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사각지대에 음주사고 후 도주 사례 대전서도 매년 발생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법적 사각지대에 음주사고 후 도주 사례 대전서도 매년 발생

대전서 음주 뺑소니 사고 2021년 42건, 2022년 46건, 2023년 39건
위드마크 공식 추산 정확한 증거로 인정 안하는 사례도…제도적 한계 없애야

  • 승인 2024-05-26 15:56
  • 수정 2024-05-26 16:17
  • 신문게재 2024-05-27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118625361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전에서도 술 먹고 도주해 교묘히 법망을 피해 가려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 법적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대전 지역에서 발생한 뺑소니 교통사고 건수(인명피해 기준)는 2021년 187건, 2022년 171건, 2023년 196건이다. 이중 음주 뺑소니 사고는 2021년 42건, 2022년 46건, 2023년 39건으로 집계됐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음주 사고를 내고도 도주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현행법상 술을 마신 정황이 포착돼도 단기간 내 호흡, 체혈 측정 등 정확한 수치에 근거한 음주 여부가 입증되지 않으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악용해 음주측정 시 적발이나, 음주사고를 낸 후 몸속 알코올 성분이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피하기 위해 도주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앞서 올해 5월 유성구 용산동 외국인학교 앞서 40대 음주 운전자가 거리에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은 후 도주했다 경찰에 바로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2022년에는 중구 대둔산로 일대 도로에서 한 소나타 운전자가 경찰의 단속을 피해 도망가 약 2.5㎞를 음주 운전했다. 검거 후 위드마크 음주측정 공식 적용 결과, 해당 운전자의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66%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피의자 도주에 대비해 경찰은 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기법인 '위드마크 음주측정공식'을 적용해 혐의를 입증하기도 한다. 운전자가 섭취한 알코올의 양, 시간당 알코올 분해도, 사람의 체중, 성별 계수 등을 대입해 계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음주 시점과 음주량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며, 사람마다 알코올 분해 속도가 달라 한계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산을 통한 추정치이다 보니 기소 단계에서 핵심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대전에서는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피의자에 대해 경찰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송치를 결정했지만, 검찰이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한 사례도 있었다.

2020년 새벽 중구 대흥동 네거리 교차로 일대에서 카니발 승용차 운전자 A 씨가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이받은 사고다. 중부서에 따르면, A 씨는 교차로 진입 전 진행 신호가 적색 신호임에도 정지하지 않고 가다가 교차로를 지나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했다.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골절과 타박상 등 부상을 입어 6주간 치료를 받게 됐다. 이후 경찰이 A 씨를 입건해 위드마크 음주측정 공식을 적용했지만, 추산한 음주 수치에 대해 검찰은 정확한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A 씨는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는 적용됐지만,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아 가중처벌을 면하게 됐다.

이에 꼼수 음주 운전자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적 한계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음주 후 도주나, 음주사고를 내고 걸리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시 음주를 하는 경우에 대해 별도의 처벌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도주 피의자에 대해 위드마크 공식에 의한 계산을 적용하고 있는데, 검사의 입증 책임과 법원의 심리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에 혈중알코올농도 추정 규정을 입법화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안양시, 평촌신도시 정비 ‘청신호’ 가속
  2. 위기 미혼한부모 가정에 3000만 원 후원금 전달
  3. 자립준비청년 자기계발비 300만원 후원
  4. 천안시, '담헌달빛관' 개관
  5. 장애인 보조견 환영합니다
  1.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2025년 활동지원사 힐링나들이'
  2. “웃으며 배우는 가족 소통법”
  3.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유한킴벌리 대전공장 사랑의 김장 나눔
  4. 취약계층 지역주민 위한 ‘사랑의 김장나눔’ 행사
  5. 위기상황 미혼한부모 가정 위한 통합지원금 기탁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민자 4000억 유치 `K-모빌리티 허브` 만든다

충남도, 민자 4000억 유치 'K-모빌리티 허브' 만든다

충남도와 당진시가 국내 기업과 손잡고 당진항 일원에 대한민국 자동차 수출을 이끌어갈 최첨단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한다. 조성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민선8기 도가 중점 추진 중인 '베이밸리 건설'과 '당진항 수출 전진기지 육성'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7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이정환 SK 렌터카 대표이사 등과 '케이(K)-모빌리티 오토 허브 일반물류단지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국 처음으로 자동차산업과 항만물류를 결합시킨 K-모빌리티 오토 허브 일반물류단지는 당진..

대전 청약시장 쏠림현상 뚜렷… 옥석가리기 심화되나
대전 청약시장 쏠림현상 뚜렷… 옥석가리기 심화되나

올해 대전 아파트 청약시장에서는 특정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입지와 분양가 등 경쟁력을 갖춘 인기 단지가 선별되면서 '옥석 가리기'가 한층 심화되는 분위기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에 나선 '도룡자이 라피크'가 침체된 분양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GS건설이 공급한 도룡자이 라피크는 1~2순위 청약에서 214세대 모집에 3636건이 접수되며 평균 16.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84㎡B형은 59.1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대부분 1..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공천 위해 모든 당원 ‘1인 1표’ 도입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공천 위해 모든 당원 ‘1인 1표’ 도입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위해 모든 당원에게 ‘1인 1표’를 부여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에 착수한다. 그동안 대표나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했던 규정을 개정해 모든 당원에게 투표권을 동등하게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정청래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내년 6·3지방선거에서 열린 공천 시스템으로 공천 혁명을 이룩하겠다"며 "19일과 20일 이틀간 1인 1표 시대 당원 주권 정당에 대한 당원 의사를 묻는 역사적인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