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행복 부르는 창작의 즐거움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행복 부르는 창작의 즐거움

  • 승인 2024-06-21 10:48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산다. 행복은 긍정적 정서와 만족감이자 기쁨과 즐거움이다. 건강과 평안에서 오기도 하고, 인지나 관계, 성취에서 오기도 한다. 아마도 제일 큰 즐거움은 창작활동에서 오지 않을까? 창작에는 인지, 깨달음, 지혜, 놀이, 일, 성취, 자아실현, 긍지, 자유, 통제, 감사 등 행복요소가 대거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얻는 미적 쾌감이야말로 최상위 고품격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채근담에 나오는 말이다. "행복은 억지로 구할 수가 없는 것이니 스스로 즐거운 마음을 길러서 행복을 부르는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불행은 마음대로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니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없이하여 불행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福不可?. 養喜神, 以爲召福之本而已. 禍不可避. 去殺機, 以爲遠禍之方而已.)" 행·불행 모두 마음이 이루는 것이다. 즐거운 마음이 행복을 부른다. 그 행복을 부르는 최상의 도구로 예술 활동을 제안하는 바이다.



독창적으로 만들거나 표현하는 창작활동과 거기에서 얻어지는 결과물이 예술이다. 아름다움의 표현과 창조가 목적이다. 이러한 모든 활동은 남에게 보여줌으로서 완성된다. 드러내기 위해 창조하는 것이다.

드러내면 미추, 선악, 장단, 시비, 우열 등의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예술인은 문제의식이 체질화 되어있어, 상호관계에 있어 갈등이 많다. 문제의식이 자신을 향하면 성찰이 되고, 남을 향하면 비평이 된다. 긍정적 비평은 격려가 되고 부정적 비평은 비판 또는 비난이 된다. 어느 쪽이나 조언적인 경우는 있으나 창조적인 것은 드물다. 후자와 같은 부정적 견해 또는 문제 제기가 대부분이다. 창작은 작가 자신의 영역이요, 누가 대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평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기성의 것, 있었던 것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정적 평가에 관객이 더 잘 호응하고, 쓰기에도 흥미롭고 보다 쉽다. 리처드 홀먼의 <크리에이티브 웨이> 6장 '비판'에 대한 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다.



비평은 필요악이기도 하다. 새로운 방향 모색이나 좌표 설정이 될 수도 있지만, 상처와 낙망으로 대상이 일순간 좌절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창작활동에 매진하다 갑자기 그만 둔 사례도 더러 보았다. 비평가와 예술가, 예술가와 예술가 관계가 공격대상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적이 아니라 서로가 동반자요 동료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칭찬 또한, 좋은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진중한 성찰에 방해가 된다. 낙관, 긍정적 격려에 편향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남의 말에 좌지우지 될 필요는 없다. 말은 말일 뿐이다. 리처드 홀먼은 동료는 조금 다르다고 한다. "서로 건설적인 비판을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를 맺을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게 된다." 예술가에게는 진정한 동료가 필요하다. 없으면 선별적으로 타당한 의견에 귀 기울이면 된다.

앨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1899~1980)은 서스펜스와 심리적 스릴러 장르에서 수많은 기법들을 개발한 선구자로 영국의 대표적 영화감독이다. 30여 편 영화 연출 후 미국 할리우드로 진출 <레베카>, <해외특파원>등의 잇단 성공으로 그의 명성이 절정에 달하며 이후 10여 년간 전성기를 이룬다. 그런 그가 1979년 미국 영화협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았을 때 말한 수상소감이다. "제게 최고의 애정과 인정, 격려를 보여주고 지속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네 사람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첫 번째는 필름 에디터, 두 번째는 시나리오 작가, 세 번째는 제 딸 팻의 어머니, 네 번째로는 주방에서 매 순간 마법을 부렸던 최고의 요리사입니다. 이 네 사람의 이름은 모두 알마 레빌입니다." 알마 레빌은 히치콕의 부인이다. 그에겐 아내가 진정한 동료였던 것이다.

그런 사람을 찾거나 만들려 애 쓰기보다,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먼저다. 남에게 불러주는 행복이 자신에겐 더 큰 행복이 되지 않으랴.

양동길/시인, 수필가

양동길
양동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2. 과기정통부 '출연연 정책방향' 발표… 과기계 "기대와 우려 동시에"
  3. 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줄이려 휴게 시간 확대… 경비노동자들 방지 대책 촉구
  4. 장철민 "새 충청은 젊은 리더십 필요"… 대전·충남 첫 통합단체장 도전 의지↑
  5. 한남대 이진아 교수 연구팀, 세계 저명학술지에 논문 게재
  1. 김태흠 충남지사 "대통령 통합 의지 적극 환영"
  2. 학생들의 헌옷 판매 수익 취약계층 장학금으로…충남대 백마봉사단 눈길
  3. 한국산업은행 세종지점, 어진동 단국세종빌딩에 둥지
  4. 세종충남대병원, 지역 보건의료 개선 선도
  5. 세종청년센터, 2025 청년 도전과 성장의 무대 재확인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추진으로 급물살을 탄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단체장 출마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역할분담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19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오정 국가시범지구(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 관련 브리핑에서 대전충남행정통합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통합시장을 누가 하고 안 하고는 작은 문제이고, 통합은 유불리를 떠나 충청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출마는) 누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도 상의할 일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는 (이..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