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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한 지역구 승패를 넘어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거론하는 후보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같은 추세에 대해 유권자들의 밴드왜건(대세편승) 효과를 노려 선거전에서 지지층 결집은 물론 부동층까지 흡수하기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이 채 열흘도 남지 않으면서 여야 후보들의 공약 대결 등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 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후보들은 총선 이후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유권자에게 적극 어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서갑 후보인 박병석 의원은 국회의장 유력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입법부 수장은 원내 다수당에서 선수가 높은 의원이 이 자리를 가져가는 것이 관례다. 5선인 박 의원은 6선 고지를 밟으면 당내 최다선이 되기 때문에 여당이 1당이 될 경우 국회 본회의장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크다.
미래통합당 대전동구에서 깃발을 든 이장우 의원은 캠프 외벽에 앞으로 당대표, 원내대표, 상임위원장을 맡을 '준비된 인물'이라는 대형 걸개를 걸어놓았다. 상임위원장과 원내대표는 통상 3선 이상이 맡기 때문에 현재 재선인 이 의원이 3선에 성공할 경우 충분히 노려볼 만한 자리임이 분명하다.
민주당 대전유성을에서 출사표를 던진 이상민 의원은 총리도전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의원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이 자리에 도전할 것이라는 포부다. 현재 4선인 그는 총선 승리 때 5선이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낙연 전 총리 4선, 정세균 전 총리 6선 등 중진 의원이 기용된 점을 감안하면 당내에서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통합당 공주부여청양 후보인 정진석 의원도 5선이 되면 국회의장 도전 의사를 보이고 있다. 보수집권당 원내대표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며 풍부한 국정 경험이 강점이다. 역시 통합당 홍성예산에서 뛰는 홍문표 의원은 4선 성공 때 당대표 도전 플랜이 있다. 당 사무총장과 국회 예결위원장, 교육위원장을 역임하며 여의도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력이 강점이다.
비단 충청권 후보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대구 수성갑 후보인 김부겸 의원은 총선 승리 이후 대권 도전을 선언했고 민생당 광주서을에서 뛰는 천정배 의원은 호남 출신 대통령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 후보들이 코 앞에 닥친 지역구 선거를 넘어 '포스트 4·15' 정치적 행보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선거전략과 연관이 없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선거전에서 당선 될 것 같은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밴드왜건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국회의장, 총리, 당대표, 원내대표 등 중앙 무대의 주요 포스트에 갈 수 있는 후보군으로 유권자들에게 홍보하는 것 자체가 고도의 총선전술로 봐야 한다"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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