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내란 특검은 반민특위를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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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내란 특검은 반민특위를 넘어설까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5-08-04 17:23
  • 신문게재 2025-08-05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김재석 소설가
김재석 소설가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정청래의원이 당선되었다. 당선 첫마디가 '내란을 옹호한 세력과는 손도 잡지 않겠다.'는 강경모드를 취했다. 한마디로 집권한 다수 여당으로서 국민의힘을 손보겠다는 뉘앙스가 흐른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살펴보면 일본 식민통치 36년과 그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오늘의 양당 구조가 한국 민주주의의 발목을 오랫동안 잡아왔다.

해방 후 1947년 제헌의회가 들어서면서 반민특위가 구성되어 식민 통치에 적극 가담한 친일 인사를 벌주려고 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관용적 태도와 6.25라는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나면서 이 일이 흐지부지되었다. 친일 인사들은 전쟁 후 이승만 정권에서 기사회생해 오늘날 국민의힘 세력을 이뤘다. 반민특위를 구성하고 활동했던 김구를 비롯한 민족주의 진영은 더불어민주당 계열로 힘을 모아왔다. 사실 민족주의 진영이 몇 번 승리한 대선을 제외하면 거의 반세기 이상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을 뒷받침한 국민의힘 정당 계열의 친일 인사들이 나라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친일하면 자손 대대로 잘 살고, 독립운동하면 자손이 망한다는 말이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니다.

어쩌면 이번 내란 특검은 단지 윤석열이라는 내란수괴를 처벌하자고 구성된 것은 아닐 것이다. 뿌리는 못 속인다고 한 세기 이상을 권력에 빌붙어 호의호식하고, 지금은 극우세력, 사이비종교 세력까지 침투하여 혼탕이 된 국민의힘을 해산하고, 한국식 민주주의의 새 기틀을 마련하라는 시대적 사명이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민주주의 위기라고 칭할 만큼 패권주의적 사고를 가진 지도자들이 판을 치고 있다. 여기에 기후재난과 국지적 전쟁까지 겹치면서 전 지구적 위기가 언제라도 닥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지구촌 한가족이라는 상호번영의 민주주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한국은 동북아의 작은 나라이지만 옛적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예언한 대로 동방의 등불같은 나라이기도 하다. 비폭력 촛불시위로 내란을 극복한 K-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지금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가 극렬하게 나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어떻게 나라를 안정시켰는지 그들은 궁금해 한다. 현재까지 흙수저에서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른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을 보면 이런 K-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든다.

잘 생각해 보면 우리가 서 있는 현시점은 반세기가 넘도록 이루지 못한 일제 청산이라는 반민특위를 완성하고, 그 너머 K-민주주의를 통해 세계 민주주의에 희망의 등불이 되고자 하는 지점인지도 모른다. 나는 시대정신이 그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감회를 받고 있다.

광주 망월동에 묻혀있는 5.18 희생자들과 일제시대 때 이 땅에서 또는 중국을 떠돌며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독립운동에 매진한 선열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있는 것이다. 독재자와 같은 권위 의식과 총칼로 국민을 위협하는 그런 친일 수구 정당이 두 번 다시 권력을 잡도록 이제는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주된 지지층은 40, 50, 60대 초반이다. 이들은 5.18 군사 계엄령을 경험했거나 전두환 독재정권에 맞서는 민주화 투쟁에 나섰고, 그 민주화 이념을 이어받은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이 점점 보수화될 수도 있는 나이임에도 진보적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것은 그런 동지적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정신을 공유한 지지층이 있을 때 K-민주주의를 하루라도 빨리 완성해야 한다. 정청래 당대표가 당선 일성으로 내란 세력과 손도 잡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들의 손목을 부여잡고 역사의 뒤안길로 잘 퇴진시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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