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순 앞둔 원로시인 최원규 충남대 명예교수 시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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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순 앞둔 원로시인 최원규 충남대 명예교수 시집 발간

<아예 하나였던 것을>

  • 승인 2020-07-14 10:55
  • 수정 2021-05-05 01:31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최원규 교수
최원규 충남대 명예교수
“한 계단씩 오르고 또 올라, 88계단에 이르기까지,/아득해 하였지만 숨 가쁘진 않았다.//값진 시를 우려내는 한편 학문의 심오한 터널을 지나 가야할 땐,/막막하기도 하였다.//지난날을 돌아보니 너무 허술하고 아쉽기 그지없다./하지만 앞의 계단은 너무 가파르다.”

88세 미수를 맞은 최원규 충남대 명예교수가 9순을 앞두고 생애 마지막 시집이 될 수도 있다는 심정으로 가슴 절절한 시상을 담아낸 시집 <아예 하나였던 것을>을 발간한 뒤 이렇게 말했다.

최원규 교수는 “가끔 사나운 날씨로 흔들릴 때 나를 손잡아 준 조성근 천성교회 원로목사께 감사드린다”며 “정겨운 평설을 써준 제자 공주대 송재일 교수에게 고맙고, 노경에 이르러 만나 나의 마음을 헤아려준 시인 박권수 나라신경정신과 원장께 맨 먼저 이 시집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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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저는 시를 쓸 때, 허둥대고 안절부절 못하지만 ‘이랬다저랬다 하는 불안정 신경질-이런 과정이 지나면’ 찬란한 햇빛이 밝아오며 온 세상이 깨끗하고 맑아지는 것처럼, 나의 마음도 맑고 밝아지며 시를 쓰는 첫 줄이 무지개처럼 떠오른다”고 말했다. 또 “저는 기쁨과 행운이 겹쳐진 삶을 살아왔다”며 “시를 쓰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시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시를 가르치며, 아름다운 시를 느끼며 지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평생 시와 함께 살았기 때문에 참으로 기쁘고 황홀하다”며 “구순을 바라보고 있어서 몸이 여기 저기 아플지라도 허망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픈 몸일지라도 ‘부드런 나무의 맑은 회귀’처럼 인식하고, 담담하게 ‘바람 부는 날 조용히 하늘을’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고 전했다.

송재일 공주대 교수는 평설에서 “선생님은 아직도 시 창작의 열정이 넘친다”며 “허무함과 삶의 고통을 우리의 죄를 대속한 십자가에 부려놓고, 삶의 진정한 기쁨으로 새 언어의 집을 지어 시집 두어 권 더 낼 수 있음을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선생님에게서 시는 ‘목숨의 흔적’”이라며 “시 소리만 나와도 떨리고 설레고 가슴 뛰며 흥분마저도 느끼는 시 창작, 고요한 기쁨의 꿈을 태운 재로 시적 언어를 소생시키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원규 충남대 명예교수는 1933년 공주 정안면 출생으로, 충남대 인문대학장과 국립 대만사범대학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1962년 ‘자유문학’에 신인상으로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고, ‘육십년대 사화집’ 동인이다. 시집으로 <오랜 우물 곁에서>,시선집 <하늘을 섬기며> 등 20여 권이 있다. 저서로 <한국현대시론>,<한국현대시의 형상과 비평>,<우리 시대 문학의 공간적 위상> 등이 있다. 수필집으로는 <꺼지지 않는 불꽃>,<시는 삶이다>,<찾으며 버리며> 등이 있다. 최 교수는 현대문학상, 한국펜문학상, 현대시인상, 시예술상, 정훈문학상, 충남도문화상, 진을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언어문학회장을 역임했고, 한국문인협회, 현대시인협회, 한국펜클럽, 한국시인협회, 대전시인협회 고문이다.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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