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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진행 모습 |
▲커뮤니티의 시작, 작은 결심에서
우리 커뮤니티는 대전에 라틴 아메리카 출신을 위한 모임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만들어 보자"는 결심 아래, SNS를 통해 사람들을 모으고 2024년 4월 30일, 대전외국인주민통합지원센터에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당시 인원이 부족해 탈락을 걱정했지만, 다행히 제안이 채택되었고 공식적인 지원 아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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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냐타 |
이번 워크숍은 예술, 음식, 공동체 정신이 어우러진 자리였습니다. 피냐타와 향초 만들기, 라틴 음식, 게임과 춤 등 다양한 활동이 마련되었고, 약 25명의 참가자가 함께했습니다. 풍선과 알록달록한 장식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우리는 함께 웃고, 만들고, 나누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리나 씨는 향초와 키체인 만들기 세션을 맡아 참가자들과 활발히 소통했고, 저는 미니 피냐타 만들기를 담당했습니다. 피냐타는 어린 시절 생일 파티에서 빠지지 않던 추억의 상징이며, 오늘날에는 멕시코 문화를 소개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저는 참가자들에게 피냐타의 상징성과 역사, 그리고 '피냐타'라는 단어가 이탈리아어 'pignatta(깨지기 쉬운 항아리)'에서 유래했다는 문화적 배경까지 설명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피냐타를 자랑스럽게 들고 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맛으로 전하는 문화, 마르코의 타코
음식은 라틴 문화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요소였습니다. 커뮤니티 내에서 '요리사'로 알려진 마르코 씨는 이날에도 정성스럽게 돼지고기 타코를 준비했습니다. 부드럽고 진한 소스를 곁들인 타코는 검은콩, 밥, 살사, 오렌지 주스와 함께 제공되었고, 많은 분들이 감탄하며 즐기셨습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더 먹고 싶어 줄을 다시 서기도 했습니다.
▲문화 속의 가족, 가족 속의 공동체
행사를 준비하면서 쉽지만은 않은 일도 많았습니다. 필요한 물품을 리스트로 정리하고 센터에 요청한 뒤, 대부분의 물품은 마리나 씨 댁으로 배송되어 그녀가 직접 행사장까지 옮겨야 했습니다. 장소 제약도 있어 참가자 입장에 제한이 있었고, '1시에 시작'이라는 안내에 정확히 도착한 분들이 준비 중인 모습을 보고 돌아가신 적도 있었습니다. 이는 시간 개념에 여유가 있는 라틴 문화와 한국 문화 사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경험이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서로 도우며 행사를 준비하고, 끝난 후에는 함께 정리하며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커뮤니티가 단순한 문화 모임을 넘어, 한국에서 서로를 가족처럼 아껴주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따뜻함, 창의력, 포용의 가치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축제를 계속 이어가며, 한국 속에서 라틴 문화를 알리고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잇셀 나옐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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