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CC 50년, 4]강민구 명예회장의 혼이 담긴 18번 홀

  • 정치/행정
  • 세종

[유성CC 50년, 4]강민구 명예회장의 혼이 담긴 18번 홀

IN코스 스토리, 9번 호국영령에 묵념 '로컬룰'..티박스와 현충탑 마주봐
14번 홀 워터해저드에 천연기념물 '수달' 서식..친환경 골프장 증명
18번 홀, 한국 여자골프 인재 시상식장..강민구배 대회 우승컵 전달

  • 승인 2020-09-22 15:45
  • 수정 2021-05-06 09:59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우승김효주(왼쪽강은모대표이사,김효주,강민구명예회장)
강민구 명예회장(사진 왼쪽)과 강은모 대표가 대회 마지막 날인 2012년 6월 28일 유성 CC에서 열린 제36회 강민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효주(당시 대원외고 2년, 국가대표)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18번 홀)
유성 CC의 '인(IN)코스'는 남성적이고 도전적인 아웃에 비해 여성적이고 완만하다.

아웃이 '길고(길이)·좁고(페어웨이)· 깊다(러프)'면 인 코스는 그 반대다.



인 코스가 아웃보다 점수가 잘 나오는 이유다.

■호국 홀(10번 홀)=국립대전현충원을 향해 공을 친다고 해서 '고초'를 겪는 홀이다. 티박스에서 정면으로 현충탑이 보인다.



군사정권 시절 '불경하다' 해서 구박을 많이 받았다. 1980년대 어느 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유성골프장에서 '운동'을 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상이 걸렸다.

골프장 측은 부랴부랴 10번 홀 티박스 왼편에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내용의 안내판을 설치했다.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성 CC 는 클럽하우스 내에 VIP 대기실을 준비하는 등 손님맞이를 마쳤으나 라운딩이 취소돼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그 후로 티샷을 하기 전에 현충탑을 향해 묵념을 하는 '로컬룰'이 생겨나 아직도 이를 따르는 골퍼들도 많다.

골프장 내엔 17개 홀에 나이트 시설이 있으나 유독 10번 홀에는 없다. 선열들이 안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관계기관들의 민원'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티박스 앞뒤로 영산홍이 만개하는 봄에는 일대 장관을 이루며 대표적 포토존이 되고 있다.

현충원 안내판
10번 홀 티박스 왼편에는 티샷에 앞서 호국영령의 숭고한 뜻을 마음에 새기자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아우토반 홀(11번 홀)=유성 골프장에서 가장 긴 홀이다. 도그렉과 업다운 코스가 많은 유성 CC에서 '아우토반' 같이 시원스레 펼쳐졌다 해서 나온 말이다.

드라이버·우드·롱아이언· 퍼터 등 사용하는 클럽 모두가 '굿샷' 소리를 들어야 버디가 가능한 홀이다.

거리를 마음껏 낼 수 있는 코스라서 프로 입문을 앞둔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홀로도 알려져 있다.

1번 국도와 나란히 배치돼 왼쪽으로 공이 넘어가면서 운전자들과 민원이 종종 발생해서 캐디들이 가장 긴장하는 곳이다.
11홀
유성 CC에서 가장 길어 장타자들 사이에선 '기운'을 뽐내는 코스이나 레이디나 단타자에게는 비호감 홀이다.
■홀인원 홀(13번 홀)=par3의 가장 짧은 내리막 쇼트홀이다. 티샷은 좌측의 내리막이 심해 그린을 오버 하면 낭패를 보게 된다.

유성에서 홀인원을 한 골퍼들의 대다수는 이곳에서 했다. '니어리스트 홀'로 지정·운영되고 있다.

■수달 홀(14번 홀)=par5의 우측 도그렉 홀이며 비교적 짧다. 장타자는 투혼이 가능하지만, 전략이 필요한 홀로 욕심은 금물.

티박스 앞쪽의 워터해저드에는 잉어, 청둥오리 등이 서식한다. 아침· 저녁으로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출몰할 만큼 청정지대로 꼽힌다. 8번(느티나무 홀)과 함께 이글이 많이 나와 장타자들은 서비스 홀로 부르고 있다.
유성꽃
14번 홀 워터해저드(연못)에는 수달이 나타날 정도로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다. 언못이 조성 된지 50년이 넘어서 이 곳에 처음 살던 잉어가 여지껏 살아 있다면 "쉰은 됐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강민구 홀(18번 홀)= par4의 오르막 미들홀로 유성 CC 핸디캡 1번 홀이다. 아래에서 위를 보고 올려쳐야 해서 티샷에서 미스를 많이 낸다. 세컨샷도 오르막 경사 일색이어서 공의 위치와 스탠스가 바르지 않으면 소나무 해저드로 가는 경우가 많다.

'굿바이 홀'임에도 고객들이 좋은 점수를 내지 못하고 떠난다는 '원성'이 잦자, 강은모 유성CC 대표가 골퍼들의 여론을 수렴해 티박스를 50m 앞쪽으로 당겨놓았다.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각종 대회의 시상식장이 차려지며 고(故) 강민구 명예회장의 골프 인재 육성 정신을 기리는 홀로 알려져 있다.

김미희주 사장은 "유성CC가 한국 여자 골퍼의 요람이나 정작 여자 골퍼들을 덜 배려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 2년 전부터 레이디 티박스를 앞당겨 여자 골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남자 티박스와 거리 차이가 크지 않아 여자 골퍼들의 점수가 적게 나온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3. 세종시, 2025년 '규제혁신+투자유치' 우수 지자체 영예
  4. 대전인자위, 지역 인력수급 변화·일자리 정책 방향 모색
  5. 제2회 국민통합포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조건과 국정리더십의 과제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빼앗긴 3900만원 대전경찰이 되찾아줘
  2. '스포츠세종 포럼' 2025년 피날레...관광·MICE 미래 찾기
  3. 국립세종수목원, 지속 가능 경영...피나클 어워드 은상
  4. 가짜뉴스의 폐해와 대책 심포지엄
  5. 조상호 국정기획위원, 내란 척결 촉구....세 가지 대안 제시

헤드라인 뉴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전 트램 190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240억원 등 충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가 각각 확보됐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547억원,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5억원, 세종지방법원 10억원도 반영됐다. 충청권 각 시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정부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청권 현안 사업이 포함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예산 국회 속 충청권이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 도약..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