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서울시의회 지방분권TF 단장, ‘국회 행안위의 지방자치법 개정안 의결은 반쪽짜리 지방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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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서울시의회 지방분권TF 단장, ‘국회 행안위의 지방자치법 개정안 의결은 반쪽짜리 지방분권이다’

  • 승인 2020-12-03 20:27
  • 노춘호 기자노춘호 기자
김정태 시의원-1
김정태 서울시의회 지방분권TF 단장
말로만 무성했던 32년만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 결국 반쪽짜리 개정으로 마무리 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2월 3일 전체회의에서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심사 안을 상정시켜, 지난 7월 정부가 제출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과 병합 후 심사해 위원회 대안으로 의결했다.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지난 1988년 이후 사실상 32년만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의결된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들이 대부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을 볼 때 사실상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통과는 확정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서울시의회와 지방의회가 강하게 요구해온 광역의원 정수 내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은 끝내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지방자치의 양 수레바퀴의 한축인 지방의회의 의견은 배제한 채 국회와 정부의 합의로 개정안을 처리한 것이다.



한편 의결된 개정안을 살펴보면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의 '인사권 독립'(제103조)과 행정입법에 의한 자치입법권의 침해 금지(제28조 제2항)가 신설되고, 시·도의회 요구사항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제44조)은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문인력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초·광역 의회 모두 2년간 단계적으로 '각 지방의회 의원정수의 1/2 범위'에서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도입하도록 법률에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 운영방안은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여기서 특히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의원정수의 1/2 범위'도입의 경우 당초 정부가 제출한 원안에도 없던 내용으로 개정안 심의과정에서 포함 된 것으로, 그것도 경과규정을 두어 1년에 1/4씩 채용해, 2년에 걸쳐 의원정수의 1/2로 최종반영 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의회와 지방의회가 요구한 의견과 정부가 제출한 원안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국회 행안위 전문위원실은 지방자치법 개정 공청회에서 전문가 진술을 법안심사 자료에 사실을 왜곡해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 행안위 전문위원실은 이미 15년간의 시행 결과 제주도의회에서 실패한 정책이라고 언급되고 있는 '정책연구위원' 제도를 정책지원 전문인력의 벤치마킹 사례로 호도했다.

한편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의 경우는 그동안 단체장에게 부여된 시·도의회 소속 사무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시·도의회 의장에게 부여함으로써, 시·도의회 인사권 확보 및 자율성·독립성 강화 그리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기능을 강화토록 했다.

이는 심의과정에서 서울시의회의 요구안과 같이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의 도입 범위를 '시·도 및 시·군·구의회' 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어, 서울시의회 안이 수용되어 의결됐다.

이어 서울시의회에서 오랫동안 요구해온 행정입법에 의한 자치입법권 침해 금지 조항은 이해식 국회의원의 강력한 요구로 새롭게 추가되며, 자치입법으로 규정된 내용을 시행령 또는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으로 제한할 수 없도록 했다.

이외에도 개정안은 지방의회의원 겸직금지 조항정비와 지방의회 운영 자율화 그리고 지방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설치 의무화와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설치 등 지방의회 책임성 및 자율성 강화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서울시의회 김정태 운영위원장 겸 지방분권TF 단장(더불어민주당, 영등포2)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울시의회를 필두로 지방의회가 그토록 염원했던 숙원과제가 반쪽짜리로 끝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서울시의회 지방분권TF를 비롯해 전국시도의회가 같은 의견으로 노력한 결과가 고작 이런 것인지 참담한 심정이다. 그나마 자치입법권의 권한을 신장시킨 것이 위로가 되지만, 내년 지방자치 30주년을 앞두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통해 지방의회 위상정립의 계기를 마련코자 했는데, 만족스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김정태 지방분권TF 단장은 "국회와 정부의 심의과정을 지켜보면서 지방의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인식부족을 실감했다"며, "특히 정책지원 전문인력과 관련해 보좌 인력의 개인 비서화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 일탈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방의회의 구조적 문제'로 상정해, 문제화 했다"면서, "이것이 바로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국회와 정부의 인식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정태 단장은 "이번 개정안의 결과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추진해온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과 지방의회 위상정립 활동에 역행하는 것이다"라며, "서울시의회는 당초 요구안이 개정안에 반영될 때까지 제도도입을 전면 검토하는 등 근본적 대응방안을 찾아보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참고로 서울시의회는 지방자치법 개정 이전부터 자정노력의 일환으로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시 '친·인척 채용 금지'와 '사적활용 금지' 등 강력한 책임성 강화 조치와 함께 '외부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설치'와 '각종 정보공시'등의 선제적 조치를 취해 왔다.

한편 김정태 단장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상임위 통과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좌초된 지방자치법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일단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끝까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중도일보=노춘호 기자 vanish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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