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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대전교육청 27시험지구 제8시험장이 마련된 동대전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부모와 교사의 응원을 받으며 입실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13일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렵고 9월 모평보다는 부담이 덜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파악된다. 독서는 지문 난도가 높았던 반면 문학과 선택과목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성됐다. 법 해석·담보 기능을 다룬 사회 지문은 개념 추론 과정이 복잡했고, 열팽창 계수 등 과학 지문은 개념 간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해 수험생이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인문 지문은 철학자 견해 비교가 핵심이어서 일부 문항에서 난도가 높게 형성됐다는 평가다.
문학은 '수궁가', '감나무 그늘 아래', '북새곡' 등 EBS 연계 작품이 포함되며 전반적으로 평이했으나, '독가촌 풍경' 등 일부 작품은 인물 관계와 세부 정보 파악에 시간이 더 필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법·작문은 기존 출제 기조를 유지하며 대체로 무난했고, 언어와 매체는 핵심 문법 위주로 나왔지만 중세국어 제시문은 시간 부담이 컸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독서·문학·언어의 난도 차가 뚜렷해 시간 배분 능력이 성패를 좌우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문학·선택과목에서 확보한 시간을 독서 해결에 어떻게 배분했느냐가 성적을 결정했을 것"이라며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수능(139점)과 올해 9월 모평(143점) 사이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열팽창 과학 지문과 철학 제재가 주요 변별 요소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학 영역은 올해 9월 모평과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모두에서 고난도 문항이 집중 배치되면서 변별력이 강화됐고 수험생 체감 난도는 평가원 공식 난도보다 더 높았을 가능성이 크다. 공통과목에서는 21번(함수 추론)과 22번(지수·로그 함수)이 대표적인 변별 문항으로 꼽히며 계산량과 추론 과정이 늘어나 실제 체감 난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선택과목은 과목별 난도 차가 뚜렷했다. 확률과 통계와 미적분은 9월 모평보다 어려워졌고, 기하는 9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 과목 모두 30번 문항이 최상위 난도로 출제됐다. 미적분은 복잡한 미분법 계산, 확률과 통계는 여러 단계의 경우의 수 추론, 기하는 평면벡터 활용 문제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6월·9월 모의평가와 출제 기조는 유사했지만 실제 풀이 과정에서 사고력과 계산력이 크게 요구돼 수험생 체감 난도가 높아진 시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은 "9월 모평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지며 공통·선택 모두 고난도 문항이 선명하게 배치됐다"며 "특히 공통과목의 높은 계산 난도와 선택과목 후반부 문항 구성 때문에 지난해보다 어려움을 느낀 학생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으며 올해 9월 모평보다는 다소 쉽게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유형은 등장하지 않고 기존 유형이 유지됐지만 난도가 높은 문항이 적절히 섞여 상위권 변별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문항으로는 39번(3점, 문장삽입)이 지목되는데 정답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제시문에서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34번(3점, 빈칸추론) 역시 난도가 높은 유형으로, 칸트·홉스 등 철학 소재가 제시돼 글 자체의 이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는 응시 집단의 구성 변화 폭이 매우 커 체감 난도와 실제 채점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의대 정원 축소와 9월 모평 미응시 N수생 증가 등으로 상위권 점수 구조가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질 수 있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물론 전체 성적 분포에서도 상당한 변동이 예상되는 수능"이라고 말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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