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인재를 잡아야 지역 기업이 산다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 인재를 잡아야 지역 기업이 산다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 승인 2024-09-29 11:01
  • 수정 2024-11-13 17:26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센터장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요즘 기업인을 만나면 한결같이 인재들의 탈지역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한 대전 바이오벤처의 인사팀 책임자에 의하면 자사에 입사한 10명 중 3명 정도는 6개월 이내에 퇴사하고 절반 정도는 1~2년 동안 잘 훈련시켜 놓으면 수도권 기업으로 이직하고 있어 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지역 기업들이 수도권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바이오벤처 기업의 창업자이며 대표는 기업이 성장하여 제품을 제조·생산할 공장건축도 고려하고 있지만 인력 충원에 대한 걱정으로 쉽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왜 인재들이 지역의 우수한 중소벤처기업을 마다하고 수도권의 중견·대기업으로 이동하고 있고 지역 기업은 인력난에 빠져 있을까? 첫째, 높은 연봉 수준이다. 요즘 구직자들은 연봉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대기업의 높은 연봉은 지방 중소기업에는 장벽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에는 수백억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투자를 받아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높은 연봉을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은 고액연봉이 보장된 대기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둘째, 연장 근무가 없는 근무시간과 다양한 복지 조건이다. 근무시간은 연봉과 함께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이다. 일에만 매달리기 보다 일과 생활의 균형 가장 중요한 '워라벨' 시대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인센티브와 직원복지 조건을 비교해 조금이라도 좋은 수도권 기업으로 이직한다 하니 이를 말리기에는 쉽지 않다. 셋째, 수도권 대기업 근무는 최고의 '스펙쌓기'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바로 취직하기 어렵다면 지역에 있는 우수한 벤처기업에 입사하여 경험과 실력을 쌓은 후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 기업으로 옮겨가는 전략을 통해 스펙을 쌓아놔야 하는 것이다. 많은 대기업이 신입직원을 채용하기보다는 경력직 직원을 상시로 채용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과거처럼 신입직원을 대거 뽑아 교육과 훈련을 시키기보다 높은 연봉과 회사의 브랜드가치를 내세워 역량 있는 직원들을 중소벤처기업으로부터 빼 오는 것이다.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대목이다. 대기업은 실력 있는 중소벤처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기업정신을 발휘하고 인재를 키우는 저수지 역할을 해야 한다.

사정이 이러니 지역 기업에서는 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그렇다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지역 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하고 인재들을 지역에 머물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지역 기업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시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의 기술력과 투명한 회사 경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가 지속적으로 유치된다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 무명의 벤처기업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기업가치가 올라가 주식시장에 상장되고 매출과 같은 성과를 내면 자연스럽게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게 된다. 벤처기업이 오랜 기간의 연구개발로 성과를 창출하고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과정에서 우리사주나 스톡옵션 제도를 통해 제공된 주식은 직원들에게 큰 보상이 되는 경우는 이제 흔한 일이다. 혹자는 높은 연봉을 보장하는 대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으로 유치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한다. 대기업이 인재들을 빼가는 한 대기업은 여전히 인력의 블랙홀로 작용한다.

구직자들은 자신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우수한 지역 기업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일시적인 높은 연봉을 좇아 취업하는 것 보다 본인의 역량과 실무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업이 나를 선택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나의 전문성과 경험을 무기로 나의 역량을 발휘할 기업을 내가 선택해서 갈 수 방법이 취업전략이 되어야 한다. 지방정부도 나서야 한다. 교통 편의시설을 조정하고 확대해야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문화활동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이 쉽도록 정주요건 개선과 청년주택 보급과 같은 정책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특히 지역 대학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됐다. 대학지원의 중심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넘어온 상황에서 대학은 지역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야 할 의무가 있다. 대학은 더 이상 일방적인 인재 공급자가 아니다. 지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렇듯 기업, 지방정부, 대학 등이 함께 노력해야만 탈지역 인재들의 발길을 잡아 지역 기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연축지구 개발 탄력받나… 공공기관 유치 준비 주목
  2. 증산도 한연선 종도사(宗道師) 입극(立極) 대천제(大天祭) 봉행
  3. 천안시, '서북구문화원' 신축·이전 준공
  4. 중도일보 김원식 회장·김현수 대표이사 부자(父子) 아너 소사이어티 탄생
  5. 대전 택시 기본요금 11월부터 4800원… 3년 만에 인상
  1. 잇단 산하기관 잡음… 세종시 관리·감독 문제 도마 위
  2. 세종시민과 기업의 상생 축제… 31일 도담동서 개막
  3. 천안시민한마음체육대회 성료…31개 읍면동 24개 종목 열전
  4. 천안법원, 전 여친 성폭행 후 살해하려 한 30대 남성 '징역 12년'
  5. 죽동중·성남중 설립 목소리 커지는데…대전교육청 '해법 찾기' 고심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이재명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전 지역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관계로 이전 대상 기관들의 대전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의 후발 혁신도시 우선 배치 여부도 아직 안갯 속이기 때문이다. 대전은 우리나라 연구개발(R&D) 메카이며 국토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과학기술 및 균형발전 성과를 영호남, 강원 등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장점이 크다. 이재명 정부가 대전에 관련 공공기관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27일 중도일보..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전국 고용센터별로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 인력의 업무 편차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 1명이 관리하는 참여자 수가 전국적으로 최대 11.5배 차이가 났으며, 충청권 내 13개 고용센터에서도 최대 5.9배 격차를 보였다. 27일 본보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고용센터별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전국 102개 고용센터의 상담인력은 총 792명으로, 상담사 1명당 평균 126.2명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의 대전 내 대체 시설 확보를 위한 대전시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충남과 세종까지 국정자원 유치에 나선 가운데 당초 제안한 2개 후보지 외에도 추가 부지를 발굴하며 대전 내 재설립을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전시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앞두고 신규 기관 유치뿐 아니라 기존 기관 붙잡기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민선 9기 자치구 상생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서구를 방문해 국정자원 본원의 대전 내 재설립 필요성을 강조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 ‘울긋불긋’ 대전 도심 ‘울긋불긋’ 대전 도심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