대주택의 6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9892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과 세종은 공가율이 각각 10.4%, 12.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서구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LH 건설임대주택 97만 7240호 중 3만 8493호가 6개월 이상 공가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가율은 3.9%다. 충청권에선 충남의 장기 공가 물량이 가장 많았다. 충남은 LH 건설임대주택 5만 2294호 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