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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현 충남대 교수 |
28일 새벽 1시에 울려 퍼진 두 차례의 환호는 그동안 답답했던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었다.
독일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우승국이며 2018년 6월에 발표된 FIFA 랭킹 세계 1위(한국, 57위)의 나라다. 또 한국 대표 팀의 전체 몸값은 약 1,085억 원으로 추정되나 독일 대표 팀의 몸값은 그 10배의 1조 70억 원으로 추정된다.
순위로 보나 몸값으로 보나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경기였는데 태극전사들이 승전보를 가져왔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의 최대 이변이다. 필자가 응원하던 맥주 집도 난리가 났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과 관련해서 기업이나 각 매장들이 유독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원체 강팀들과 경기가 정해지다 보니 기업들이 대부분 소극적이었고, 국민의 기대도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엠부시 마케팅(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 공식 스폰서인 듯한 인상을 주는 광고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것)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기업들이 "월드컵"이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월드컵과 관련된 전체적인 흥행이 침체됐다는 후문이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와 오비맥주는 국내 월드컵 공식 후원 브랜드로 함께 지정돼 '월드컵 마케팅'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시끌벅적해야 할 세계적인 빅스포츠이벤트가 기업의 입장에서는 남의 잔치 구경하는 꼴이어서 전반적인 '특수 매출'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한다.
축구를 보며 그제까지 암울 했으나 손흥민의 멋진 골과 조현우의 환상적인 슈퍼 세이브로 국민은 큰 위안을 삼았다.
어쨌든, 이번에도 태극전사들은 온몸을 희생하며, 월드컵을 통해 국민께 큰 기쁨을 선사했고, 치킨, 피자, 맥주 등의 배달 업계와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독일에 대승을 거둔 신태용 감독과 국가대표 선수단, 대한축구협회에 큰 감사를 드린다.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한국 축구가 성장하여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함은 여러 번 확인했지만, 국내 선수양성과 관리 시스템은 아직도 보완해야 될 점이 정말 많고, 공정한 판정을 내려야 할 심판의 자질 향상과 윤리의식 개선도 매우 중요한 과제임을 얘기하고 싶다.
실수한 선수는 격려해 주고, 잘한 선수에게는 더 큰 환영의 박수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적료 1,000억 원을 호가하며,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고 있고, 한국인의 저력을 홍보해 주고 있는 대한민국이 나은 세계적인 골잡이 손흥민 선수가 월 13만 원 받는 경찰청 축구단에 입단할 예정이라는데, 이거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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