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탈원전 시나리오와 부동산 정책의 향방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탈원전 시나리오와 부동산 정책의 향방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 승인 2022-03-15 09:17
  • 신문게재 2022-03-16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성수 교수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사상 유례없는 네거티브 공방이라고도, 역대 최대로 비호감이라는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났다. 승자와 패자는 갈렸지만, 그 차이는 이제까지 본 적 없던 수치였다. 당선되신 분에게는 축하와 5년간 맡으신 중책에 대해 사심 없는 준비를 부탁드리고 싶다. 근소하지만, 국민의 뜻으로 겸허히 수용해 주신 후보께는 심심한 위로와 함께, 이후 활동에 대해서도 응원을 보내고 싶다. 그 외에 양대 정당의 끼인(?) 상태였지만 소신껏 국가 미래에 대한 고민해 주신 후보께도 그 노고와 고민에 감사드린다. 지금이야 당락의 상황에 있지만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는가! 라는 상투적인 말로, 당선되신 분께 주의를, 안되신 분들께 위안을 드리는 게 적절할 지는 모르겠다.

당락에 영향을 미쳤을 만한 이슈 중에 각 후보 사이의 에너지 정책은 겉으로도 나타나는 분명한 차이를 볼 수 있다. 현 정부가 그동안 강력하게 추진해온 탈원전과 탄소 중립 정책은, 최근 원전에 대해 프랑스를 위시한 EU가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정책 변화와는 확실히 대조되는 것처럼 보인다. 현 정부에서도 최근 원전에 대한 태도 변화를 시사하고 있는 상황과도 연관되어 있다. 그런 상황들이 주식 시장에서도 반영되어 원전 관련주들이 강세라는 소식과 함께 보도되기도 했다. 2020년 여름 현 정부에서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을 때는 그린 에너지 관련 주식들이 성장 테마주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금번 대선에서 다른 후보들의 관점이 원전의 순차적 감소와 그린 재생 에너지 확대로 현정부 에너지전환 정책 계승으로 맞춰져 있다 본다면, 당선인의 주요 에너지 정책은 탈원전 백지화와 원전 최강국 건설이다. 현 시점에서는 현정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상황일지 혹은 그 반대일지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2년 전 미국의 에너지정책변화를 살펴보자. 기후변화에 대해 파리 협정을 탈퇴할 정도로 미온적이었던 트럼프 정부가 재선에 실패하면서 바이든 정부는 정반대로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정책으로 변경하고, 파리협정에도 재가입하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획기적으로 상향조정한다. 본 컬럼에서 수차례(20년 8월, 12월, 21년 5월)에서 인용, 언급되었지만, 국가에너지정책은 그 국가의 성장과 발전에 필수적인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와 기후변화대응 사이의 균형감각이 대통령에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리처드 뮬러의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더구나 요즘같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 환경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으니 그 균형감각이 더 요구될 지도 모른다.) 이런 미국 정권과 에너지정책의 변화에서 유의해서 봐야할 점은 탄소중립에 적극적인 바이든 정부도 이전 정부가 원전의 가동 기한을 '최대 80년' 으로 늘렸던 것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 정부 정책이라 할지라도 합리적인 일부는 계승, 보완하는 변화로도 생각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변화의 교훈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원자력의 비중이 높은 프랑스 주도로 원전을 EU가 그린택소노미로 재분류한 것이 2045년까지 건설허가가 난 원전의 경우라고 전제된 이유에 대해 숙고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에너지정책이 우매한 정치포퓰리즘이나 인류의 미래도 개의치 않는 천박한 경제논리가 아니길 바란다. 세계 주요국들의 유사 사례와 우리 고유의 환경조건이 고려된 균형 있는 정책이 공약이 되어 실행되길 바란다. 금번 대선에서 국민들에게 선택의 변수 중 하나는 현 정부의 최대 실책으로 꼽히는 부동산 시장 불안정이었던 모양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요 후보들이 공급 확대, 세재 개편 등의 유사공약들을 내놓았으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의 현실성 없이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후보들의 공약은 차치하더라도 과연 우리의 선택에는 우매한 포퓰리즘이나 천박함은 없었을까?!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지역 9개 대학 한자리에… 대전 유학생한마음대회 개최
  2. "광역교통망 수도권 빨대 효과 경계…지역주도 시급"
  3.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4. [편집국에서]배제의 공간과 텅빈 객석으로 포위된 세월호
  5. [건강]대전충남 암 사망자 3위 '대장암' 침묵의 발병 예방하려면…
  1. 태권도 무덕관 창립 80주년 기념식
  2. 대청호 녹조 가을철 더 매섭다…기상이변 직접 영향권 분석
  3. [대입+] 2026 수능도 ‘미적분·언어와 매체’ 유리… 5년째 선택과목 유불리 여전
  4.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돌입…한화볼파크 계약 행정 실효성 부족 도마 위
  5. [홍석환의 3분 경영] 친구의 빈소에서

헤드라인 뉴스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현존 유일의 조선시대 선박이 '마도4호선'이 600여 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태안 마도 해역에 마도4호선의 선체 인양 작업을 진행해 지난달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마도4호선은 10년 전인 2015년 처음 발견됐으나 보존 처리를 위해 다시 바닷속에 매몰했다가 10년 만에 인양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선박은 15세기 초에 제작된 조운선(세곡 운반선)으로, 전라도 나주에서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이장우 대전시장은 10일 주재한 주간업무회의에서 한화 불꽃축제 개최의 안전대책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확대, 예산 효율화 등을 지시했다. 이 시장은 대전시 한화 불꽃축제 개최와 관련해 "축제 방문자 예측을 보다 넉넉히 잡아 대비해야 한다"며 "예측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몰리면 안전과 교통에 있어 대책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구단은 30일 한화이글스 창단 40주년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념해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및 엑스포다리 일원에서 불꽃축제를 개최한다. 불꽃놀이와 드론쇼 등 대규모 불꽃 향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시장은..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8일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주최한 2025년 제9회 대전 유학생 한마음 대회를 방문했다. 대전 서구 KT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마주한 건 엄청난 활기였다. 제기차기, 딱지치기, 투호 등의 한국 전통 놀이를 850명 가까운 유학생들이 모여 열중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와 아쉬움의 탄성, 그리고 땀과 흥분으로 데워진 공기에 늦가을의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후끈 달아오른 공기는 식을 틈이 없었다. 이어진 단체 경기, 그중에서도 장애물 이어달리기는 말 그대로 국제 올림픽의 현장이었다. 호루라기가 울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