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법원 신청사 건립 계획과 연계해 '20분의 1'로 줄어드는 예산상의 강점도 무시하지 못한다. 부지 매입비만 1조800억 원이 드는 점을 고려했을 때의 계산이다. 공공기관 가용부지 약 33만 평(약 100만㎡)을 갖춘 세종시로 옮겨 500억 원으로 대법원 건립이 즉시 추진되는 절호의 기회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입법·행정·사법을 고루 갖춘 '세종 대법원 시대'의 최고 강점은 물론 수도 기능의 완성이다.
'사법개혁'이 이전 당위성에 추가된 것은 의미가 있다. 사법부가 주권자의 견제와 감시의 대상이며 세종 이전이 그 신호라는 논리다. 제도 개선과 함께 수도권에 집중된 사법기관의 물리적 분산 이동은 실제 사법개혁의 유력한 방안이 될 수 있다. 13일 성평등가족부 세종 이전 연구용역 예산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부처와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 기능까지 세종에 집적되면 국가 통치 중심 기능은 강화된다. 법원행정처, 법원도서관, 사법정책연구원, 사법연수원, 법원공무원교육원까지 동반 이전할 때는 수도권 집중 해소 효과까지 더 극대화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대법원 이전은 대검찰청 등 관련 기관 동시 이전까지 견인할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대의와 사법개혁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 '개혁' 기능까지 가미되면 국가의 미래 비전은 더 확장된다. 현행 법원조직법(제12조)에는 '대법원은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 개정 없이 대법원 이전은 불가능하다. 세종시는 사법부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여야 협치로 대법원 세종 이전 공론화와 법 개정을 본격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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