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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6일 당시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자율방법대 임원에게 '포돌이 인형'을 선물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포돌이 인형은 더불어민주당 황운하(대전 중구) 국회의원이 대전경찰청장 재직 시 방문객에게 제공하던 기념품인데, 검찰이 수사 목적을 위해 예산과 수령자 명부 등 관련 자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기념품은 전국의 경찰청이 방문객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대전경찰 내부에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고, 법조계 일부에선 과잉수사로 오해받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9일 대전지검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지난 8일 대전경찰청에 2019년 포돌이 인형 구입 예산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포돌이 인형과 관련해, 대전지검이 처음 1차 자료를 요청한 지 한 달여만이다.
앞서 대전지검은 지난달 6일 대전경찰청이 나눠준 포돌이 인형 개수와 수령자 명단 등을 공문으로 요청했다. 이에 대전경찰은 일주일 정도 걸려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포돌이 인형은 황운하 국회의원이 대전경찰청장으로 재직할 때 방문객들에게 주던 기념품이다. 이 인형은 황운하 의원이 울산경찰청장으로 재직할 때 나눠준 기념품으로, 당시 울산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대전경찰청으로 가져온 것이다.
황운하 의원실 관계자는 "울산청장 당시 시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치안을 강조하면서 나눠준 작은 이벤트로 시작했다"면서 "기존 방문객 선물보다 받는 분들의 만족도도 높고 경찰 홍보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경찰청도 거들었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다른 시·도 경찰청 모두 방문객에게 시계나 수저, 우산,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양한 기념품을 선물하고 있다. 가격으로만 치면 포돌이 인형은 1만 8500만 원 수준으로, 우산이나 시계, 넥타이, 수저 세트 등보다 오히려 저렴하다는 게 대전경찰청의 설명이다.
대전경찰청 내에서 반발 기류가 확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은 공직선거법 관련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공문이라고 명시했다”면서 “방문객 기념품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요청을 받은 건 아마 전국적으로도 유례가 거의 없을 정도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1차) 자료 제출 기한을 7∼10일 정도 줬지만, 서둘러 자료를 제출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대전의 모 변호사는 "방문객 기념품으로 포돌이 인형을 준 것은 직무 범위 내에서의 의례적인 기념품 제공행위로 경찰 홍보 목적으로 배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통상적인 기념품 제공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보고 수사하는 건 무리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 대전지검 관계자는 “대전경찰청에 공문 보낸 것은 확인이 됐다. 다만, 관련된 수사가 진행 중이라 취지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2월 '청와대의 울산시장 불법 선거개입 의혹 진상조사특위' 당시 한국당 윤한홍 의원에 따르면, 황운하 의원이 대전경찰청장 재임 중 2018년 12월 3일부터 2019년 12월 13일까지 제공한 포돌이 인형은 927개다.
조훈희·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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