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학교폭력·통학버스 희생, 간절함이 해법이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정영선]학교폭력·통학버스 희생, 간절함이 해법이다

[목요세평]정영선 혜천대 총장

  • 승인 2013-04-10 14:20
  • 신문게재 2013-04-11 20면
  • 정영선 혜천대 총장정영선 혜천대 총장
▲ 정영선 혜천대 총장
▲ 정영선 혜천대 총장
지난달 11일 경북 경산의 한 고교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강은희 의원에 의하면 학교폭력 피해학생 수는 2009년 1만2072명이었으나 2012년에는 1학기 통계만으로도 1만2819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정부의 모든 관련부처가 총력을 기울여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추진해 왔음에도 피해학생이 2009년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그동안의 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이다.

또한 지난 달 26일에는 충북 청주에서 3세 여자 어린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앞에서 통학버스에 치여 숨졌다. 경남 창원에서 7세 남자 초등학생이 태권도 학원 통학차량에 옷자락이 끼여 숨진 지 꼭 한 달 만에 또다시 일어난 가슴 아픈 사건이다. 동아일보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전국에서 2707건의 어린이 통학버스사고가 발생했고 어린이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청, 교육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의 집중단속에도 사고는 근절되지 않고 아이들은 타고 다니던 통학차량에 의해 피어보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OECD 23개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교육부도 대통령에게 보고한 '행복교육,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2013년 국정과제 실천계획'을 통해 학생들의 행복감이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과중한 공부부담과 학교폭력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박근혜정부의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위한 140개 국정과제 중에는 '학교폭력 및 학생위험 제로 환경 조성'이 포함되어 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학교반경 200m 이내를 '학생안전지역(Safe Zone)'으로 지정하고, CCTV와 학생보호인력 등 안전인프라를 확충하며 현장ㆍ학생중심의 우수한 폭력 예방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한 계획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13세 미만 어린이를 교육대상으로 하는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 학원 및 체육시설 등에서 운행하는 통학버스 사고 예방을 위해 승ㆍ 하차 안전지도, 안전교육,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의무화 등의 구체적 실행방안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학교폭력의 해법은 먼저 가정에서 찾아야 한다. 부모들이 내 자녀도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아이들과의 대화를 생활화해야 한다. 폭력을 주제로 가족 간에 토론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자녀의 감정변화를 유심히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담임교사와 상담을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교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교원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걸핏하면 학부모로부터 폭행당하고 무시당하는 교권의 상실은 교원으로서의 자긍심을 잃게 만들고 학생 생활지도 역시 소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서울명신초등학교의 학교폭력예방프로그램인 “콩깍지가족 프로그램”은 매우 주목되는 결과를 얻었다. 이 프로그램은 학년별 학생 1명과 교사 또는 학부모 1명으로 7명의 가족을 구성하여 나눔과 배려, 사랑과 봉사를 실천해 가며 1년간 가족으로 지내는 것이다. 교사를 신뢰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늘어나고 가정과 학교가 지극한 정성으로 노력한다면 학교현장에서의 폭력 문제는 자연스럽게 치유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물론 배경에는 학교폭력을 근절시키겠다는 간절함이 자리했다.

통학버스 사고 역시 시설의 책임자와 지도교사, 운전자 등이 어린 생명을 보호하겠다는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정부가 신속하게 적절한 대책을 만들고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병행하는 것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응하는 간절한 울림이 있어야 한다.

간절함은 한마디로 절실한 마음을 말한다. 하면 좋고 못하면 그만이 아니고 하지 않으면 안되는 강렬한 마음이다. 현대인의 삶의 특징 중 하나는 간절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한 두 가지씩 간절함을 갖고 있기 마련이지만 그것의 깊이는 그 사람이 가진 고통이나 필요성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학교폭력을 비롯 산재한 난제들을 반드시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간절함으로 무장한다면 우리가 해결치 못할 문제는 없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연서면 월하리 폐차장서 불…"주민 외출 자제"
  2. [지선 D-30] 이장우 하얀점퍼 김태흠 탈당시사 승부수
  3. 대전의료원 건립, 본격 시동 걸 수 있을까
  4. [지선 D-30] 충청정치 1번지 허태정·이장우 빅뱅…부동층 승부 가른다
  5. [지선 D-30] 충남교육 수장 놓고 6파전… 비슷한 공약 속 단일화 이뤄질까?
  1. [지선 D-30] 김태흠 수성이냐, 박수현 입성이냐… 선거전 본격화
  2. 국내 시총 '1조 클럽' 사상 최대… 회복 더딘 대전 기업 '희비'
  3. [지선 D-30]다자구도 대전교육감 선거… 부동층·단일화 변수
  4. [지선 D-30] '충청' 명운 달린 선거, 여야 혈전 불 보듯
  5.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우회전 일시정지 오늘부터 집중단속 시작

대전 우회전 일시정지 오늘부터 집중단속 시작

대전에서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에 대한 실제 단속이 시작된다. 대전경찰청은 4일부터 5월 19일까지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차량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인다. 앞서 경찰은 4월 20일부터 5월 3일까지 계도 기간을 운영했다. 주요 단속 대상은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에서 적색 신호에 우회전하는 행위,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인데도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교차로 직전에서 일시정지하지 않는 행위 등이다. 우회전 뒤 만나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가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경우에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과..

충남도, 금강수목원 매각 재추진…"땅만 팔고 분쟁 위험은 세종에" 공분
충남도, 금강수목원 매각 재추진…"땅만 팔고 분쟁 위험은 세종에" 공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 유일 자연휴양림인 '금강수목원'의 보존 방안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중앙정부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이 이상적인 대안이나 현실은 4000억 원 안팎의 매입비란 난제에 막혀 있다. 이에 충남도가 매각 절차를 서두르자 지역사회 공분도 거세지고 있다. 충남도가 2개월 새 잇단 유찰에도 네 번째 매각에 나섰는데, 지역에선 무리한 매각 추진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 과정에서 발생 가능성이 큰 법적 분쟁 책임까지 세종시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인허가권을 갖고 있으나 재정 여력과 소유권이 없어 별다른..

한국 수묵 산수화 거장 조평휘 화백 별세… 충청 자연 `운산산수`로 남기다
한국 수묵 산수화 거장 조평휘 화백 별세… 충청 자연 '운산산수'로 남기다

충청의 자연을 화폭에 담아 '운산산수(雲山山水)'라는 새로운 양식을 정립한 한국 수묵 산수화의 거장 조평휘 화백이 지난 5월 2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조 화백은 끊임없는 사생을 통해 한국 수묵화의 재해석을 시도했고 '운산산수'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강한 먹의 대비, 역동적인 필치, 장엄한 화면 구성은 그의 작품세계를 대표한다. 산은 정지된 풍경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기운으로 표현됐고, 구름은 현실의 산수를 이상적 공간으로 확장하는 매개가 됐다. 그는 1999년 국민훈장 동백상, 2001년 제2회 겸재미술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