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희망+충청]'3低 3弱' 후진적 생태계, 뭉쳐야 깬다

[행복·희망+충청]'3低 3弱' 후진적 생태계, 뭉쳐야 깬다

협업으로 공동 구매·관리·마케팅, 개별기업이 갖는 한계 극복 인프라 구축·지원책 마련 등 지자체·관련기관도 힘 모아야

  • 승인 2016-03-06 17:28
  • 신문게재 2016-03-07 7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2016 어젠다 '행복·희망 플러스 충청'] 6. 중소기업의 현실

아산에 있는 벤처기업 피에스(PS)는 프린팅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잉크젯 솔루션 업체다.

창업 3년 만인 지난해 국외 유수의 대학과 미국 MIT출신들이 설립한 벤처회사 등에 잉크젯 프린팅 연구용장비를 수출하며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 분야에서 새로운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산 소재 성동마린은 지상과 해상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프리어스(FreeEarth)'라는 수륙양용보트를 자체기술로 제작해 내는 데 성공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제품판매에 나섰는데 국내외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국외제조사에 비해 제품가격은 싸고 기술은 진일보했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기업의 이같은 성공사례는 눈부시지만 이면엔 업체 대표의 남모를 고통과 직원들의 눈물이 숨어있다.

이들은 상존하는 실패 위험성을 떠안은 채 사재를 털어 투자하고 수년간 밤샘연구에 몰두해 제품을 개발, 시장에 내놓은 경우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기업가의 개인적인 투자와 뚝심, 여기에 운까지 작용해야 기업이 설 수 있는 반면 한번 삐끗하면 회생 불가능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우리 기업생태계의 후진적 구조인 것이다.

지난해 대전충남에서 18개 기업이 자금난 등으로 부도를 맞았고 매년 30여 곳이 문을 닫고 있으나 일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중소기업은 매출액 15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평균 19.4년이 걸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기업을 졸업한 초기 중견기업 239곳을 대상으로 법인 설립 후 졸업까지 소요기간을 설문한 결과다. 26%의 기업은 20~30년, 18%는 30년 이상 걸렸다고 답했다.

이런 현실에서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복지·인식 등 3저(低)와 인력난·이직난·저생산성이라는 3약(弱)을 '협업'으로 극복한 사례는 눈에 띈다.

대전세종충남작물조합(이사장 신원택)은 지역에서 농약이나 자재판매를 하는 중소업체 76곳이 모여 만든 조합이다.

공동구매를 통해 질 좋은 제품을 사들이고 이를 다시 농업인에게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조합 설립 초기 190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역 내 협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소기업협동조합은 54개, 여기에 3200여 중소기업이 조합원으로 가입·활동 중이다.

이들은 개별기업의 한계와 열위를 공동의 원자재 구매·기술개발·품질관리·마케팅으로 극복해 내고 있다.

지역 전체의 산업역량을 높이는 것도 중소기업 활로 찾기에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노우 중소기업진흥공단 대전지역본부장은 “대전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산업기반이 취약한 만큼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대기업 유치,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전후방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산업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희원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이 어려워지면 일자리와 세수 감소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지방정부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시행하고 기업과 관련단체들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함께 역량을 집중해야 중소기업과 지역경제의 선순환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건설건축자재협회 'AI 전문가 초청강연' 개최
  2. [기고]대형복합화력 증설 멈추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주력을
  3. 대전대 펜싱팀, 대통령배 전국펜싱선수권대회 에뻬 단체전 3위
  4. 세종시의회 100회 임시회 "힘차게 나아갈 것"
  5. 충남대-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중국서 그린바이오 인재 교육
  1. 폐교 예정 대전 성천초 주민 편의 복합시설 추진 협약
  2. 대전시감염병관리지원단, 재가노인지원기관과 보건 업무협약
  3. 한밭대 RISE 사업단, 플라즈마 표면처리 국제자격증 합격자 4명 배출
  4. 이너사이드, 현대백화점 충청점서 '유얼거트' 팝업스토어 개최
  5. 전북은행 대학생 서포터즈 5기 해단식 진행

헤드라인 뉴스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속보>20일 대전 한 병원에서 만난 조한영(49·가명)씨는 이틀에 한 번씩 인공신장실을 찾아 혈액 투석을 8년간 이어왔다. 월·수·금 오전 7시 병원에 도착해 4시간동안 투석을 받고 나면 체중은 많게는 3㎏까지 빠지고 어지럼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당뇨 합병증으로 콩팥이 먼저 나빠졌고, 오른쪽 눈은 실명했으며, 발에도 질환이 생겨 깁스처럼 발 전체를 감싸고 목발을 짚어서야 겨우 걸음을 뗀다. 투석은 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집과 병원을 오가는 병원의 교통편의 제공마저 앞으로 중단되면 혼자서 투석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는 심각하게..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주말인 23~24일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강화됨에 따라 무더위가 이어질 가운데 내륙 곳곳에 국지적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2호 태풍 '링링'이 동북 동진 중이다.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일본 남동쪽 해상 가장자리를 따라 규슈를 통과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23~24일)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결합해 한반도 고기압이 두터워지며 지금보다 온도가 1~2도 더 올라 폭염이 다소 강화된다. 또한, 내륙 중심에 5~40㎜의 국지적 소나기가 내리겠다. 특히 대전·세종·충남 전 지역에 폭염특보 발효에..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지원금을 정부에 지속 건의한 결과, 정부가 추가지원을 결정했다. 21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폭우 피해 지원대책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건의하겠다는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현장점검 등에서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요청해 왔다. 김태흠 지사도 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차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분야별 지원금 현실화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농업 분야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기준인 복구비(대파대) 50%를 100%로 상향하고 농업시설 복구비도 기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드론테러를 막아라’ ‘드론테러를 막아라’

  •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