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다문화] 두드림 난타: 북소리로 채운 10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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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다문화] 두드림 난타: 북소리로 채운 10년의 이야기

  • 승인 2025-05-18 13:23
  • 신문게재 2024-11-10 1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제가 한국에 온 지도 어느덧 15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습니다. 언어도 문화도 생소했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두드림 난타'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2015년 용기를 내어 처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두드림 난타'는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들이 한국의 전통 타악기를 배우며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자신감을 기를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입니다. 난타는 북과 같은 타악기를 두드리며 리듬을 익히는 활동으로, 단순한 음악 수업을 넘어 신체 활동과 정서적 치유, 공동체 의식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목표는 다문화 가족들이 한국 사회에 보다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서로 소통하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또래들과 함께 리듬을 맞추며 연습하고 무대에 서는 과정을 통해 외국인 참여자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힘을 기르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따뜻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난타가 무엇인지조차 몰랐고, 사람들 앞에 서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북채를 잡고 리듬을 익혀가며 점차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난타는 제게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자신감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어주었습니다.



난타를 통해 천안 K-컬처 행사, 흥타령춤축제, 전국 난타 경연대회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 서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고 그 경험들은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두드림 난타는 저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었고, 운동이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한국어 실력도 향상시켜 주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땀 흘리며 준비한 공연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제 두드림 난타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팀의 리더로 활동하면서 새롭게 참여하는 회원들에게 제가 배운 것들을 나누고,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막막함을 잘 알기에, 그들에게 다가가는 일이 저에겐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드림 난타는 저와 같은 이주민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소중한 통로가 되어주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제 삶은 더욱 풍요로워졌습니다.

앞으로도 두드림 난타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그 안에서 자신감을 얻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이 한국 사회가 더욱 따뜻하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활동한 지 10년이 되는 이 시점에 제 이야기를 이렇게 나눌 수 있어 참 감사하고 기쁩니다.
배소영 명예기자(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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