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원자 속 '전자 지하터널 비밀' 세계 최초 규명

  • 전국
  • 부산/영남

포스텍, 원자 속 '전자 지하터널 비밀' 세계 최초 규명

김동언 교수팀 실험으로 증명
"'전자 터널링' 비밀 여는 열쇠"

  • 승인 2025-07-15 15:28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김동언 포스텍 교수


포스텍 물리학과 김동언 교수(막스플랑크 한국·MPK) 연구팀이 양자 역학의 핵심인 '전자 터널링' 과정의 수수께끼를 최초로 밝히고 실험으로 증명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게재됐다. 학계에서는 100년 넘게 미스터리로 남았던 '전자 터널링'의 비밀을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주목한다.

벽을 뚫고 순간 이동하는 것은 영화 속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원자 세계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 '양자 터널링'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전자가 자신이 가진 에너지로는 절대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벽(에너지 장벽)을 마치 터널을 파고 지나가듯 통과하는 것이다.



이 현상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핵심 부품인 반도체가 작동하는 원리이자 태양이 빛과 에너지를 내는 핵융합에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전자가 터널을 통과하기 전과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어느 정도 밝혀졌지만, '터널을 지나가는 순간' 전자가 정확히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김동언 교수팀과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C. H. 케이텔 교수팀은 강한 레이저를 원자에 쏘아 전자를 터널링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자가 단순히 벽을 통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터널 안에서 원자핵과 다시 부딪히는 놀라운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터널링 장벽 내 재충돌'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여태껏 전자가 터널에서 빠져나온 후에야 원자핵과 다시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터널 안에서도 이런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전자가 터널 안에서 에너지를 얻으며 원자핵과 재충돌하게 돼 '프리먼 공명'를 강화시키게 된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일반적인 이온화보다 훨씬 큰 이온화로 나타났고 이온화 크기는 레이저의 세기를 바꿔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기존 이론으로 예측할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발견이다.

연구는 전자가 터널링하는 과정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터널링을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나 양자컴퓨터, 초고속 레이저 같은 첨단 기술에서 전자의 움직임을 더 정밀하게 제어하고 효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과학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언 교수는 "전자가 원자의 벽을 통과할 때, 그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며 "이제야 비로소 터널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중앙고 출신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 2명 위촉 '화제'
  2. 코스피 역사상 최고치 경신…대전 상장기업도 '활약'
  3. 목원대 RISE사업단 현판식·발대식… 지역상생 혁신 생태계 본격화
  4. 보완수사 존폐 기로… 검찰청 폐지안에 대전지검 긴장
  5. 충남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연구팀, 학술상과 우수초록상 수상 연구성과
  1. 한남대 김민주 교수 '네빈 S. 스크림쇼 상' 수상
  2.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문화활동프로그램 '따뜻한 숲속의 온기'
  3. 교수들도 수도권행…이공·자연계열 교원 지역대학 이탈 '심각'
  4. OECD 교육지표 엇갈린 평가… 교육부 "지출·여건 개선"-교총 "과밀·처우 열악"
  5. 배태민 KIRD 원장 취임 2주년 간담회 "교육 대상 대폭 확장 중"

헤드라인 뉴스


李 “정책 결정 시 지역균형발전영향 평가제도 만들까 생각”

李 “정책 결정 시 지역균형발전영향 평가제도 만들까 생각”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국가의 모든 정책을 결정할 때 지방균형발전 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하는 제도를 만들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정과 사회간접자본(SOC) 배분 등 지방 우대정책을 반영하고 있다”며 “그리고 지시해놓은 건데, 환경 영향 평가를 하는 것처럼 지방균형발전 영향이 어느 정도냐, 이것을 의무적으로 평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역균형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국가의 중요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의미로 분..

도심 온천관광 랜드마크 `유성온천 문화체험관` 첫 삽
도심 온천관광 랜드마크 '유성온천 문화체험관' 첫 삽

대전 도심 속 온천관광 랜드마크인 '유성온천 문화체험관'이 첫 삽을 뜬다. 11일 유성구에 따르면 유성온천 문화공원 두드림공연장 일원(봉명동 574-5번지)에 '유성온천 문화체험관' 건립 공사를 오는 15일 착공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온천지구 관광 거점 조성 공모 사업'에 선정된 이후 추진됐으며, 온천 관광 활성화와 지역 대표 축제인 '온천축제'와의 연계를 통해 유성온천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화체험관은 국비 60억 원을 포함한 총 198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연면..

국회 세종의사당 연결하는 `신설 교량` 입지 확정… 2032년 개통
국회 세종의사당 연결하는 '신설 교량' 입지 확정… 2032년 개통

국회 세종의사당과 금강 남측 생활권을 잇는 '금강 횡단 교량'이 2032년 수목원로~국토연구원 앞쪽 도로 방향으로 연결된다. 김효정 행복청 도시계획국장은 9월 11일 오전 10시 e브리핑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강 횡단 교량 추가 신설은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 시점에 맞춰 원활한 교통 소통의 필수 인프라로 꼽혔다. 국책연구단지 앞 햇무리교를 사이에 두고 이응다리 쪽이냐, 반곡·집현동 방향에 두느냐를 놓고 여러 검토가 이뤄졌다. 햇무리교와 금남교는 현재도 출퇴근 시간대 지·정체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행복청은 이날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화재피해 복구 ‘한마음 한뜻으로’ 화재피해 복구 ‘한마음 한뜻으로’

  •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시청하는 시민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시청하는 시민들

  • 옷가게도 가을 준비 완료 옷가게도 가을 준비 완료

  • 사상 최고점 돌파한 코스피…‘장중 3317.77’ 사상 최고점 돌파한 코스피…‘장중 331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