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일용직 건설 노동자 김 모(49)씨는 18일 오전 5시에 대전 삼성동에 있는 인력사무소에 나왔지만 일감을 찾지 못해,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김씨는 지난 주말부터 벌써 3일째 소득이 없다.
김씨가 이처럼 개점 휴업 상태인 이유는 지루하게 이어지는 장마로 인해 대부분의 건설현장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비가 와도 인력사무소에 나가지만 일감을 찾는 인부는 10명 가운데 1명도 되지 않을 만큼 일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김씨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 며칠씩 계속 일을 나가지 못해 막막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연일 이어지는 폭우와 장맛비 때문에 생업(生業)을 하지 못해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해야만 하는 서민들의 한숨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일용직 건설 노동자와 노점상들로 이달 들어서는 비가 온 날이 많았던 탓에 아예 하루걸러 하루꼴로 돈벌이를 하지 못했다. 충청지방에 퍼부어 댄 집중호우는 장마전선 남하에 따라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오는 20일까지 30~60㎜가량의 적지 않은 비 소식이 있고 주말에도 또다시 비가 예보돼 있어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과 노점상들의 수심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노점에서 채소류를 파는 최 모(여·56)씨는 “장마철에는 비 가림 시설이 없는 좌판에서 물건을 사려하는 사람이 없어 손님 구경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덤프트럭 기사 강 모(37)씨도 요즘 비슷한 걱정 때문에 주름살만 늘었다.
강씨는 “비 때문에 건설공사가 모두 멈추면서 각 공사현장으로 건설자재를 운반하는 트럭기사들도 7월 들어서는 일감이 눈에 띄게 줄어 생계에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그렇지만 남 탓을 할 수 없는 기상현상인 집중호우와 장마 때문에 생긴 일이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때도 없다”고 한숨만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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