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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수 충남대 평화안보대학원장 |
6·25전쟁의 시대적 아픔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충남대학교 평화안보대학원에서는 특강인사로 김정택 SBS 명예 예술단장을 모셨다.
30여 년간, 방송과 콘서트 현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인순이의 '밤이면 밤마다', 전영록의 '불티','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현숙의 '정말로' 등을 작곡했을 뿐만 아니라 2016년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수퍼주니어의 신동이 부른 신(新)군가, ‘내가 지키는 조국’ 등 299곡의 대중가요 및 뮤지컬곡 등을 작·편곡하셨다.
강연 도중 당황해 하실지도 모른다는 과한(?) 배려로 공연 직전 일찌감치 귀띔을 해 드렸다. 여기는 다른 지역과 달리 충청도 ‘양반도시’라 원우들의 질문을 기대하거나, 연주에 호응해 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지 말라고 했다. 꼭 의견을 듣고 싶으시면 한 사람을 콕 찍어서 질문을 하라고 했다.
그러나 특강이 시작되면서 채 10분도 되지 않아 청중들의 호응은 물론, 여기저기서 "공감하고, 웃고, 감격하고, 일어서고" 하나가 되어 있었다. 손톱이 4개나 부러지면서 연주를 했지만, 그분의 얼굴에는 청년을 닮은 열정과 행복이 가득했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행복(happiness)은 작용(action)과 반작용(reaction)의 선물"이었다. " 청중들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청중은 그 메시지에 다시 호응하고, 작용과 반작용이 계속되면서 서로 행복해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 근원에는 겸손함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어안이 벙벙하던 청중들은 곧 무릎을 쳤다. 겸손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거나 그냥 지나칠 수 있어 작용과 반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며 행복이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평화안보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이 공감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도 되돌아온다. 6·25전쟁이 바로 그 사례다. 선생님께서는 예술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것도 모두 나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안보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하셨다. 평화안보대학원에 쾌히 오셨듯이 군부대 공연도 공연료와 관계없이 안보를 생각하시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가신다고 했다. 모차르트를 빼닮은, 어린아이같이 순수하고 청년같이 열정이 넘치는 천재 작곡가이면서 피아노 연주가의 음악과 안보의식은 우리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충남대학교 평화안보대학원 최고위정책과정에서 음악가가 특강을 했다는 것도 특별하지만, 6·25전쟁 69주년을 맞아 6.25 동이인 천재 음악가가 음악을 통해 분단의 아픔, 시대의 흐름과 애환을 극복하고 안보의식을 높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준비된 안보는 평화와 축복을 가져오지만, 준비되지 않은 안보는 전쟁과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항상 명심해야 한다. 평화통일이 우리 모두에게 축복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한다. 강병수 충남대 평화안보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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