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다문화] AI로는 가르칠 수 없는 일본 전통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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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다문화] AI로는 가르칠 수 없는 일본 전통 문화

  • 승인 2025-05-06 11:24
  • 신문게재 2024-11-10 1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현대 사회는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과 디지털화로 인해 효율성과 물질적 풍요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를 잃고, 인간관계는 소원해지며, 합리성만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듯하다. 과연 이러한 흐름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회와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까?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 본연의 가치와 정서적 교감이라는 중요한 숙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어쩌면 우리가 간과해 온 '문화적 힘'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물질만능주의와 효율성 지상주의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일본의 세 가지 전통 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고요함 속에 '화(和)'의 정신을 담고 있는 '다도'이다. '다도'는 단순한 차 마시는 행위를 넘어선 철학을 제시한다. '화경청적(和敬?寂)'이라는 네 글자에 담긴 조화, 존경, 청결, 고요함의 가치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타인과의 섬세한 관계 형성을 강조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간격'의 미학과 '마음의 여유'를 되새기게 하며, 서구 사회에서도 'ZEN'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의 일부 호텔에서 다도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물질적 풍요를 넘어 정신적 충만감을 갈망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와쇼쿠(和食)'문화이다, 와쇼쿠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자연과의 공생과 생명에 대한 감사를 담고 있는 식사문화이다. 다시(국물)를 기본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계절감과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와쇼쿠에는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와 같은 인사말에 담긴 겸손과 존중의 태도가 녹아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가치관을 제시하며,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잊기 쉬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셋째,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 연설을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오모테나시'이다. '오모테나시'는 상대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일본 고유의 정신이다.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세심한 배려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는 단순한 친절을 넘어선 깊은 인간적 교감을 가능하게 한다. 료칸에서의 섬세한 서비스나 선물에 담긴 손글씨 메시지 등은 외국인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인간관계가 소원해지기 쉬운 현대 사회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가치라 할 수 있다.



결국, 다도, 와쇼쿠, 오모테나시라는 일본의 전통 문화는 모두 '사람의 마음'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으며, 첨단 기술로는 결코 대체할 수 없는 따뜻함과 인간적인 연결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물질적 발전과 효율성이라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도, AI가 관리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인간 고유의 가치를 지키고 함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전통 문화가 제시하는 지혜는 이러한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한 소중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니시가미 아야카(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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