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72. 빈부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72. 빈부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자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4-06-13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유치원에서 대학원까지 모든 교육 과정과 단계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여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지요. 바로 빌 게이츠입니다. 빌 게이츠는 지금은 이혼하여 따로 사업을 하지만, 당시에는 자신의 부인과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들어 교육개혁에 일조했는데, 그는 이 재단의 파트너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교 개혁'과 '선생님 개혁'을 강조하였습니다. 게이츠는 자신의 고교 시절 선생님들이 학습 흥미를 북돋아 주었기 때문에 "나는 수학과 소프트웨어에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회고하면서, "훌륭한 교사와 무능한 교사가 내는 교육적 차이는 놀랄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우리 재단은 오래전부터 고교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20억 달러를 썼다"고 밝히기도 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개혁'하면 대학을 떠올리는데 빌 게이츠가 고교 교육을 교육개혁의 화두로 삼은 것은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대학은 고등학교 교육의 연장이기 때문에 고등학교의 개혁 없이 대학의 개혁은 불가능한 것이지요.

이와 관련하여 미국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이러한 고교 교육 개혁에 불을 붙였지요. 1990년에 발족한 비영리 교사 양성 지관인 '미국을 위한 교육 (TFA:Teach For America)'은 미국 명문대 졸업 예정자들을 훈련해서 빈민 지역 교사로 파견하고 있습니다. TFA 프로그램에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명문대 졸업 예정자 3000명을 선발해 2년 이상 교사로 임명한 것이지요.

이들 명문대 졸업 예정자들이 일반 교사들이 꺼리는 '문제' 학교에서 학생들을 열성적으로 가르쳐 교단에 새바람을 일으켰습니다. 폭력과 마약 등으로 얼룩진 학교에 '사명감을 가진' 우수 교사를 보내자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좋아졌고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교육개혁입니다. 지나친 경쟁 위주의 교육, 돈이 없으면 기회를 놓치는 교육은 시정되어야 합니다. 이런 교육개혁은 사회 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이 문제 지역에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면 당사자들에게도 충분한 경험이 되고, 혜택을 받는 학생들도 그들의 열정과 봉사에 동화되어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게 된다면 사회 통합이라는 큰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겠죠.

과거 대전시에서도 미국의 이러한 교육개혁 사례를 참고하여 '교육만두레' 시책을 펼쳐보았습니다. 복지만두레의 일환인 교육만두레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 등에 못 가는 아이들에게는 배울 기회를, 그리고 대학(원) 졸업자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판 TFA'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국·영·수 과목 전공 교사 100명을 채용해 600명 이상의 소득이 낮은 자녀들에게 학습 지도를 해주는 교사 1명이 6명의 학생을 집중적으로 지도하는 방식이어서 상당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0퍼센트 이상이 성적이 향상되었고, 약 80퍼센트가 공부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이것을 발전시켜 시 예산이 아니라 재단 설립을 염두에 두었었지요.

교육개혁은 모든 사람이 최고의 교육을 동등하게 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보장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이 그 아이의 평생 삶을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빈부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는 것이 교육개혁의 진정한 목표이어야 합니다. (이상 <염홍철의 아침편지> 94-96, 염홍철 <천천히, 천천히 걷는다> 231-233 참조)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해수부, 중국과 해운 회담으로 현안 합의
  2. 해양사고 선박의 30%, 기존 행위 반복… 예방책 없나
  3.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당선자 현충원 참배! 허태정 방명록에 남긴 말은?
  4. 대전농협-보라미봉사단, 농촌 일손돕기 볼사활동 진행
  5. 장기수 천안시장 당선인, "시민과 함께 정책을 만들고 시민과 함께 미래 열 것"
  1. 소비자원-정수기 사업자정례협의체, 학교 정수기 안전 사용 캠페인 진행
  2. [한화에어로 참사] "더는 일터에서 목숨 잃지 않길"…합동분향소 조문 잇달아
  3. 오석진 당선인 첫 공식 행보는 '애도'
  4. 세종시 '탄소중립' 이벤트, 13일까지 지속… 어디로 가볼까?
  5. 농식품부, 범정부 협력으로 농어촌 삶의 질 높인다

헤드라인 뉴스


690g 초미숙아, 세종서 100일간 치료 끝 퇴원 앞둬

690g 초미숙아, 세종서 100일간 치료 끝 퇴원 앞둬

출생 당시 체중이 690g에 불과했던 초미숙 이른둥이가 100일이 넘는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을 앞두고 있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임신 23주 5일 만에 태어난 극소저체중 이른둥이가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해 퇴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산모 A 씨는 임신 23주차에 양막이 파열돼 세종충남대병원으로 긴급 전원됐으며, 하루 만에 시작된 진통으로 체중 690g의 초미숙아를 출산했다. 아기는 출생 직후 신생아 소생술을 받은 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와 정맥영양 치료 등을..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당선자 현충원 참배! 허태정 방명록에 남긴 말은?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당선자 현충원 참배! 허태정 방명록에 남긴 말은?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6.3지방선거 당선자들이 5일 현충원을 참배했다. 허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들과 함께 현충탑에 분향하고 호국영령들에 대한 넋을 기렸다. 허 당선인은 참배 후 방명록에 "민생을 되살리고 시민주권 시대를 열어 대전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습니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당선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서 "대전의 국회의원 7분, 5분의 구청장 그리고 시의회 구의회 민주당의 절대적인 다수당의 지위를 갖게 됐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대전의 변화, 또 시민주권 시대를 여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무거운 책임..

400년 전 절절한 사부곡(思婦曲)…당진시 `안민학 애도문` 국가보물 승격 추진
400년 전 절절한 사부곡(思婦曲)…당진시 '안민학 애도문' 국가보물 승격 추진

당진시가 20대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아내를 향한 남편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충남도 유형문화재 제243호 '안민학 애도문 및 백자명기'를 국가 지정 문화유산(보물)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절차에 나선다. 시는 6월 5일 충남도 문화유산 안민학 애도문의 국가지정(보물) 승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8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민학 애도문은 안민학 선생이 부인을 여의고(1576년 5월 10일 병자년) 관에 넣은 부장품으로서, 한글로 쓰인 16세기 애도적 내용의 편지다. 애도문은 1978년 소유자가 14대 조모인 현풍 곽씨 묘를 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 분주한 개표소 분주한 개표소

  •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