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세종 의향'에는 물론 상대성이 있다. 정부세종청사 입주 이전의 공무원 중 홀로 이주하겠다는 응답이 40%였던 조사를 끄집어내면 반드시 낮지도 않다. 거주 만족도 3.59점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때 부정적으로 단정할 일만은 아니다. 다른 조사에서 대전시에서 이주하고 싶다는 시민 10명 중 6명은 세종시를 원한다. 공공기관 종사자가 아닌 자발적 이주자는 스펙트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뒤집어보면 그렇게 놀랄 현상이 아님을 알게 된다. 가령 서울 거주 직장인 절반 이상(55.8%)도 서울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한다. 남양주, 인천, 수원, 김포, 고양 이주를 원하는 가운데 드물게는 세종시를 원하기도 한다. 세종시 신도심 평균 나이는 32.5세로 서울 신촌보다 5세 낮지만 도시 활력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수도권이 근거지인 경우는 소속감과 자부심이 다소라도 미약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급속한 인구 유입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의 요소도 있다. 항목별 만족도 평가 대상을 압축하면 세종시가 경제적 자족도시가 아니라는 뜻인데 이건 시간의 문제다. 10명 중 6명 이상이 10년 후 세종시에서 정주하기를 희망하는 데서 오히려 희망을 읽어야 한다. 원주민과 이주민이라는 이질적 커뮤니티의 벽을 허물면서 살고 싶고 찾고 싶은 세종시를 만들자는 답까지 제시하고 있다. 정주 여건이 확보될수록 정주 의식이나 거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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