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 스포츠, 정치인들이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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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돋보기] 스포츠, 정치인들이 책임져라

충남대 정문현 교수

  • 승인 2018-10-04 14:26
  • 신문게재 2018-10-05 13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정문현충남대교수
충남대 정문현 교수
전국체전이 코앞이다. 저마다 시·도를 대표하며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앞세워 필승의 각오로 출전을 할 텐데 스포츠로 먹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꼭 얘기 해주고 싶다.

국가 간 스포츠경기는 국가와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고 우리는 지난 시간을 여기에 주목하며 경기에 참가하였고 선수와 감독들은 사활을 걸고 경기에 임했다. 경기에 지면 감독은 여론의 비난과 함께 해임을 당했고 그것은 선수도 마찬가지다.

시범종목을 포함하여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전국체전에는 약 50 종목의 경기가 개최된다. 그러나 화려한 선수생활과 지도자 경력으로도 가족의 생계를 꾸릴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종목과 일자리 수는 많지 않고 있는 자리도 일부를 제외하면 박봉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선수생명력이 짧은 축구나 야구 종목은 한창 선수 몸값이 치솟을 때가 20대 중반이다. 이것이 애국심에 기반을 둔 병역특례라는 제도로 선수들의 열정을 불태우며 대한민국이 스포츠강국의 맥을 이어오도록 기능 해 왔었는데 이제 그런 혜택을 주는 것이 특혜라서 '재정비'라는 도마 위에 올라있다.



러시아, 일본 등은 스포츠를 통해 국가위상을 과시하고자 자국 선수들의 경기력이 부족한 종목은 안현수 선수처럼 귀화시키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정서는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일제 강점기에서 광복까지, 그 이후로도 국가의 존재와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일에 스포츠만큼 기여한 분야는 결단코 없다. 기업인 수백 명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스포츠스타 단 한 명이 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어 왔다.

손기정, 차범근, 황영조, 박찬호, 박지성, 김연아 등 수많은 스포츠영웅들은 묵묵히 그들의 일을 하며 대한민국을 지켜왔다.

이 땅의 체육인들은 그렇게 살아왔고 어떠한 보상을 바라며 그런 삶을 살았던 것이 절대 아니었다. 그저 그들의 역할을 국가가 인정해 주고 보상을 해 주었을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포츠의 가치와 힘을 이해하기 시작한 정치인들이 스포츠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스포츠인 들은 그저 운동을 할 뿐인데, 정치인들은 스포츠인 들을 이용해서 정치를 했다.

유명 스포츠스타와 함께하며 끊임없이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려고 했고, 어렵게 국제대회를 유치하면 위원장을 차지하려고 수를 부렸으며, 경기단체를 수도 없이 정치집단화 하기도 했다.

88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월드컵, 2018 평창올림픽 모두에서 그랬다.

나쁜 정치인들은 소신없이 대중의 눈치를 본다. 얌체같이 기다렸다 여론의 방향이 기울었다 싶으면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부터 시골 시·군 의원들은 크게는 국제스포츠이벤트부터 작게는 시골 동네 체육대회까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스포츠행사에 꼭 참석해서 얼굴을 홍보하며 선거운동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소개가 끝나면 바로 다른 행사장으로 떠나 버린다. 애초에 행사내용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정치인들에게 바란다. 스포츠를 이용했으면 스포츠인 들을 책임져라. 그러지 않을 거라면 스포츠행사에 오지 말라.

영화 '국가대표'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처럼, 국가대표가 되어도 미래가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마트나 택배, 막노동, 영업판매원으로 생활하는 선수들이 많다.

골프 등 종목에 따라 장기간 선수생활을 하며 잘 살고 있는 선수들도 있으나, 태생적으로 프로팀은 고사하고 실업팀도 별로 없기 때문에 애초에 제한된 인원만이 먹고 살 수 있는 구조가 대한민국 스포츠의 현주소이다.

국민의 성원과 애국심으로 포장된 화려한 국가대표 선수 경력은 빛조은 개살구일 뿐이다.

국가에 수많은 공헌을 하고도 박봉인 코치자리 하나 변변히 구하지를 못하는 체육계의 현실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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